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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여성, 주한미군 부대서 체험담 증언


한국 오산 공군기지에서 미 공군 소속 F-16 전투기들이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 (자료사진)

한국 오산 공군기지에서 미 공군 소속 F-16 전투기들이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 (자료사진)

한국에 거주하는 탈북 여성이 주한미군 부대에서 자신의 체험을 증언하는 행사를 가졌습니다. 행사에 참석한 미군 장교는 북한 군인들의 열악한 병영환경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태평양사령부 (PACOM)는 30일 한국 오산의 미 공군기지에서 탈북 여성의 강연회가 열렸다며 웹사이트에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중년의 이 여성은 한국에 정착한 지 7년이 됐으며, 이날 미군 제35 방공포병여단 병사들에게 북한에서의 생활과 탈북 체험을 소개했습니다.

이 여성은 특히 “북한에 있을 때 남북한이 통일하지 못하는 이유가 미국 때문이라고 배웠다”며, 그러나 “한국에 와서야 그 것이 진실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조국에 속고 살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여성은 지난 1999년에 처음 탈북했다며 어린 딸을 작은 부유물에 태워 두만강을 헤엄쳐 건넜다고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보상을 노린 동료가 중국 공안에 신고해 북송되면서 딸과 강제로 헤어지는 아픔을 겪었다고 증언했습니다.

북송된 뒤에는 “북한의 감옥에서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아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COI)는 보고서에서 탈북 여성들이 중국에서 북송된 뒤 강제 노동과 성폭행, 고문, 낙태 등 비인간적인 처우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었습니다.

이날 증언을 들은 미 제 35방공포병여단의 레티 티넌 일병은 태평양사령부 뉴스팀에 “이 탈북 여성의 강인함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말 그대로 딸 이외에 아무 것도 없는 한 여성이 보다 나은 삶을 찾아 (생명을 무릅쓰고) 탈출”한 얘기가 감동적이었다는 겁니다.

미군들은 이 탈북 여성의 강연 뒤 북한 인민군 병사들과 주민들의 삶에 대해 다양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빅키 디모프 준위는 “북한 군인들의 복무기간이 그렇게 길고 군인들이 배고픔으로 계속 고통을 겪고 있다”는 말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인민군 병사들의 병영생활이 다른 나라 병사들과 비교해 너무 열악하다는 겁니다.

한국 병무청이 지난해 발표한 ‘외국 주요 국가의 병역제도’에 따르면 북한은 징병제를 운용하는 나라 가운데 세계에서 군 복무기간이 가장 긴 나라입니다. 북한 군 남성 병사의 의무 복무기간은 10년, 여성은 7년이며 지난해 기간을 2년 더 연장했다는 일부 매체의 보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육군 현역병의 복무기간이 21개월, 해군 23개월, 공군 24개월로 북한 병사들 보다 5 배 이상 짧습니다. 또 지난해 기준으로 병사들의 평균 연봉은 1천400 달러로 급료 자체가 거의 없는 북한 병사들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모병제인 미 육군의 경우 일반 병사는 4 년을 복무하며 연봉 2만에서 3만5천 달러와 각종 복지 혜택을 받기 때문에 북한의 병사들과 비교 자체가 힘듭니다.

이날 미군 기지에서 증언한 탈북 여성은 “미군들 앞에서 내 삶을 말한다는 것은 생각하지도 못했다”며 “행사 자체가 정말 놀랍다”고 말했습니다.

이 여성은 그러나 “자기 자신 뿐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일하는 사람들 (미군들)과의 만남이기에 안도가 된다”고 말했습니다.

미 태평양사령부는 이날 이 여성의 신상과 증언 배경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주한미군은 2년 전 6.25 전쟁 국군포로 출신 탈북자 유영복 씨를 오산 공군기지에 초청해 강연회를 열기도 했었습니다.

한국에는 현재 2만9천여 명의 주한미군이 주둔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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