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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파견 북한 노동자, 임금 70% 북한 당국에 상납"


지난 2012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 (자료사진)

지난 2012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 (자료사진)

중국과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이 임금의 70%를 북한 당국에 상납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런 과중한 상납금을 보충하기 위해 이중 삼중의 노동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서울대 고용복지법센터 이다혜 연구위원은 최근 서울에서 열린 학술대회에서 ‘통일에 대비한 접경지역 북한 노동력 실태조사 및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연구위원은 논문에서 러시아 연해주 지역과 중국 옌볜 지역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이 임금의 70%를 북한 당국에 상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

이 연구위원은 지난 8월과 10월 이 두 지역을 차례로 방문해 연해주에선 한국 외교부 총영사와 연해주에 진출한 한국 농업 기업 관계자들, 그리고 옌볜에선 현지의 북한 노동자 전문가들과의 인터뷰 조사를 통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연구위원은 중국과 러시아 측에서 북한 노동자에게 지급하는 액수는 해당 국가의 최저임금 수준이거나 이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지만 양쪽 사례에서 모두 70% 정도를 북한 당국에 상납하는 게 제도화 돼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논문에 따르면 러시아 극동연방지구의 북한 노동자들에게 배당된 월 상납금은 미화 250 달러에서 550 달러 정도로 월 700~800 달러 수준의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을 받는 건축기술자들도 상납금을 내고 나면 개인 몫으로 100 달러 정도만 남는 실정입니다.

중국 옌볜 지역도 사정이 비슷해 월 임금 수준이 중국 돈 약 2천 위안, 미화로 300 달러가 조금 넘지만 상납금을 빼면 실제로 받는 임금은 100 달러 수준입니다.

이 연구위원은 특히 러시아에선 임금 수준이 낮은 단순 건설노동자들의 경우 이런 과중한 상납금을 충당하기 위해 따로 일자리를 구해 이중의 업무에 종사하거나 심지어 스스로 구직광고를 내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이다혜 연구위원 / 서울대 고용복지법센터] “러시아 극동 지역이 워낙 건설 쪽으로 개발 사업이 많이 진행되다 보니까 북한 분들이 건설업에 많이 투입이 되고 있고 거기는 도시이기 때문에 아파트 공사나 수리 작업을 하면 그런 데 가서 아르바이트 비슷하게 일을 하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러시아와 달리 북한 노동자들이 주로 제조업에 종사해 공장과 기숙사를 중심으로 활동 공간이 엄격하게 제한돼 있기 때문에 이런 이중 노동의 사례는 찾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중국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의 경우 10명으로 한 조를 이루고 여기에 한 명의 관리자가 붙어 이들을 감시하고 생활구역도 통제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의 중요한 시사점으로 북한 노동자들이 북한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 당국의 철저한 통제 아래 일하고 있지만 해당 국가에 체류하는 동안 어떤 방식으로든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더 발전된 형태를 체험하게 된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이와 함께 러시아와 중국 모두 노동력이 부족한 지역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 북한 노동력을 필요로 하고 있고 앞으로도 이런 경향은 지속될 것이라며, 따라서 이들 지역으로의 북한 노동자들의 유입도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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