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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보도: 유엔 기후변화협약 정상회의] "북한, 기반시설 미비로 기후변화 피해 가중"


20일 서울 주한프랑스대사관에서 '제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를 앞두고 열린 간담회에서 최재철 한국 외교부 기후변화대사가 강연하고 있다.

20일 서울 주한프랑스대사관에서 '제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를 앞두고 열린 간담회에서 최재철 한국 외교부 기후변화대사가 강연하고 있다.

유엔 기후변화협약 제21차 당사국총회 정상회의가 이달 말 프랑스 파리에서 열립니다. 전세계 지도자들이 모여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온난화 대처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인데요, 전문가들은 한반도도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 현상에서 예외가 아니며, 특히 북한이 더욱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기상수문국에 따르면 지난 100년 간 북한의 연 평균기온은 1.9도 상승했습니다. 이로 인해 북한에서 가장 추운 지역인 중강진의 기온이 3도, 평양은 1.6도 높아졌습니다.

겨울과 봄 기온도 각각 4.9도와 2.4도씩 상승하면서 겨울이 20일 짧아지고, 봄과 가을은 각각 15일 정도 길어졌습니다.

한국의 기상전문가들은 북한의 경우 위도가 높은데다 대륙에 위치해 있어 기후변화의 영향을 더 많이 받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한국 기상청 기후과학국 기후예측과 김현경 과장입니다.

[녹취: 김현경 기상청 기후예측과 과장] “기후변화의 경우 대륙에서 훨씬 더 변화가 크고 고위도로 올라갈수록 변화가 커지는 경향이 있는데 북한의 경우 한국보다는 조금 더 대륙 쪽의 영향을 많이 받고 위도도 더 높기 때문에 한국보다 기후변화 경향이 높게 나오는 것으로 보입니다.”

기후변화란 산업활동으로 대기 중 온실가스의 농도가 증가하면서 지구 대기체계가 변화해 지표의 평균기온이 올라가고 홍수와 가뭄과 같은 각종 이상기후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합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지난 2013년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 320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3%가 북한에 거주할 당시 기후변화를 체감했다고 답했습니다.

탈북자들이 가장 많이 체감한 기후변화 현상은 여름철 폭염과 겨울철 혹한이었습니다. 이어 폭설 증가와 태풍이나 집중호우 등 자연재해 증가, 평균 기온 상승 순이었습니다.

실제로 북한은 해마다 가뭄과 집중호우, 이상고온, 한파와 폭설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지난 2012년 한 해는 39년 만의 기록적인 한파에 이어 극심한 가뭄과 태풍 피해를 잇따라 겪었습니다.

백두산 인근 삼지연의 기온은 영하 42도까지 떨어졌고, 12 월 한 달 평균기온은 영하 8.6도로 평년보다 4도나 낮았습니다. 이는 기상관측 기록이 시작된 이후 가장 낮은 겁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 입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인민경제 여러 부문에서 낮은 기온으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철저한 안전대책을 세우기 바랍니다."

이에 앞서 5월부터 두 달 동안 ‘5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 닥쳤습니다. 이모작과 가을 농사에 영향을 주는 5월 한 달 강수량은 평년 대비 42%에 그쳤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물 확보 투쟁으로 전체 인민이 떨쳐나설 것을 열렬히 호소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여름에는 태풍 ‘볼라벤’이 북한 전역을 휩쓸면서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이로 인해 900 명이 숨지거나 실종됐고 29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농경지 12만 정보와 주택 8만7천 세대가 침수됐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에 따른 재해성 기후현상이 북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고려대기환경연구소 정용승 소장입니다.

[녹취: 고려대기환경연구소 정용승 소장] “북한 지역 위도는 북위 38도에서 43도로, 겨울에는 대륙성 고기압, 여름엔 해양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장마전선과 비 구름대가 폭우형, 홍수형의 많은 강수를 단시간에 한꺼번에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북한이 2005년부터 2013년까지 국제기구에 통보한 대규모 자연재해는 모두 16 건으로 이 가운데 홍수가 10 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태풍 (4 건), 가뭄 (1 건), 전염병 (1 건) 순이었습니다.

벨기에 루뱅대학 재난역학연구소는 2013년 재난통계분석보고서에서 2005년 이후 북한에서 발생한 대규모 자연재해가 5백42만 명에 영향을 미쳐 1천400여 명이 숨졌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의 경우 온난화 속도가 빠른데다 다른 나라들에 비해 산림 훼손이 심하고 기반시설이 취약해 더 큰 피해를 입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 명수정 연구위원입니다.

[녹취: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명수정 연구위원]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 역량을 갖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같은 양의 비가 오더라도 홍수를 방지할 수 있는 배수시설이나 홍수조절용 저류지와 같은 기반시설이 잘 구축되어 있으면 큰 피해를 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북한은 오랜 기간 식량 부족과 에너지난을 겪으며 산림을 이용해 다락밭을 만들고 땔감을 마련해왔습니다. 1990년 전체 면적의 68%였던 북한 산림은 2010년에는 47%로 줄었습니다. 20년 만에 산림의 3분의 1이 사라진 겁니다.

독일 환경단체인 ‘저먼 워치’ (German Watch)에 따르면 북한의 기후변화에 따른 위험지수는 2013년 전세계 7위로, 자연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국내총생산 (GDP)의 8%에 이르는 재산 피해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 정부도 환경 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관련 법률을 제정하거나 환경 보호와 관련된 다양한 국제협약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유엔기본협약 (UNFCCC)과 생물다양성협약, 사막화방지협약, 오존층 보호를 위한 비엔나 협약 등에 가입해 있습니다.

북한은 유엔기후변화협약에 가입하면서 2000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국가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명수정 연구위원입니다.

[녹취: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명수정 연구위원] “2012년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에서도 뚜렷한 온난화 경향과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보고서는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사회경제, 환경적 기반의 구축과 적응 역량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북한에서 발생하는 부문별 기후변화 영향과 이에 대한 주요 적응 조치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그러나 북한 당국의 경우 환경 보호의 중요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자본과 기술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명수정 연구위원은 북한이 유엔 기후변화협약에 가입한 당사국인 만큼 최근 한국에 사무국이 들어선 녹색기후기금, GCF와 같은 기후변화 관련 국제기금이나 지원체계를 적극 활용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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