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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미국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미국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박영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미국 뉴스 따라잡기 시간에는 어떤 주제에 대해 알아볼까요?

기자) 네, 오늘은 ‘국제신용평가기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진행자) 국제신용평가기관이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부터 들어보죠.

기자) 네, 뉴스를 들으시다 보면, 어떤 나라나 어떤 기업의 신용 등급이 하락했다는 소식 종종 들으실 겁니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은 바로 이렇게 기업이나 국가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기관들을 말합니다. 이들이 매기는 신용등급은 국제 금융 시장에서 투자자들의 판단 기준이 될 만큼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요즘 배출가스 조작 논란으로 휘청거리고 있는 '폭스바겐'도 얼마 전 회사 신용도가 떨어졌다는 소식이 있던데요. ‘신용도’란 말 그대로 믿을 만한지 아닌지를 따지는 거니까 이 신용도가 높을수록 좋은 거겠죠?

기자) 물론입니다. 그러다 보니 국가든, 기업이든, 이 신용등급이 오르고 내리는 것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신용도가 낮은 국가나 기업은 국제 금융 시장에서 돈을 빌리기가 힘들고요. 설령 빌린다 하더라도 높은 금리를 주고 빌려야 합니다.

진행자) 현재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평가기관들이 몇 개 있죠?

기자) 네,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 인정받고 있는 곳이 ‘무디스’ 사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사, 그리고 ‘피치’ 사 인데요. 흔히들 이 3개 신용평가기관을 ‘Big Three’ 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진행자) 이 3개 사가 모두 미국의 신용평가기관들인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무디스’ 사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사는 순수 미국 기업이고요. 피치 사는 1997년에 영국의 회사인 ‘IBCA’과 합병해서 현재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두 곳에 본사를 두고 있고요. 주식 지분은 미국의 기업과 프랑스의 기업이 절반 정도씩 나눠 갖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이 신용 평가사들이 국가 기관이나 공공 기관은 아닌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이들 3대 신용평가사를 말할 때 기관이라는 말을 자주 쓰다 보니, 자칫 국가 기관이나 공공 기관으로 생각할 수도 있는데요. 좀 전에 피치 사의 지분을 미국과 프랑스 기업이 나눠 갖고 있다고 설명해 드린 것처럼 엄연히 주식회사들입니다. 그런데도 종종 기관이라는 용어를 쓰는 건 그만큼 공신력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3대 신용평가사는 미국의 ‘국가신용평가기관’으로 지정돼 있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공신력 있는 기관으로 인정받기까지는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지금이야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 명성이 자자하지만, 어느 기업이든 시작은 있는 법이죠. 세 회사 가운데 가장 오래된 곳은 ‘무디스’ 사라고 할 수 있는데요. 무디스 사가 처음 세워진 건 1900년입니다. 하지만 이때는 그냥 이런 저런 회사들의 주식 상태 등 기본적인 금융정보를 알려주는 역할 정도만 했는데요. 그러다 1909년에 미국에 철도 건설 붐이 일면서, 철도 회사들에 대한 금융 분석을 본격적으로 실시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는 신용평가회사로 떠오르게 됩니다.

진행자) 저는 스탠더드 앤 푸어스 사가 더 오래된 줄 알았는데요.

기자) 네, 그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긴 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사는 헨리 바눔 푸어(Henry Varnum Poor)라는 사람이 1860년에 회사를 설립하고 미국의 철도와 수로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한 게 첫 시작이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1941년에 스탠더드 사와 합병하면서 본격적인 신용평가기관으로 출발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진행자) 그럼 피치 사는 언제 설립됐나요?

기자) 네, 피치 사는 미국인 ‘존 놀스 피치’란 사람이 1914년에 세운 건데요. 1997년에 영국 IBCA와 합병됐습니다. 그래서 종종 영국 기업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지금은 미국의 신문 재벌 기업인 ‘허스트’ 사와 프랑스 ‘FIMALAC’ 사의 자회사로 들어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일종의 다국적 기업인 셈이고요. 세 평가기관 중에서는 가장 규모가 작은 편입니다.

진행자) 신용평가가 그러니까 일종의 등급을 매기는 거죠?

기자) 네, 국가의 경우, 얼마나 외환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지, 다른 나라로부터 빚은 얼마나 많이 지고 있는지, 국내 정치, 사회 상황은 어떤지, 외부의 위협 정도는 없는지 등을 다 고려해 등급을 매깁니다. 기업 역시 보유 자산이나 부채, 재무 건전도 등을 고려해 등급을 매깁니다. 참고로 한국의 경우, 국가 신용 평가에서 북한의 위협이 항상 참작되곤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보니까 주로 영어 알파벳으로 등급을 매기고 있더라고요.

기자) 맞습니다. 3대 신용평가사 모두 평가 기준이야 조금씩 다르겠지만, 등급은 영어 알파벳 ABC로 구분합니다. 최고로 좋은 등급은 3개 사 모두 A가 세 개 있는데요. 무디스 사만 소문자 a를 섞어서 쓰고 있습니다. 보통 장기와 단기, 또 투자에 적합한지, 아닌지로 크게 나누는데요. 무디스의 경우 BBB- 아래 등급부터는 투자가 아니라 투기 단계인 ‘정크(junk)’, ‘쓰레기’ 등급으로 분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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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미국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3대 신용평가기관에 대해 알아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신용평가기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무엇보다 국가신용평가기관의 평가 기준이나 평가 결과가 과연 믿을만한가 하는 지적입니다. 큰 나라는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지만, 조그만 나라는 자칫 국제적 신뢰도를 상실해서 외국으로부터 돈을 빌리지 못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는데요. 자칫 한 나라의 명운이 이런 신용평가 등급에 좌우될 수도 있다는 소리인데요. 그래서 평가 기준이 객관적이고 신뢰성이 있는지 의구심을 갖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진행자) 한국에서도 1997년 외환 위기 때문에 고전할 때 국제신용평가회사들이 국가 신용등급을 떨어뜨리는 바람에 이중고를 겪었던 기억이 나네요. 국제적으로 가장 큰 비판을 받았던 때가 지난 2008년 국제금융위기가 벌어졌을 무렵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국의 금융회사인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하면서, 다른 회사들까지 줄줄이 파산하고 결국 미국발 금융위기가 국제금융위기로 이어졌었는데요. 당시 이 리먼브라더스 회사의 재무상태가 아주 나빴습니다. 하지만 이들 3개 신용평가사가 이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아 국제 금융위기를 일으킨 주범 가운데 하나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미 하원 청문회에 이들 3대 신용평가기관 대표들이 선 적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후 신용평가사들에 대한 국제 감독 기준과 규제 범위를 정하자는 논의가 이어졌고요. 평가의 신뢰도와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미국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박영서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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