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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평화로운 정권 이양 주목...미·이스라엘 정상, 안보협력 강조


9일 미얀마 양곤에서 아웅산 수치 여사가 연설을 행한 미소 짓고 있다.
9일 미얀마 양곤에서 아웅산 수치 여사가 연설을 행한 미소 짓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미얀마 총선에서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당의 압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50년 넘게 계속돼온 군사정부에서 민간정부로의 권력 이양이 순조롭게 진행될 지 주목됩니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하고, 양국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러시아 정부가 자국 스포츠 선수들의 금지약물 복용을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도 미얀마 총선 소식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예상대로 야당의 압승으로 나타나고 있군요?

기자) 미얀마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8일 전국적으로 치러진 총선거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데요. 예상보다 발표가 늦춰지고 있긴 하지만, 오늘(10일) 오후 까지 발표된 하원 134개 의석 중 126개를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당이 차지했고요, 집권 통합단결발전당은 8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습니다. 물론 더 많은 선거구의 개표 결과가 아직 발표돼야 하는데요. 수치 여사를 비롯한 관계자들은 승리를 예상하면서, 지지자들에게 집권당 낙선자들을 자극하지 말 것을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선관위의 발표가 늦어지면서, 결과를 왜곡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던데요?

기자) 미얀마에서는 지난 1990년 총선 때, 당시에도 수치 여사가 이끄는 당이 압승을 거뒀지만 군부가 선거 결과를 무효화하고 계속 집권했던 어두운 역사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유럽연합이 미얀마에 파견한 선거감시단장은 민주주의민족동맹당 측에서 개표 결과 발표가 늦어지는 데 대한 우려가 나왔다고 전하면서, 하지만 집권당 후보들이 패배를 인정하고 있으며 이는 고무적인 진전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만약 예상대로 수치 여사가 이끄는 당의 압승으로 결과가 굳어진다면, 50여년만에 군사정부에서 민간정부로의 이양이 이뤄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과연 권력 이양이 순조롭게 진행될 지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국제사회는 미얀마에서 25년만에 이뤄진 자유 총선에 큰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시작부터 완벽한 민주주의를 실현하지는 못했다고 지적해왔습니다. 군부가 전체 의석 중 25%는 선거 없이 군부 관계자들에게 돌아가도록 하고, 나머지 75% 의석만 선출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수치 여사가 이끄는 당이 의회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 단독 정부를 구성하려면 선거로 뽑는 75% 의석 중 67%에서 승리해야 하는데요, 수치 여사 측 관계자들의 발표로는 승리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공식 개표 결과를 지켜봐야 합니다.

진행자) 민주주의민족동맹당이 단독 정부를 구성하더라도, 군부 출신인 테인 세인 현 대통령은 계속 대통령직을 유지하는 것 아닌가요?

기자) 하지만 내년 초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있는데요. 3명의 후보를 추천한 후 의회에서 간접선거로 대통령을 뽑게 됩니다. 민주주의민족동맹당 다수의 의회가 출범하면 내년 대선에서도 군부 인사의 집권이 끝나고 민간 출신 대통령, 혹은 군부 출신이더라도 야당 성향의 대통령이 탄생할 가능성이 큰데요. 한 가지 문제는 민주주의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는 출마할 수 없다는 겁니다. 미얀마 군부는 헌법을 개정하면서 외국인 배우자나 자녀를 둔 인사는 대통령 선거에 입후보할 수 없도록 했는데요, 영국인 남성과 결혼해서 영국 국적의 아들을 둔 수치 여사는 이 조항에 걸립니다. 그래서 당시 수치 여사를 겨냥한 헌법 조항이라는 비난도 높았고요.

진행자) 헌법을 다시 개정해서 수치 여사가 대통령으로 출마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

기자) 미얀마에서 헌법 개정을 추진하려면 전체 의원의 75% 지지가 필요한데요. 앞서 말씀드린대로 군부에서 전체 의석의 25%를 자동으로 군부 인사에게 돌아가도록 했기 때문에, 군부의 동의 없이는 헌법 개정을 추진하기는 어렵습니다. 또 국정운영에서도 군부의 협력이 필요한데요. 군부에서 개정한 헌법은 군총사령관이 내무와 국방, 국경보안 등 핵심적인 장관 3명을 지정하도록 했습니다. 또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는 국가방위안보위원회도 11명 중 군 최고사령관을 비롯한 군부 쪽 인사가 6명으로 과반을 넘습니다.

진행자) 완전한 민주화 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 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수치 여사는 대통령이 되지 못하더라도, 집권당 지도자로서 국정 운영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고요?

기자) 오늘(10일)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런 입장을 밝혔는데요. 수치 여사는 이번 선거에서 뽑는 75% 의석의 대부분을 민주주의민족동맹이 차지할 것이라고 확신하면서, 자신이 헌법 때문에 대통령이 되지 못하더라도 집권당 지도자로서 관련 사안을 결정하는 데 방해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수치 여사는 25년 전 선거에서 승리하고도, 군부에 의해 집권하지 못하고 오랫동안 가택연급 상태에 있었던 아픔이 있는데, 이번에도 그런 우려는 없을까요?

기자) 앞서 말씀드린대로 선거 결과 발표가 지연되는 데 대해 우려도 나오고 있는데요. 수치 여사는 과거 선거에 이기고도 오랫동안 가택연금 상태로 있으면서,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을 때 아들들이 대신 상을 수상하기도 했죠. 하지만 수치 여사는 오늘 BBC와의 인터뷰에서 시대가 변했고 국민들도 변했다면서, 다시 그런 일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에 차있었다고 합니다. 또 이번 선거에 대해서도 일부 지역에서 협박이 있었고 공정하지 못했지만, 대체로 자유롭게 치러졌다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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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다음 소식입니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했죠?

기자) 오바마 대통령 집권 후 13번째로 두 정상이 만나는 자리였는데요. 어제 백악관 회담은 특히 관심을 모았습니다. 이란 핵협상에 대한 견해 차이로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가 얼어붙은 후 처음으로 이뤄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을 의식한 듯 두 정상은 상호 동맹국으로서의 중요성과 앞으로 관계 개선 방안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은 어떤 발언을 했나요?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과 이스라엘은 특별한 동맹관계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는데요, 특히 이란 핵 문제와 관련해 자신과 네타냐후 총리가 좁은 현안에 대해 이견이 있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라면서도, 하지만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해서는 안된다는 근본적인 목표에 대해서는 불일치가 있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지원의 중요성도 강조하면서, 지원 확대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해 이미 상당한 군사 지원을 하고 있죠?

기자) 미국은 매년 이스라엘에 30억 달러가 넘는 규모의 군사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현행 지원 협정은 오는 2017년에 파기되는데요. 이스라엘은 이후 미국이 지원 규모를 40억 달러에서 많게는 50억 달러 수준으로 확대해줄 것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어제 미국의 군사 지원은 이스라엘에 대한 안보 공약 뿐만 아니라 지역 내 미국의 안보 구조에도 매우 중요하다면서, 테러 등 위협에 대응한 협력을 언급했습니다.

진행자) 네타냐후 총리는 어떤 반응이었나요?

기자) 네타냐후 총리도 미국과의 관계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언급했는데요. 특히 테러 세력의 위협에서 이스라엘을 보호하고, 더 나아가 테러 세력을 격퇴하기 위해서 미국과의 협력은 매우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의 군사 지원에 대한 감사의 뜻도 밝혔습니다.

진행자)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 핵 합의 이전에는 백악관의 허락 없이 미 의회에서 연설하는 등 오바마 대통령과 날카롭게 대립했었는데, 이제는 관계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같군요?

기자) 이란 핵 협상 전에 네타냐후 총리의 최대 목표는 핵 협상을 결렬 시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기 위해 미국 정부와의 관계 악화도 감수했던 겁니다. 하지만 이런 반대에도 불구하고 핵 협상은 타결 됐고, 미국 의회도 통과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이행의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네타냐후 총리도 이제 이란 핵 문제는 뒤로하고, 이제는 그동안 악화된 관계를 회복하고 다른 현안들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제 회담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평화 문제도 중요하게 논의됐다고요?

기자) 2시간 가량 진행된 회담에서 가장 비중있게 다뤄졌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스라엘 민간인을 공격한 행위를 비난하면서, 양측이 긴장을 낮추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특히 2국가 평화안에 따른 평화 회담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도 자신은 평화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았고, 양측이 서로를 인정하면서 공존하는 2국가 안을 여전히 지지한다면서, 팔레스타인 측은 무장을 해제하고 이스라엘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회담을 재개하기 위해 뭔가 구체적인 방안도 밝혔습니까?

기자) 그렇진 않습니다. 백악관도 내년 말까지 오바마 대통령의 남은 임기 동안 양측의 평화 회담이 재개될 것으로 장담하기 어렵다고 밝혔는데요. 어제는 중동 평화 문제에 대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동의 입장을 확인하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한편 어제 백악관 밖에서는 여러 무리의 시위도 벌어졌는데요. 그 중에는 네타냐후 총리가 팔레스타인 문제에 관해 더욱 강력한 정책을 펼 것을 요구하는 미국 거주 유대인들의 시위대도 있었고요. 미국의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는 미국인들의 시위도 벌어졌었습니다. 하지만 충돌 등은 없었고, 평화적으로 진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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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러시아 소식입니다. 러시아 정부가 자국 스포츠 선수들의 금지약물 복용을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큰 파문이 일고 있다고요?

기자) 세계반도핑기구 산하 독립위원회가 어제(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런 내용을 담은 조사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러시아 정보기관 등이 국제대회에서 자국 스포츠 선수들의 금지약물 복용을 은폐하는 데 조직적으로 참여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구체적인 사례도 밝혔나요?

기자) 독립위원회는 10개월간 조사를 벌였는데요. 지난해 러시아 소치에서 동계올림픽을 개최하지 않았습니까? 당시 러시아 선수가 금지약물 복용으로 적발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는데요.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 요원이 반도핑기구 관계자로 위장해서, 도핑 검사 과정에 참여했고 자국 선수들의 금지약물 복용을 은폐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사실이라면 앞으로 상당히 큰 파장이 예상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육상에 대한 타격은 더 클 수 있는데요. 독립위원회는 러시아 정부가 자국 선수들의 금지약물 복용을 숨기기 위해서, 국제육상경기연맹 관계자에게 뇌물을 주거나 다른 사람의 소변을 제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제육상경기연맹에 금지약물을 복용한 것으로 지목된 선수들의 대회 출전을 영구적으로 금지하고, 더 나아가서 러시아의 모든 육상선수들에 대해 잠정적으로 국제경기 출전금지 조치를 취하도록 권고했는데요. 만약 이런 권고가 받아들여진다면, 러시아 대표팀의 내년 브라질 올림픽 출전에 큰 차질이 예상됩니다.

진행자) 러시아 정부는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좀 일치되지 않은듯한 반응이 나오고 있는데요. 크렘린궁은 이번 보고서의 주장은 근거 없는 것이라면서, 러시아 정부는 국제적인 반도핑 기준에 따라 선수들의 약물복용을 엄격히 금지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러시아 체육장관은 별도의 성명에서, 이번에 제기된 문제를 인식하고 있으며 앞으로 반도핑 노력에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러시아 정부의 대응이 주목됩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김근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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