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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혁명 원로 '리을설' 띄우기...체제 정통성 부각 의도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7일 사망한 리을설 인민군 원수의 빈소인 평양 중앙노동자회관을 8일 찾아 조문했다고 조선중앙TV가 9일 보도했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7일 사망한 리을설 인민군 원수의 빈소인 평양 중앙노동자회관을 8일 찾아 조문했다고 조선중앙TV가 9일 보도했다.

북한 당국은 김일성 주석과 함께 활동한 북한의 혁명 1세대인 리을설이 사망하자 대대적인 애도 분위기 조성에 나섰습니다. 북한 당국의 이 같은 ‘원로 띄우기’는 백두혈통에 대한 충성을 강조해 체제 정통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항일 빨치산 출신이자 북한에 남은 마지막 인민군 원수 리을설의 장례를 ‘국장’으로 치르기로 하는 등 대대적인 ‘원로 띄우기’에 나섰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 보도 내용입니다.

[녹취: 조선중앙TV] “(리을설은) 인민군대를 무적필승의 혁명무력으로 강화, 발전시키기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쳐 투쟁해온 항일 혁명투사이며…”

8일 관영매체를 통해 리을설의 사망 소식을 전한 북한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장의위원회를 신속하게 구성하는 등 대대적인 장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리을설 사망에 대한 애도의 뜻을 표하고 추모하기 위해 인민군 최고사령관 명의로 군부대 조기 게양까지 지시했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추모 기간 동안 일체의 가무와 오락을 금지할 것을 모든 군 부대에 지시했다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9일 보도했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또 8일 리을설이 안치된 평양 중앙노동자회관을 찾아 직접 조문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 제1위원장은 김일성 수령의 가장 충직한 부하였던 리을설의 사망은 노동당과 군대, 인민에게 큰 손실이라고 말했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9일 전했습니다.

북한이 이렇듯 리을설에 대한 애도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원로 띄우기에 나선 것은 백두혈통을 부각해 체제 정통성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입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입니다.

[녹취: 양무진 교수/ 북한대학원대학교] “김정은 제1위원장이 항일혁명 전통을 계승한 전통적인 지도자다, 전통성을 가진 지도자로 보여주고 효심, 인간미, 이런 지도사상을 보여줌으로 해서 당, 정, 군, 민의 일심단결, 체제결속 의도가 있겠다 그렇게 볼 수 있겠죠.”

양 교수는 또 원로에 대한 예우를 함으로써 노-장-청의 균형과 조화를 통한 발전을 이루겠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세계북한연구센터 안찬일 박사도 북한 당국이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지도력을 강조하기 위해 리을설 사망을 부각시키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안찬일 박사 /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김정은이 마침 인민을 위한 애민정치를 내세운 찰나에 이 빨치산 원로가 죽다 보니까 그것을 인민사랑과 연계시키고 또 혁명 선배에 대한 존중, 존경, 혁명적 동지애 이것을 하나의 총 결집체로 해서 김정은 리더십을 부각시키기 위해서 리을설 사망을 띄운다고 볼 수 있습니다.”

94세 나이로 지난 7일 폐암으로 사망한 리을설은 김일성 주석과 함께 항일 빨치산 활동을 한 혁명 1세대입니다.

6.25 한국전쟁 당시인 1950년 제4사단 참모장을 거쳐 1972년 상장, 1985년 대장, 1992년 차수에 올랐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원로 예우 정책’에 따라 1995년 10월 인민군 원수 칭호를 받았습니다.

안찬일 박사는 리을설이 빨치산 투쟁 당시 김일성 주석의 연락병으로, 큰 공적을 세우진 않았지만 끝까지 충성한 인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안찬일 박사 /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리을설은 사실 빨치산 투쟁 시기에 김일성의 전령병, 연락병 심부름 하던 건데, 그런 빨치산의 특별한 공적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도 끝까지 충신으로서 김일성을 배신하지 않고 3부자를 모셨다, 그래서 김일성이 ‘나의 영원한 호위 사령관이다’ 이런 점을 북한이 자꾸 이용하려고 하는 겁니다.”

리을설의 장례는 9일부터 이틀 간 조문객을 맞은 뒤 11일 오전 발인이 이뤄질 예정이며, 시신은 평양 인근 애국열사릉에 안장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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