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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영 "추락 러 여객기 폭탄 테러 가능성 높아"...중 시진핑 베트남 방문


러시아 여객기가 추락한 이집트 사나이반도 사고 현장 상공에서 지난 1일 이집트 군용 헬리콥터가 날고 있다.
러시아 여객기가 추락한 이집트 사나이반도 사고 현장 상공에서 지난 1일 이집트 군용 헬리콥터가 날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이집트에서 추락한 러시아 여객기는 ISIL의 폭탄 테러로 공중 폭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미국과 영국 정부 관계자가 잇따라 밝혔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트남을 국빈 방문하고, 양국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미 국방장관이 남중국해에서 항해 중인 미군 핵추진항공모함에 탑승한 데 대해, 중국 정부가 강하게 항의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여객기 추락 사건이 새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미국과 영국 정부 관계자들이 처음으로 폭탄에 의한 테러 가능성을 밝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 동안 폭탄에 의한 공중 폭발 가능성이 언급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신뢰할 만한 미국과 영국 정부 관계자들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IL의 폭탄 테러 가능성이 높다고 밝히면서 새로운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추락한 여객기의 비행기록장치와 잔해 등을 조사해 온 러시아와 이집트 당국은 아직 그런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는데, 미국과 영국은 어떻게 그런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겁니까?

기자) 미국 정부 관계자는 ISIL 내부 통신을 감청한 내용 등을 바탕으로, ISIL이나 또는 추종 세력이 여객기에 설치한 폭탄이 여객기 추락의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필립 해먼드 영국 외무장관도 러시아 여객기가 기체에 실려있던 폭발물 때문에 추락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정보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 동안 알려진 여객기 추락의 정황도 폭탄에 의한 폭발 가능성을 뒷받침합니까?

기자) 그런 구체적인 증거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그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지난달 31일 이집트 휴양지 샤름엘셰이크에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던 러시아 여객기는 224명을 태우고 이륙한 지 20여분 만에 이집트 북부 상공에서 추락했습니다. 당시 레이더에서 갑자기 사라진 후 속도와 고도가 급격히 떨어진 후 추락했는데요. 당시 주변을 관찰하던 미 군용위성에 폭발이나 화재 등으로 인한 강한 열이 순간적으로 관측됐고요, 여객기 잔해도 수 킬로미터에 걸친 넓은 지역에 떨어져 있어서 공중에서 분해된 후 추락한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앞서 조종실음성기록장치에서 비정상적인 소음이 들렸다는 발표도 있었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매체가 예비조사 결과 추락 직전 조종실에서 비정상적이고 다급한 소음이 녹음됐다고 보도했는데요. 하지만 조종사는 주변 관제소에 비상호출을 하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여객기가 추락하기 직전 매우 짧은 순간에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을 가능성이 제기됐었습니다. 이는 조종사가 미리 알아차릴 수 있는 기계적 결함이 아니라, 폭탄이나 아니면 엔진 폭발 같은 급박한 상황이 벌어졌을 수 있다는 추측을 갖게 합니다.

진행자) 아직 확실한 건 아니지만, 만약 폭탄에 의한 폭발이라면 누군가 미리 여객기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건가요?

기자) 전문가들도 만약 폭탄에 의한 추락이 사실이라면, 그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여객기 추락으로 사망한 승무원과 승객은 224명은 대부분 이집트 휴양지에서 휴가를 보내고 귀국하던 러시아인들이었습니다. 승객 중 우크라이나인 3명이 포함됐을 뿐입니다. 따라서 탑승자들은 ISIL과 연계됐을 가능성이 낮고, 공항이나 여객기 정비업체 직원 중 누군가가 폭탄을 설치했을 수 있다는 겁니다. 이집트 현지 공항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보안 검색이 크게 강화된 서방 공항들에 비해선, 보안 수준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여객기가 폭탄 테러로 추락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미국과 영국 정부 관계자들의 언급에 대해, 러시아와 이집트 정부는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성급한 결론을 내려선 안된다며 경계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이집트는 여객기를 제작한 독일과 프랑스 전문가 등과 함께 추락 원인을 조사 중인데요. 사메 쇼크리 이집트 외무장관은 영국 정부의 발표에 놀랐다면서, 이는 성급한 조치라고 반발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며 폭탄 테러에 의한 거란 주장은 가설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영국 정부는 추락한 러시아 여객기가 이륙했던 이집트 공항에서 자국 항공편 운항을 전면 중단하는 실질적인 조치를 취했다는 보도도 있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 정부는 이집트 샤름엘셰이크 공항에서 자국을 오가는 모든 항공편 운항을 임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는데요. 러시아 여객기가 폭발물에 의해 추락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런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집트의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이 오늘 영국을 방문하고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데요. 이번 정상회담은 미리 예정된 것이었지만, 러시아 여객기 추락과 이에 대한 대응 조치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입니다.

진행자) 앞서 ISIL 지부를 자처하는 이집트 시나이 반도의 무장세력이 여객기 추락 직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었는데, 그 이후 추가로 나온 주장은 없었습니까?

기자) ISIL이 오늘 새로운 동영상을 공개했는데요.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돼지로 지칭하면서, 여객기 테러는 러시아군의 시리아 공습에 대한 대가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ISIL은 아직까지 이번 여객기 추락의 자신들의 소행이라는 확실한 증거는 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ISIL 지부를 자칭하는 세력이 꼬리 부분에서 검은 연기를 뿜으면서 비행하는 항공기의 동영상을 공개했었지만, 전문가들은 추락한 여객기로 보기에는 의심스러운 정황이 많다고 지적했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정부에서는 새로운 발표가 없었습니까?

기자) 이번에 추락한 에어버스 A-321과 같은 기종의 운항을 전면 중단하고 긴급 안전 점검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이는 기계적 결함으로 인한 추락에 좀 더 무게를 둔 듯한 모습입니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 관계자는 폭탄에 의한 공중 분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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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아시아로 가보겠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트남을 국빈 방문했다고요?

기자) 지난해부터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둘러싼 양국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이번 방문이 이뤄졌는데요. 시 주석은 오늘 베트남에 도착해 국빈 방문에 걸맞는 성대한 환영을 받았고요, 응웬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응웬 떤 중 총리 등과 회담했습니다.

진행자) 회담에서는 어떤 의제가 논의됐습니까?

기자) 양국 관계를 발전시키고 경제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했는데요. 영유권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지만, 충돌과 긴장 고조를 막기 위한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시 주석은 회담에 앞서 도착 성명을 통해, 이번 방문이 양국의 전통적 우정을 공고히 하고, 포괄적인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베트남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베트남 정부도 지난해 중국의 남중국해 시추작업 강행과 반중 시위 등으로 악화된 양국 관계 개선 의지를 밝혔는데요.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서는 국제법에 따라 정당한 이익을 지키면서도, 분쟁을 억제하고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중국과 협력한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은 동남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도 담고 있다는 분석인데요?

기자) 시 주석은 베트남에 이어 싱가포를 방문하는데요. 베트남은 개혁 조치 이후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확대해왔습니다. 특히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미국과의 군사 협력도 늘려왔는데요. 미국에서 무기를 장착한 해안순찰선을 수입하고, 미군과의 합동 군사훈련도 실시했습니다. 미국도 아시아를 중시하는 정책을 펴면서, 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시 주석의 방문이 이뤄진 것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베트남 내에서는 여전히 중국에 대한 반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시 주석의 방문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렸다고요?

기자)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있는 중국대사관 앞에서 수십 명의 시위대가 시 주석의 방문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다가 경찰에 의해 해산되고 일부는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베트남에서는 영유권 갈등으로 인한 대규모 반중 시위가 벌어졌고, 폭력사태로 번지면서 사망자까지 나왔는데요. 당시 시위대가 중국계로 보이는 공장을 공격하고, 불을 지르면서 사망자가 발생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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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에도 아시아 소식입니다. 미 국방장관이 예고대로 남중국해에서 항해 중인 미군 항공모함에 탑승했는데, 중국이 강하게 반발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이 말레이시아를 방문 중인데요.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에 참석한 데 이어 오늘(5일)은 히사무딘 후세인 말레이시아 국방장관과 함께 남중국해에서 항해 중인 미군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르루즈벨트 호에 탑승했습니다. 두 장관은 말레이시아 시바에서 미군 수직이착륙 수송기 오스프리를 타고 30분 정도 남중국해 상공을 비행해서, 항공모함에 도착했습니다.

진행자) 카터 장관이 항공모함을 방문한 계기는 뭡니까?

기자) 최근 남중국해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되지 않았습니까? 중국은 영유권 분쟁 도서에 인공섬을 매립하고 일방적으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고요, 미국은 항해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최근 해군 구축함을 인공섬 주변 해역에 보냈습니다. 그래서 중국이 주권 침해라며 강하게 반발했었는데요. 카터 장관은 미군 항공모함을 남중국해에 보내고, 자신이 함정을 직접 방문한 것은 아시아 지역에 대한 미국의 굳은 약속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두 장관은 항공모함 지휘관들의 브리핑을 받고, 탑재기 작전 시범도 참관했습니다.

진행자) 예상된 일이지만, 중국 정부는 이번에도 강하게 반발했다고요?

기자) 미국의 조치를 중국 주권을 침해하는 도발 행위로 규정했는데요.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오늘 정례브리핑에서, 항행의 자유를 핑계로 남중국해를 군사화하고 나아가 다른 국가의 주권과 안보 이익을 위협 나아가 다른 국가의 주권과 안보이익을 위협하는 도발 행위에 대해 반대한다고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이번에 남중국해 인공섬 주변까지 접근한 것은 아니였죠?

기자) 아닙니다. 하지만 항공모함은 작전 반경이 매우 넓기 때문에, 중국은 그 동안 미군 항공모함이 자국에서 가까운 해역에 나타날 때마다 위험한 행동이라고 경고했었습니다. 지난달 24일에도 시어도르루즈벨트 호가 일본 근해를 항해하자, 중국 잠수함이 12시간 정도 항공모함을 따라다녔고요, 미군 항공기도 이런 중국 잠수함의 행적을 계속 추적했던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김근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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