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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타이완 첫 정상회담 개최...러 여객기 추락 직전 강력한 열 감지


4일 타이완 타이페이에서 중국-타이완 정상회담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4일 타이완 타이페이에서 중국-타이완 정상회담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과 타이완이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습니다. 말레이시아에서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가 열렸지만, 남중국해 문제를 둘러싼 갈등으로 공동 선언문을 채택하지 못했습니다. 러시아 여객기가 이집트 상공에서 추락하기 직전 폭발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강력한 열이 미국 인공위성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해아) 오늘은 중국과 타이완의 정상회담 소식부터 알아보죠?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 타이완 총통이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오늘 양측이 공식 발표했습니다. 두 정상은 오는 7일 싱가포르에서 만날 예정인데요. 1949년 분단 이후 66년 만에 처음으로 이뤄지는 중국과 타이완의 정상회담이란 점에서, 앞으로 양안 관계 발전에 역사적인 이정표가 될 거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타이완에서는 이번 회담을 바라보는 시선이 복잡한 것 같습니다. 특히 총통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전격적으로 발표가 나오면서, 야권에서는 즉각 우려의 입장을 밝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타이완 야당 민주진보당의 총통 후보인 차이잉원 당주석이 관련 입장을 밝혔는데요. 중국과 타이완의 정상회담은 타이완의 존엄과 국익을 고려했을 때도 매우 중요한 만남이라면서, 하지만 이렇게 서두르면서 혼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발표한 것은 타이완의 민주주의를 손상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타이베이에서 정상회담에 반대하는 시위도 열렸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 정상회담 개최 발표가 나온 후 타이베이에서는 야당 정치인들도 참석한 가운데 회담에 반대하는 시위도 열렸는데요. 일부 참가자들은 마 총통이 재선에 성공할 당시 중국 지도자와는 만나지 않겠다고 공약한 점을 지적하면서, 마 총통이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 정부는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마 총통의 대변인은 회담의 역사적 의미를 부각시키면서도, 이번 회담에서 어떠한 개인적인 합의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이번 회담은 양안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타이완 해협을 사이에 둔 현 상태를 계속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난 몇 년간 중국과 타이완의 양안 관계가 발전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공식적으로는 여전히 서로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상당히 전격적으로 정상회담이 발표됐는데요. 그 배경이 궁금하군요?

기자) 양측 모두 서로를 인정하지 않고 있고, 특히 중국은 타이완이 자국의 일부이며, 언젠가는 군사력을 동원해서라도 합병해야 할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타이완의 현 총통을 만나는 것은 타이완을 국가로 인정하는 듯한 모양새가 되기 때문에, 중국은 그 동안 정상회담에 부담을 가져왔습니다. 사실 이번 회담에 대해서도 중국 정부는 정상회담이라는 표현이 아니라 양안 지도자의 만남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데, 지도자라는 단어를 쓴 것도 상당한 변화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런 부담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회담에 임한 것은 타이완의 정권 교체를 우려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인데요. 중국은 마 총통 집권기간 동안 타이완과 특히 무역 등 경제 분야에서 교류를 크게 늘렸습니다. 하지만 타이완에서는 중국에 종속되고 있다는 우려가 높았고, 현재 여론조사에서 마 총통을 앞서고 있는 민진당의 차이잉원 후보도 반중 성향을 띄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친 중 성향의 마 총통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 중국이 타이완과의 정상회담에 응했다는 분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이 타이완 총통 선거에 과연 어떤 영향을 미칠 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회담이 마 총통의 정치적인 성과로 평가받을 수도 있지만, 반중 성향의 유권자들을 자극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타이완에서는 젊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타이완이 중국의 더 많은 영향력에 놓이는 데 대한 우려가 크다고 하는데요. 앞서 말씀드린대로 마 총통 집권 후 중국과의 경제 협력이 늘었지만, 타이완 경제는 여전히 회복세가 더디면서 중국과의 협력의 효과 자체에 대한 의문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 총통 선거가 언제 열립니까?

기자) 내년 1월 16일로 예정돼있으니까, 이제 두 달 정도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다시 정상회담으로 돌아가서, 회담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회담은 싱가포르에서 오는 7일 오후 열릴 예정입니다. 토요일인데요. 시진핑 주석은 전 날인 6일부터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합니다. 이 기간 중 타이완 총통이 싱가포르로 날아가서 시 주석을 만납니다. 두 정상은 오후에 회담을 갖고, 시 주석이 다른 일정을 수행한 뒤 다시 저녁에 만나서 만찬을 함께 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도 이번 회담을 환영하고 있다고요?

기자)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이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발언을 했습니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미국의 근본적인 국익은 양안 관계의 안정과 평화에 있다면서 회담 개최를 환영했는데요. 하지만 어떤 결과가 나올 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 야권의 우려가 있긴 하지만, 역사적인 정상회담이라는 점은 분명한데요. 정상회담이 하루 아침에 이뤄진 건 아니고, 양안 관계가 그동안 오랜 시간을 걸쳐서 발전해왔죠?

기자) 중국과 타이완이 갈라진 건 1949년 입니다. 당시 국공 내전에서 공산당에 밀린 국민당이 타이베이로 국민정부를 옮기면서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1970년대 후반 중국 덩샤오핑 주석의 개혁 개방 이후 꾸준히 교류와 협력을 확대했고요. 지난 1992년에는 '중국은 하나' 라는 내용의 92 컨센서스에도 합의했습니다. 2000년대 들어 타이완의 독립을 중시하는 민진당 천수이볜 총통이 집권하면서 양안 관계가 다시 긴장 국면을 맞았지만, 친중 성향의 현 마 총통이 집권하면서 다시 발전했고, 지난 2010년에는 경제협력기본협정을 맺는 등 협력을 늘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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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다음 소식입니다. 말레이시아에서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가 열렸는데, 남중국해 문제를 둘러싼 갈등으로 공동 선언문을 채택하지 못했다고요?

기자) 앞서 한반도 시간에도 잠시 전해드렸는데요. 이번 회의에는 아세안 회원국인 동남아국가들 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 호주, 인도, 일본 등 등 관련국 국방장관들도 참석하면서 과연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어떤 논의가 있을 지 주목됐었습니다. 특히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도서에 계속 군사시설을 건설하고, 미군도 주변 해역에서 구축함으로 순찰하면서 긴장이 높아졌었는데요. 결국 당초 추진됐던 선언문을 채택하지 못하고 막을 내렸습니다.

진행자)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도 첨예하게 대립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초 아세안 국방장관들은 남중국해 문제의 평화적인 해결을 촉구하는 문구를 담을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아예 남중국해 문제를 공동 선언문에 포함시키는 데 반대했고요. 미국은 오히려 항해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는 문구를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은 동남아시아에 포함되지 않은 나라가 회의에서 논의되지 않은 내용을 선언문에 넣으려 했다고 비난했습니다. 미국을 직접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미국을 간접적으로 지칭한 것이죠. 한편 미국은 이런 다자 논의의 틀에서 남중국해 문제가 논의돼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진행자) 미국의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도 남중국해 문제를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다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군요?

기자) 카터 장관은 이번 회의에서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이런 회의에서 이 문제를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카터 장관은 아세안 국방장관들이 공동선언문을 채택하지 못한 것도 그만큼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우려가 높다는 것을 반영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다자 논의가 아니가 개별 당사국 간에 풀어야 할 문제란 입장이죠?

기자) 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대부분과 여기에 포함된 도서들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변국들과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데요. 자국의 주권에 관한 문제라면서, 국제 분쟁화 하는 것을 꺼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얼마 전 필리핀 정부의 재소에 따라 국제재판소가 남중국해 도서의 영유권 문제를 다루기로 한데 대해서도, 권한 남용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었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이런 입장에 대해 미국의 논리는 뭡니까?

기자) 미국은 영유권 분쟁에 대해서는 중립적인 입장이지만, 관련국들이 국제법을 준수하면서 외교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해왔습니다. 무엇보다 중국의 일방적인 영유권 주장으로 남중국해에서 항해의 자유가 침해된 것을 우려해왔는데요. 그러면서 긴장을 낮추고 충돌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 아세안 회의 같은 다자 논의의 틀에서 당사국들이 행동 수칙을 마련할 것도 촉구해왔습니다.

진행자) 카터 미 국방장관이 남중국해에서 미 해군 항공모함에 승선한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카터 장관이 히사무딘 후세인 말레이시아 국방장관과 함께 내일(5일) 말레이시아 인근 남중국해에서 미군 항공모함 시어도르루즈벨트 호에 승선한다고 미 국방부가 밝혔습니다. 이는 최근 중국이 인공섬을 건설한 수비 환초 주변에 구축함을 보낸 데 이어,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의지를 다시 한 번 드러내는 조치란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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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러시아 여객기 추락 관련 속보입니다. 여객기가 이집트 상공에서 추락하기 직전에 폭발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강력한 열이 미국 인공위성에 포착됐다고요?

기자) 러시아 여객기가 추락할 당시 주변을 관찰하던 미 군용위성에 포착됐습니다. 여객기에서 강력한 열이 방사됐는데요, 이는 여객기가 땅에 추락하기 전에 이미 공중에서 분해된 것으로 보인다는 러시아 당국의 발표와도 일치합니다.

진행자)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ISIL의 지부를 주장하는 세력이 자신들이 여객기를 격추했다는 주장을 했었는데, 이런 주장도 뒷받침하는 건가요?

기자)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들의 주장과 배치되는데요. 추락한 여객기를 향해 미사일이 날아간 흔적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폭탄이 폭발했거나, 아니면 항공기 엔진이 결함이나 외부의 요인으로 폭발했을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혹은 항공기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진행자) 이집트 정부도 ISIL의 미사일에 의해 격추됐을 가능성은 없다고 거듭 밝혔다고요?

기자)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직접 ISIL 격추 가능성은 없다고 발표했습니다. 엘시시 대통령은 ISIL의 주장은 거짓 선동일 뿐이라면서, 이는 이집트의 안정과 안보를 손상시키려는 의도라고 말했습니다. 그 동안 이집트는 물론이고 미국 정부도 현지 무장세력은 9천 km 이상의 높은 고도에서 비행하는 민항기를 격추할 능력이 없다고 지적했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와 이집트 당국이 추락 현장에서 수거한 비행기록장치와 잔해 등을 조사 중인데, 새롭게 나온 내용은 없습니까?

기자) 러시아 여객기는 레이더에서 사라진 후 속도가 급강하하면서 추락했는데요. 비행기록장치 중 조종실음석기록장치에서 레이더에서 사라지기 직전 평소와는 다른 뭔가 다급한 분위기의 소리가 녹음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조종사가 주변 관제소에 긴급 신호를 보내지는 않았는데요. 따라서 여객기 추락의 원인이 된 재앙적인 상황이 순식간에 일어났을 가능성인 높습니다. 한편 여객기 잔해와 수습된 희생자 시신에서는 아직 폭탄으로 인한 폭발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진행자) 이렇게 이집트에서 추락한 여객기의 추락 원인을 밝히기 위한 조사가 진행 중인데, 이런 가운데 오늘 또 다시 러시아 항공기가 추락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아프리카 남수단의 수도 주바에서 러시아 화물기가 이륙 직후 추락했는데요. 탑승자 20여명과 추락 현장 주변에 있던 주민 등 최대 40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추락 원인에 대해 알려진 것이 있나요?

기자) 아직 없습니다. 추락기에 탑승했던 인원이나 정확한 희생자 규모도 여전히 파악 중에 있습니다. 화물기는 공항에서 이륙 직후, 800m 정도 떨어진 백나일 강변에 추락했는데요. 기종은 러시아제 An-12 화물기로, 군용 수송기를 개조한 것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김근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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