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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항공사 "여객기, 외부 요인으로 추락"...중 총리 "6.5% 성장률 유지"


러시아 여객기가 추락한 이집트 하사나의 사고 현장에 1일 여객기 엔진 잔해가 놓여있다.
러시아 여객기가 추락한 이집트 하사나의 사고 현장에 1일 여객기 엔진 잔해가 놓여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 여객기가 이집트 상공에서 추락한 원인에 대한 의문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중국 총리가 처음으로 2020년까지 6.5% 성장률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성장률 목표를 하향 조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과 호주가 합동해상군사훈련에 돌입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주말 발생한 러시아 여객기 추락 소식부터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여객기가 추락한 게 지난 31일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추락한 여객기는 러시아 코갈림아비아 소속 여객기로, 에어버스 A-321 기종입니다. 지난 31일 오전 이집트 휴양지 샤름엘셰이크를 이륙해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던 중 이집트 북부 시나이 반도에서 추락했는데요, 승객과 승무원 등 탑승자 224명이 모두 사망했습니다. 탑승자들의 국적은 대부분 러시아인이었는데요. 우크라이나 국적 3명을 빼면 모두 러시아 국적이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아직도 추락 원인은 오리무중이라고요?

기자) 여객기 추락 원인에 대해 여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는데요. 우선 추락 직후에는 기체 결함에 의한 추락 가능성에 무게가 모아졌었습니다. 추락 직전 여객기 조종사가 인근 관제소에 비상착륙해야 한다는 교신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나중에 사실인 아닌 것으로 밝혀졌고요. 특히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ISIL 이집트 지부라는 세력이 자신들이 여객기를 격추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는데요. 이들은 인터넷에 항공기 1 대가 꼬리 부문에서 검은 연기를 내면서 비행하는 동영상도 공개했습니다. 러시아와 이집트 당국은 테러 공격으로 믿을만한 이유는 없다고 부인하면서도, 아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도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집트 당국이 추락 현장에서 여객기 운항 기록을 담은 블랙박스도 회수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데도 불구하고 격추된 것인지 아니면 사고로 추락한 것인지 아직 확인할 수 없나보군요?

기자) 비행기록장치와 음성기록장치가 모두 회수됐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와 이집트 당국 모두 아직 확실한 추락 원인을 발표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 앞으로 원인 규명 까지 몇 달이 걸릴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오늘(2일) 러시아 항공사 관계자가 모스크바에서 가진 기자회견 내용이 주목되는데요. 처음으로 기술적인 결함이나 조종사의 실수로 인한 사고 가능성은 배제하고 있으며, 외부의 원인으로 여객기가 더 이상 비행할 수 없게 된 것으로 보인다는 겁니다.

진행자) 추락 현장 모습도, 여객기가 공중에서 이미 부서졌을 가능성이 높다고요?

기자) 사고기 잔해는 수 킬로미터에 걸친 넓은 지역에 퍼져있었습니다. 따라서 추락하면서 지상에 부딪혀서 부서진 게 아니라, 공중에서 먼저 부서진 후 추락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외부의 공격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지는 것 같은데, ISIL 지부의 주장을 믿기 어려운 이유는 뭡니까?

기자) 러시아 여객기는 추락 당시 이미 이륙 후 20분이 지나서 순항 고도에 들어선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9천 미터가 넘는 높은 고도에서 비행 중이었는데요. 이런 고고도의 비행 물체를 격추하기 위해선 정밀한 지대공 미사일이 필요한데, ISIL은 아직 그런 무기를 갖추지 못했다는 겁니다. 그동안 이라크에서 ISIL이 이라크군의 공격용 헬기를 격추했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민간 여객기는 훨씬 높은 고도에서 비행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집트 군당국도 여객기가 추락할 당시 주변 지역에서 군사활동은 없었으며, ISIL 지부는 여객기를 격추할 능력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들이 공개한 동영상은 뭡니까?

기자) 전문가들은 동영상은 그대로 믿기 어려운 수상한 점들이 여럿 있다고 지적합니다. 동영상은 항공기 1 대가 꼬리에서 검은 연기를 내면서 비행하는 장면을 담고 있습니다. 멀리서 찍었고, 저해상도의 흐릿한 동영상인데요. 전문가들은 우선 동영상에 등장하는 항공기가 이번에 추락한 A-321과는 다른 기종인 것 같다고 말합니다. 특히 동영상 속 항공기는 꼬리 쪽에서 연기가 나고 그 부분에 엔진이 달린 것으로 보이는 데, A-321은 꼬리가 아닌 날개에 엔진이 달렸다는 겁니다. 그리고 동영상을 촬영한 지점이 지상이 아니라 연기가 나는 항공기를 멀리서 따라가는 다른 항공기에서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진행자) 여객기를 격추했다는 세력은 어떤 주장을 하고 있나요?

기자) 러시아가 시리아 사태에 개입하고 ISIL을 겨냥한 공습을 퍼부은 데 대한 보복으로 러시아 여객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흐릿한 동영상 외에는 자신들이 격추했다는 분명한 증거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요. 이는 과거 테러 공격을 저질렀을 때 인터넷에 보다 분명한 증거를 공개했던 ISIL의 다른 사례들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현재까지 유력한 추락 원인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기자) 전문가들은 ISIL이 미사일로 격추하지 못하더라도, 폭탄을 미리 기내에 설치했을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체 결함으로 인한 추락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데요. 여객기가 순항 고도에서 기체 결함으로 이번처럼 급격히 고도가 떨어지거나, 공중에서 부서지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아주 없었던 것도 아닌데요. 과거 비행기 엔진에 이상이 생기면서 엔진이 폭발하거나 아니면 기체 다른 부분에 충격을 줘서, 비행기가 공중에서 부서진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추락 직전 조종사가 어떠한 이상 징후도 보고하지 않았다는 점은, 미사일이나 폭탄 등 외부적인 원인으로 인한 추락 가능성을 높게 만들고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어떤 표정입니까?

기자) 깊은 충격과 슬픔에 빠졌는데요. 오늘 사고 현장에서 수습된 시신 140여구가 러시아에 도착했습니다. 시신을 실은 러시아 수송기는 당초 여객기가 도착할 예정이었던 상트페테르부르크 공항에 도착했는데요. 추락기에 탔던 승객들은 대부분 이집트에서 휴가를 즐기고 귀국하던 러시아 인들이었습니다. 이들을 기다리던 유가족들은 깊은 슬픔 속에 여전히 추락 사실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습니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어제를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일부 항공사들이 이번에 여객기가 추락한 이집트 시나이 반도 상공을 통과하는 비행을 중단했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에어프랑스와 루프트한자, 에미레이츠와 카타르 항공 등 여러 항공사들이이 안전을 이유로 시나이 반도를 통과하는 항로 운항을 중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가 우크라이나 내전 지역 상공에서 미사일에 격추된 적이 있었습니다. 국제조사단의 조사 결과로 러시아제 미사일 공격이 추락 원인인 것이란 건 확인됐지만, 누가 쏜 것인지는 규명하지 못했는데요. 이후 여러 항공사들이 해당 지역 상공의 비행을 중단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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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아시아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중국이 성장률 목표를 하향 조정했다고요?

기자) 한국을 방문 중인 리커창 중국 총리의 발언이 그런 관측을 낳고 있습니다. 리 총리는 어제(1일) 서울에서 열린 한 경제행사 연설에서, 중국 정부가 2020년까지 중간 속도로 번영하는 사회 실현이라는 목표를 제안했다면서, 이를 위해 앞으로 5년 동안 매년 최소 6.5%의 경제 성장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당초 중국 정부의 올해 성장 목표는 7%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 동안 중국 당국자들은 7% 정도의 성장을 올해의 목표로 제시했었습니다. 하지만 성장률이 하향세를 보이면서, 목표 달성이 어려울 거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특히 중국의 지난 3분기 성장률은 6.9%를 기록했는데요. 분기별 성장률이 6%대로 떨어진 건 전세계가 금융위기로 출렁였던 2009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이었습니다. 4분기에도 하향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성장률은 6% 대에 머무를 겁니다. 참고로 중국의 지난해 연간 성장률은 7.4%로 집계됐는데요. 이는 20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리 총리가 6.5% 성장을 언급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편 6.5 라는 수치는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닌데요. 중국은 지난주 공산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중국 경제 규모를 2020년까지 2010년의 두 배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안했는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매년 6.5% 성장이 필요합니다.

진행자) 리 총리는 중국의 현 경제 상황을 어떻게 평가했는지도 궁금하군요?

기자) 리 총리는 중국 경제가 합리적인 수준에서 기능하고 있다면서, 특히 새 일자리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 경제가 올해 제시된 주요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역량을 갖췄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당국자들은 그동안 중국 경제가 고속 성장에서 중속 성장 시대로 접어들었다면서, 영어로 '뉴 노멀', 중국어로 '신창타이'라는 단어를 써왔습니다. 경제 개혁을 계속 추진하면서 완만하지만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진행자) 전문가들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중국이 수출 회복과 내수 성장 모두 목표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인데요. 그래서 중국 정부가 좀 더 강한 경기 부양책을 펼수도 있다는 관측이 있습니다. 지난주 공산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눈에 띄는 새 경기 부양책 발표는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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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중국 관련 소식 하나 더 알아보겠습니다. 중국과 호주가 합동해상군사훈련에 돌입했다고요?

기자) 호주 해군이 남중국해에서 멀지 않은 해상에서 중국 해군과 합동훈련을 시작했는데요. 앞서 호주 해군은 이번 훈련을 위해 중국 남부 진장항에 2척의 호위함을 파견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특히 이번 훈련은 실탄 사격 훈련을 포함하고 있어서 눈길을 끄는데요. 다른 서방국들도 중국과 합동해상훈련을 실시하지만, 실탄 사격 훈련을 하는 건 호주가 처음입니다.

진행자) 사실 남중국해에서는 지난 주 미국이 중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해군 구축함을 보내면서 양국 긴장이 고조됐는데, 이런 가운데 미국의 동맹국인 호주가 가까운 해상에서 중국과 합동훈련을 벌인다니 이례적이란 생각이 드는데요?

기자) 호주와 중국은 2010년부터 정례적으로 이 훈련을 실시해왔고, 올해 훈련도 예전부터 계획됐던 거라고 합니다. 호주 정부는 앞서 미 구축함이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인공섬 주변을 순찰한 후, 항해의 자유를 지지한다면서 미국을 옹호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중국은 일방적인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미 군함이 자국 주권을 위협했다고 강하게 반발했었죠.

진행자) 호주 정부가 이번 훈련에 대해선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호주는 중국 외에도 여러 주변국 해군들과 협력을 발전시켜왔고, 이를 통한 역량을 투명하게 과시해왔다면서, 앞으로도 이런 기회들을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남중국해에서 미국과 중국의 긴장 고조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호주 내에서는 이번 훈련이 미국에 엇갈린 신호를 보낼 수 있다거나, 중국이 남중국해 관련 입장을 선전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최근 프랑스 해군도 중국과 합동훈련을 벌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30일 합동해상훈련을 실시했는데요. 정례 훈련이었고,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실시된 겁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김근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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