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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김양건 비서, 김정은 최측근 부상...현지지도 수행 늘어

  • 최원기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완공된 평양 미래과학자거리를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1일 보도했다. 김양건 노동당 비서(오른쪽 세번째)가 김정은 제 1위원장을 수행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완공된 평양 미래과학자거리를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1일 보도했다. 김양건 노동당 비서(오른쪽 세번째)가 김정은 제 1위원장을 수행하고 있다.

북한의 대남정책을 관장하는 김양건 노동당 비서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새로운 측근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보폭을 넓히고 있는 김양건 비서의 움직임을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최근 김양건 노동당 대남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수행하는 횟수가 부쩍 늘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양건 비서는 최근 김정은 제1위원장을 수행해 ‘정성제약종합공장’을 둘러봤습니다. 자신의 업무와는 별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현지 지도를 수행한 겁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KCNA] ”김정은 동지께서 정성제약종합공장을 현지지도하셨습니다. 황병서 동지, 김양건 동지, 서응찬 동지가 동행했습니다.”

김양건 비서가 자신의 업무와 관련이 없는 분야의 현지 지도를 수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6월에도 김정은 제1위원장을 수행해 평양국제공항을 방문, 김 제1위원장의 바로 뒤에 서서 공항 곳곳을 둘러봤습니다.

김양건 비서의 이런 행보는 남북한의 `8.25 합의' 이후 더욱 두드러집니다. 김양건 비서는 지난 9-10월 중 김정은 제1위원장의 공식 활동 9 차례 중 무려 6 차례를 수행했습니다.

이 중 지난 9월7일 외교 업무인 쿠바 대표단을 접견한 것을 제외한 평양 강냉이공장, 창광상점 시찰, 청년중앙예술선전대 공연 관람은 자신의 담당 업무와 관련이 없는 분야입니다.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김양건 비서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한국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입니다.

[녹취:김용현]” 원래 현지 지도 수행은 관련 분야 전문가나 당 고위직이 수행한다고 봐야 하는데, 김양건 통전부장이 다방면으로 수행하는 것은 분야를 넘어서 다방면으로 조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탈북자 출신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생모인 고영희와 김양건의 개인적 인연이 작용했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녹취:안찬일]”일설에 의하면 김양건의 부인을 김정은이 이모 즉, 자기 어머니 고영희와 김양건의 부인과 친했다는 이유로 이모, 이모부 이렇게 불렀다는 것을 보면 인간적인 관계가 있는 것 같고 …”

북한 외교관 출신으로 1991년 6월 한국으로 망명한 고영환 씨는 김양건이 대외관계 외에 새로운 분야를 맡았을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녹취:고영환] “김양건이 대남비서 외에 과거 장성택과 함께 했던 조선대풍그룹 등 대외경제 사업을 맡았을 가능성이 있고요…”

탈북자들에 따르면 김양건은 김일성대학 불문과를 졸업한 이래 노동당 국제부에서 잔뼈가 굵었습니다. 김정일 정권 초기인 1997년 4월 당 국제부장을 맡았고 10년 뒤에는 통일전선부장으로 발탁됐습니다.

또 지난 2007년 9월에는 비밀리에 한국 청와대를 방문했으며 2차 남북정상회담에 배석하기도 했습니다.

과거 평양에서 김양건을 지켜봤던 고영환 씨는 그를 ‘똑똑한 외교관’으로 평가했습니다.

[녹취: 고영환]”제가 평양에 있을 때 김양건은 국제부 부부장이었고, 여러 번 행사도 같이 하고 모스크바도 같이 가고 그랬는데, 전형적인 스마트한 북한 외교관이죠. 프랑스어도 하고 영어도 하고 그랬습니다.”

김양건은 지난 8월 남북 위기 상황에서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당시 북한의 포격 도발에 대해 한국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평양 당국은 준 전시상태를 선포했습니다.

남북관계가 일촉즉발의 상황이 되자 김양건은 8월22일 한국 청와대 앞으로 통지문을 보내 남북 접촉을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남북한은 43시간의 협상 끝에 8.25 합의를 이끌어 냈습니다.

안찬일 소장은 남북회담에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참가했지만 실질적인 협상은 김양건이 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안찬일]” 황병서는 군 서열 1위지만 협상, 논의 이런 데에는 기술이 없고, 북한이 의도하고 원한 것은 노련한 김양건의 머리에서 나왔고…”

8.25 합의를 계기로 남북 간에는 오랜만에 화해와 협력의 훈풍이 불고 있습니다.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졌고 한국 정부는 8년 만에 한국 노동자단체의 방북을 승인했습니다.

현재 남북관계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쌓여있습니다. 천안함 사태 수습과 5.24 조치 해제, 그리고 당국 간 대화 재개를 포함한 남북관계 정상화가 바로 그것입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측근으로 등장한 김양건 대남비서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남북관계를 풀어갈지 주목됩니다.

VOA 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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