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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약없는 이별…20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 종료


제20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마지막인 26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작별상봉이 끝난 뒤 북측 가족이 버스에 탑승한 남측 가족들과 작별인사를 하며 오열하고 있다.

제20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마지막인 26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작별상봉이 끝난 뒤 북측 가족이 버스에 탑승한 남측 가족들과 작별인사를 하며 오열하고 있다.

1년 8개월 만에 재개된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오늘 (26) 작별상봉을 끝으로 마무리됐습니다. 60여 년 만에 혈육을 만난 남북의 이산가족들은 2박3일 간의 짧은 만남을 뒤로 하고 기약 없는 이별에 들어갔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65년이라는 긴 세월을 기다렸던 이산가족들에게 2박3일이란 시간은 너무나 짧았습니다.

마지막 작별상봉이 이뤄지는 금강산 면회소는 또 다시 눈물 바다가 됐습니다.

65년 만에 재회한 부부는 두 시간 남짓의 마지막 상봉 동안 두 손을 놓지 않은 채 꼭 붙어 있었습니다.

86살 전규명 할아버지는 두 번 다시 못 볼지 모를 아내의 얼굴을 마주보며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습니다.

전규명 할아버지는 ‘이렇게 금방 헤어질 거라면 차라리 만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야속한 이별에 탄식을 쏟아냈습니다.

65년 전 어린 두 딸에게 꽃신을 사다 주겠다고 약속한 아버지는 이제는 칠순의 할머니가 된 딸들에게 신발을 선물하며 마지막 작별을 고했습니다.

이산가족들은 ‘언제쯤 다시 볼 수 있을까’ 기약 없는 이별에 부모님께 큰 절을 올리는가 하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가족사진을 함께 찍으며 서로의 모습을 가슴에 새겼습니다.

건강이 악화돼 상봉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던 한국 측 최고령자 98살 이석주 할아버지는 입고 있던 외투와 목도리를 벗어 아들에게 입혀주며 마지막 순간까지 아들을 걱정했습니다.

치매를 앓아 상봉 행사 내내 아들을 알아보지 못하던 구순의 노모는 마지막 작별상봉에서 아들을 알아보며 오열했습니다.

43 년 만에 어머니를 만난 납북 어부 정건목 할아버지는 어머니가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자 목놓아 울었습니다.

남북의 이산가족들은 서로의 체온을 느끼기 위해 손수건을 나눠 갖는가 하면 서로의 주소를 적은 쪽지를 건네며 기약 없는 재회를 약속했습니다.

이제는 정말 헤어져야 할 시간, 마지막으로 떠나는 오빠의 손을 잡기 위해 종종 걸음으로 버스를 따라갑니다.

차장 너머로 필사적으로 손을 맞잡고 살아서 다시 만나자며 새끼 손가락을 걸고 약속합니다.

이석주 할아버지를 비롯해 4 명은 구급차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왔고, 금강산에서 산책 도중 넘어져 머리를 다친 93살 박태욱 할아버지도 구급차에 실려 한국으로 귀환했습니다.

지난 24일부터 2박3일 간 이뤄진 2차 상봉에서는 한국 측 가족 254 명이 북측 가족 188명을 만났습니다.

이번 2차 상봉에서는 지난 1972년 납북된 오대양 호 선원 정건목 할아버지가 43년 만에 어머니와 만났고 한국전쟁 당시 의용군으로 납북된 문홍주 할아버지의 여동생도 북측 조카 부부를 만났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번 상봉에서 납북자와 국군포로 50 명의 생사 확인을 요청했지만 북측은 정건목 할아버지 외에 나머지 49 명은 숨졌거나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통보했습니다.

지난 20일부터 진행된 1차 상봉 때는 한국 측 상봉단 389 명이 북측 가족 141 명과 만났습니다.

남북의 이산가족들은 개별상봉과 단체상봉, 점심식사 등을 함께 하면서 2박3일 동안 6차례에 걸쳐 12 시간을 만나며 못다한 혈육의 정을 나눴습니다.

남북이 분단된 뒤 20번째로 열린 이번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지난 해 2월 이후 1년 8개월 만에 재개됐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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