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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국민들, 불신 골 깊고 중국 대한 시각차 커'


지난 4월 서울의 일본 대사관 앞에서 일본의 중학교 교과서 역사 왜곡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지난 4월 서울의 일본 대사관 앞에서 일본의 중학교 교과서 역사 왜곡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다음달 초 한-일-중 3국 정상회의가 서울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미국과 3개국 국민들의 상호 인식을 보여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한국과 일본간에는 불신의 골이 깊었으며 중국에 대한 시각차 역시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민간단체인 ‘시카고 국제문제협의회(CCGA)’가 20일 미국과 한국, 일본, 중국 국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외교 안보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우선 미국과 한국, 일본 국민들은 대부분 서로에 대한 양자 관계가 국익 차원에서 어느 정도 혹은 매우 중요하다고 답했습니다.

한국이 중요하다는 미국인 응답자는 83%, 일본은 88%에 달했고 한국인들은 미국의 중요성에 98%, 일본은 84%가 중요하다고 답했습니다. 일본인 응답자 역시 미국의 중요성에 93%, 한국은 74%로 답했습니다.

하지만 실질적인 기대치와 신뢰도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세 나라 국민들 사이에 온도 차가 컸습니다.

미국인 응답자는 '국제 문제를 책임 있게 다룰 능력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일본에 58%의 점수를 준 반면 한국은 36%에 그쳤습니다.

이는 미국인들 사이에 아직 한국의 국제 위상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편 한국과 일본인 응답자들은 모두 상대의 책임 있는 국제 역할 능력에 대해 낮은 점수를 줬습니다.

한국인 응답자는 미국에 87%의 높은 점수를 준 반면 일본에는 48%만이 기대를 나타냈습니다.

일본 역시 미국의 책임 있는 국제 역할에 대해 77%가 지지했지만 한국은 25%에 그쳤습니다.

10년 후 아시아에서 영향력이 커질 나라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많은 한국과 일본 국민들이 서로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국인들은 20%만이 일본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고 답한 반면 중국에는 80%의 높은 점수를 줬습니다.

일본인들 역시 한국의 영향력 증대 가능성에 13%만이 동의했고 중국은 60%의 점수를 줬습니다.

시카고 국제문제협의회는 이런 결과는 한-일 간 불신의 골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여론의 불신이 서로의 안보 이익 강화를 제한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미 정부 당국자들은 한국과 일본이 과거사 문제 등 뿌리깊은 불신 때문에 지역 안보와 공조 강화마저 정체되고 있다며 두 나라의 관계 개선을 촉구해 왔습니다.

한편 미국인들은 10년 후 아시아 내 영향력 증대에 대해 중국 52%, 일본 27%, 한국 21%의 순으로 점수를 줬습니다.

중국인들은 같은 질문에 미국 29%, 한국 25%로 예상했지만 일본은 10%에 그쳐 일본과 중국 간 불신도 여전한 것으로 풀이됐습니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중국에 대한 한국인들의 시각이 상당히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인 71%는 중국이 국제 문제들을 책임 있게 다룰 것으로 응답했고 중국인들은 한국의 역할에 47%가 지지했습니다.

이 단체는 한-중 관계 개선이 미국의 이익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전문가들 사이에 있지만 한국인들은 미-중에 대한 관계가 동등하게 중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쏠림 현상이 매우 커 미-한 관계에는 정치.안보 분야, 중국과의 관계는 거의 유일하게 경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인 응답자 가운데 70%는 대중 관계에서 경제 개선이 핵심이라고 답한 반면 정치.안보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한 비율은 15%에 불과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중 관계와 관련해서는 미국인 응답자 가운데 34%만이 중국이 국제 문제에 책임 있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답했고 중국인들은 미국의 책임있는 역할에 46%가 지지했습니다.

미국에서는 남중국해에서 보이고 있는 중국의 일방적 행동과 중국 내 심각한 인권 문제 등으로 국제법과 인권, 민주주의 가치가 훼손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한편 아시아 내 미군 증강 여부에 대해서는 미국인 64%, 한국인 61%, 일본인 53%가 현상 유지를 원했습니다. 반면 늘리거나 줄여야 한다는 응답은 10-20% 수준에 그쳤습니다.

이 단체는 지난 주 먼저 발표한 한반도에 대한 미국인들의 인식 조사에서 북한의 핵 위협이 미국에 중대한 위협이라고 답한 비율이 55%로 나타났다고 밝혔었습니다. 미국인들은 또 70%가 대북 제재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답했고 절반은 북한의 핵 시설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지지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핵 시설에 대한 미군 공습을 지지하는 응답은 36%에 그쳤고 지상군 파병 지지는 25%에 불과했습니다. 또 남북 통일 후 미군의 한반도 주둔 여부에 대해서는 찬성 47%, 반대 49%로 조사됐습니다.

시카고 국제문제협의회(CCGA)는 이번 설문조사가 지난 4월에서 9월까지 미국인 2천 34명, 한국인 1천 10명, 일본인 1천 명, 그리고 중국인 3천 142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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