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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러 대사 "북한 평화협정 제안, 주목할 가치 있어"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 대사가 21일 한국 주재 러시아 대사관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 대사가 21일 한국 주재 러시아 대사관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대사는 최근 북한이 제기한 미국과 북한 간 평화협정 논의 주장을 주목할 만한 제안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의 제안을 일축했던 미국이나 한국과는 다른 입장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대사는 북한이 최근 잇따라 제기한 미국과의 평화협정 논의 제안이 한반도에서의 신뢰 구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무엇보다 한반도의 정전 상황이 남북 협력에 장애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티모닌 대사는 지난 21일 서울에 있는 주한 러시아대사관에서 한국의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의 제안에 주목할 가치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티모닌 대사는 다만 러시아도 한반도 비핵화를 철저하게 지지해왔다며 이 부분에 대해 러시아와 한국의 입장은 매우 가깝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티모닌 대사의 발언은 평화협정 논의보다 북한 비핵화가 먼저라며 북한의 제안을 일축한 미국이나 한국과는 다른 입장으로 보입니다.

북 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성 김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지난 20일 북한과의 협상 초점은 비핵화라며 북한의 평화협정 논의 요구에 관심이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도 21일 서울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의 제안이 비핵화에 대한 초점을 흐리고 국제사회의 공조를 이완하려는 의도라고 일축했습니다.

한국 정부 소식통은 22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티모닌 대사의 발언의 진의를 정확하게 알긴 어렵지만 러시아는 그동안 6자회담 참가국으로서 북한과의 대화를 진작시키려는 방향으로 이야기해 왔다며 북한의 평화협정 주장을 그대로 지지한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그러나 평화체제 문제는 9.19 공동성명에 비핵화 진전에 따라 직접적인 관련 당사국들이 논의하기로 돼 있는 만큼 공동성명에 참여한 러시아도 이런 합의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의 김진무 박사는 이와 관련해 러시아는 정전협정 당사국이 아니기 때문에 평화협정 문제에서도 제3자일 수밖에 없다며 러시아 대사의 이번 발언은 한반도 안정을 바라는 자국의 이익에 기초한 희망사항을 얘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주장하는 평화협정에는 핵 군축이나 주한미군 철수 등 미국과 한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들이 깔려 있음을 러시아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녹취: 김진무 박사/ 한국 국방연구원] “평화협정을 위해서 필요한 여러 선결조건, 북 핵문제를 비롯해서요. 그런 것을 다 알고 있으면서 평화협정 그 자체 제안을 좀더 전향적으로 받아들여서 한반도에 좀 안정을 가져오자, 그런 방법도 있지 않느냐는 식으로 얘기했을 것 같은데 그 자체가 북한의 의도에 말려들 가능성이 높은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남광규 교수는 티모닌 대사의 언급에 대해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현안에서 자국의 발언권 확대를 노린 발언으로 해석했습니다.

[녹취: 남광규 박사/ 고려대 아세아문제 연구소] “최근 북-러 관계가 밀접해지는 과정에서 러시아도 북한 입장에 어느 정도 동조해주면서 러시아 나름대로의 한반도 문제에서의 발언권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보여지는 거죠.”

남 교수는 러시아가 북한의 주장을 두둔한 듯한 발언을 함으로써 일단 관련국들 간 대화를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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