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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북 취재 서방 기자들 "중국 1980년대 연상...점진적 변화 목격"


지난 10일 북한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식에서 북한 주민들이 김일성 주석 사진을 배경으로 환호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10일 북한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식에서 북한 주민들이 김일성 주석 사진을 배경으로 환호하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행사 취재를 위해 방북했던 서방 기자들이 잇달아 방북 소감을 전하고 있습니다. 평양이 1980년대 중국과 같은 분위기라고 전하는가 하면 북한 엘리트층들의 호화스런 삶을 냉소적으로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 ‘NBC 방송’의 에릭 바쿨리나오 베이징 지국장이 18일 북한 방문기를 방송사 웹사이트에 올렸습니다.

필리핀 출신으로 1971년부터 중국을 오갔던 바쿨리나오 지국장은 평양이 마치 1980년대 베이징과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평양에 대해 외부인들에게 의구심이 많고 변화에 적대적이었던 베이징의 1970년대 모습을 상상했는데, 오히려 극적인 개혁의 문턱에 있던 1980년대 느낌을 훨씬 더 받았다는 겁니다.

바쿨리나오 지국장은 평양 주민들이 큰 무리의 외국인들에게 당황하지 않았다며, 외국인 방문이 급증했던 1980년대 중국의 개방 초기 베이징 시민들을 연상케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평양의 놀이공원에서 자신의 제안에 흔쾌히 포즈를 취한 남학생들의 사진을 함께 올리기도 했습니다.

또 평양의 주택이 매매되고 있다는 북한 안내자의 언급이 놀라웠으며, 외무성의 한 고위 관리는 기자들에게 미 프로농구 NBA의 전설적 스타인 마이클 조던과 스카티 핍펜, 미국 여자축구 대표팀의 방북을 환영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조던과 핍펜은 모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초청으로 북한을 여러 번 방북했던 데니스 로드먼과 함께 시카고 불스 팀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입니다.

대북 소식통들에 따르면 김 제1위원장은 시카고 불스팀의 열렬한 팬이며 그의 형인 김정철은 유명 팝가수인 에릭 클랩튼의 열광적인 펜으로 해외 공연장에서 여러 차례 목격됐었습니다.

바쿨리나오 지국장은 그러나 자신의 평양 방문이 이번이 처음임을 지적하며 개인적 견해임을 밝혔습니다. 또 북한이 모든 게 부족하고 빈곤하다는 증거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주민들은 많이 걷고 차량은 적었으며 전기 사정은 열악했다는 겁니다.

바쿨리나오 지국장은 이런 이유 때문에 호텔방을 나설 때마다 전기 절약을 위해 전등이 모두 꺼졌는지 스스로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호주의 ‘ABC 방송'의 매튜 카니 동북아시아 특파원도 18일 북한 방문기를 방송사 웹사이트에 올렸습니다.

카니 기자는 북한 당국이 외국 기자들에게 수영장 10 개와 4 개의 큰 물미끄럼틀이 있는 문수 물놀이장을 소개하며 김정은 제1위원장이 추진하는 프로젝트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이 물놀이장은 북한 정권에 충성하는 극소수의 엘리트 계층만을 위한 곳이며 가혹한 삶을 살고 있는 대다수 북한 주민들은 숨겨진 채 접근조차 할 수 없었다고 카니 기자는 밝혔습니다.

카니 기자는 그러나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개혁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400 가구가 660 개의 비닐 하우스를 운영하는 평양 인근의 한 농장을 방문했을 때 농장 부책임자는 평균 생산량의 70%를 국가에 받치고 30%는 농장원들이 받는다고 설명했다는 겁니다. 이 부책임자는 그러면서 새 제도를 실행한 이후 생산량이 15% 증가했다고 말했다고 카니 기자는 전했습니다.

카니 기자는 이런 개혁적 보상 제도가 농촌 뿐아니라 공장 등 기업소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며 중국이 과거 이런 제도를 통해 경제가 개선됐다는 전례를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변화가 평양 밖 어디까지 진행됐고 얼마나 성공적인지는 알 수 없으며 변화가 오히려 김정은 정권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프랑스 ‘AFP’ 통신의 서울지국 사진기자인 에드 존스 씨는 19일 다양한 사진과 함께 역시 북한 방문 소감을 짤막하게 웹사이트에 올렸습니다.

존스 기자는 사진 저널리즘과 북한은 북한 당국의 엄격한 검열 때문에 초보적 관계이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일부 기자들의 노력으로 진전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특히 북한에 관한 사진이 북한 관영매체와 인터넷 사회 미디어들을 통해 증가하고 있다며, 다만 평양의 진열장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극도로 편협하고 선별적인 모습에 국한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방에 대한 사진은 여전히 거대한 빈 공간으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존스 기자는 그러나 이번 방문 중 과거와 다른 체험을 했다며 외국 기자들에 대한 북한 당국의 통제가 일부 완화됐다고 소개했습니다. 과거에는 북한에서 촬영한 사진과 글에 대해 엄격한 감시와 통제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자료 전송 전에 검열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 때문에 뉴스 가치가 있는 자연스런 사진들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실제로 존스 기자가 공개한 사진들을 보면 노동당 창건 70주년 행사에 동원된 군인 2 명이 휴식 시간에 비를 피해 처마 밑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모습 등 북한 당국이 평소 꺼려하는 사진들이 여러 장 있습니다.

존스 기자는 자신을 감시하는 안내원이 촬영을 막지 않았다며 이 것도 과거와 달라진 행동이라고 소개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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