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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미국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미국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오늘은 김정우 기자 함께 합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주제를 알아볼까요?

기자) 네. 지난 13일에 캘리포니아 주 라스베이거스에서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한 후보들이 모여서 토론회를 열였습니다. 이날 이런저런 현안들이 나왔는데요. 이 과정에서 한 법이 자주 언급됐습니다.

진행자) 이 목소리 주인공은 마틴 오말리 전 메릴랜드 주지사죠?

기자) 맞습니다. 오말리 후보는 금융개혁과 관련된 항목이 나오자 지난 1999년에 핵심 조항이 폐지된 ‘글래스-스티걸법’을 언급했는데요. 오늘 알아볼 주제가 바로 이 ‘글래스-스티걸법’입니다.

진행자) 방금 이 ‘글래스-스티걸법’이 금융개혁과 관련이 있다고 했는데, 어떤 내용이 담겼습니까?

기자) 네. 이 법은 1933년에 나온 법인데요. 핵심은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을 분리하도록 한 항목입니다. 이 법의 정식 이름은 ‘Banking Act of 1933’, 즉 ‘1933년 은행법’인데요. 대공황 시기에 제정된 이 법은 당시 카터 글래스 상원 의원과 헨리 스티걸 하원 의원이 제안했다고 해서 흔히 ‘글래스-스티걸법’으로 불립니다. 두 의원 다 민주당 소속이었죠.

진행자) 이 법이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을 떼놓은 법이라고 했는데, 그러면 일단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이 뭔지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네. 먼저 하나 묻겠는데요? 진행자께서는 은행이 어떤 일을 하는 곳으로 알고 있습니까?

진행자) 그거야 사람들한테서 예금 형태로 돈을 받고요. 또 이 돈을 회사나 다른 개인에게 빌려준 다음에 여기서 이익을 얻는 게 주된 일 아닙니까?

기자) 맞는데요. 바로 이런 일을 하는 금융기관을 상업은행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래요? 그럼 투자은행은 무슨 일을 하나요?

기자) 네. 어떤 금융기관들은 일반인들 돈으로 이자 장사를 할 뿐만 아니라 주식을 발행하는 업무를 대행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주식이라고 하면 잘 아시다시피 회사가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 발행하는 유가증권 가운데 하나죠? 그밖에 몇몇 금융기관은 자기가 모은 돈으로 여기저기 투자하면서 이익을 얻고요. 아니면 기업을 사고파는 일을 중개해서 구전을 챙기기도 하는데, 바로 이런 일을 하는 금융기관들을 투자은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아까 투자은행과 상업은행을 분리한 ‘글래스-스티걸법’이 1933년에 나왔다고 했는데, 그럼 그때까지 미국에서는 둘 사이에 구분이 없었던 모양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19세기와 20세기를 거치면서 미국에 다양한 종류와 규모를 가진 금융기관이 수도 없이 등장하는데요. 미국에서는 지난 1933년까지 이런 곳들이 대개 투자은행과 상업은행을 겸하고 있었습니다.

진행자) 그럼 ‘글래스-스티걸법’이 나온 건 이런 체제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1929년 말부터 미국 주식시장이 된서리를 맞으면서 그 유명한 대공황이 시작되죠? 대공황이 시작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당시 미국의 금융기관들도 한몫합니다. 이게 아주 얘기가 복잡한데 정리해서 설명해 보겠는데요. 당시에 미국의 많은 금융기관이 자기 금고에 있는 돈을 방만하게 운영합니다. 가령 일반 은행 같은 경우 그냥 사람들이 가져온 돈을 밖에 빌려주고 이자나 챙기는 게 아니라 회사 주식이나 어음, 그리고 채권을 매매하거나 발행을 중개하는 등 그야말로 전방위적으로 투자 활동을 벌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바로 여기서 문제가 터져 나온다는 말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걸 적당히 해야 하는데, 너무 크게 그리고 아무런 규제 없이 무모하게 돈을 굴리다가 결국 대공황 때 이런 금융기관들이 대규모로 무너진 거죠.

진행자) 그러니까 대공황 때 발생한 금융위기를 교훈 삼아 등장한 게 바로 이 ‘글래스-스티걸법’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이 법의 내용이 방대한데, 그중에 핵심이 바로 16조와 20조, 21조, 그리고 32조입니다. 먼저 16조는 상업은행이 증권을 발행하거나 인수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다음 20조는 상업은행이 증권 관련 업무를 하는 자회사를 보유하는 걸 금지했죠? 그리고 21조는 투자은행이 일반인들로부터 예금을 받을 수 없도록 했고요. 마지막으로 32조는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의 임원을 겸하는 것을 금지했습니다. 이밖에도 연방 예금보험공사 설립 조항이 들어가는 등 대공황을 교훈 삼아 금융 산업을 개혁하고 일반 고객들을 보호하는 항목들이 들어가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지금 월스트리트로 대표되는 미국 투자은행 업계가 이때 형성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당시 ‘글래스-스티걸법’은 1934년 6월 16일까지 금융기관들이 상업은행과 투자은행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습니다. 그러자 당시 미국 최대 금융기관 가운데 하나였던 JP모건 같은 경우는 상업은행인 JP모건과 투자은행 격인 모건스탠리로 분리됐고요. 현재 미국 월스트리트를 대표하는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당시 상업은행 업무를 포기하고 투자은행에 전념하면서 오늘에 이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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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네.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글래스-스티걸법’에 대해서 알아보고 있습니다. 김정우 기자, 그럼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을 분리한 ‘글래스-스티걸법’이 아직도 작동하는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지난 1999년에 ‘그램-리치-블라일리법’이란 게 나오는데, 그러면서 ‘글래스-스티걸법’의 핵심 조항 가운데 하나인 20조와 32조가 폐지됐습니다. 물론 아직도 16조와 21조가 남아 있긴 합니다. 하지만 은행이 자회사를 통해서 증권 관련 업무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함으로써 사실상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을 분리했던 ‘글래스-스티걸법’의 효력이 없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이 ‘글래스-스티걸법’이 미국 금융 산업에 나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이는데, 이 법의 핵심 조항이 폐지된 이유가 뭘까요?

기자) 네. 주로 상업은행 쪽에서 나오는 불만 탓이었는데요. 그러니까 다른 나라 은행들과 경쟁해야 하는데, ‘글래스-스티걸법’ 때문에 경쟁에서 뒤처진다는 말이 나온거죠. 요즘에 금융 시장에서 치열하게 펼쳐지는 경쟁에서 이기려면 돈을 끌어오는 것뿐 아니라 고객을 대상으로 투자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한데, ‘글래스-스티걸법’이 미국 상업은행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고요. 그러면서 결국 연방 의회가 ‘글래스-스티걸법’의 핵심 조항을 없애버린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민주당 토론회에서 이 ‘글래스-스티걸법’이 언급된 건 무슨 이유에서입니까?

기자) 네. 지난 2008년에 시작된 미국의 금융위기가 월스트리트로 상징되는 미국 투자회사들 때문에 시작됐다는 것이 중론인데요. 이런 위기를 다시 반복하지 않으려면 월스트리트를 강력하게 규제해야 한다는 말이 주로 민주당 쪽에서 나오고 있죠? 그래서 이번 토론회에 나온 민주당 후보들이 1933년에 나왔다가 지금은 핵심 조항이 폐지된 ‘글래스-스티걸법’을 다시 언급하는 겁니다. 참고로 민주당 후보들 가운데 버니 샌더스 후보와 마틴 오말리 후보는 이 법을 다시 살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요.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다른 방식으로 거대 은행을 규제해야 한다면서 반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따라잡기’ 김정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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