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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미국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미국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박영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미국뉴스 따라잡기 시간에는 어떤 주제에 대해 알아볼까요?

기자) 네, 미국 뉴스를 들으시다 보면, “어느 어느 기관에서 여론 조사를 실시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이야기 자주 들으실 겁니다. 특히 요즘은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후보 개개인에 대한 여론조사라든지, 이런 저런 정치적 현안에 대한 여론 조사가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오고 있는데요. 오늘 미국 뉴스 따라잡기 시간에는 미국의 여론조사기관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기관인 ‘갤럽’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진행자) 그전에 먼저, 여론조사의 개념부터 좀 짚고 가볼까요? 여론조사라면 민주주의 국가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싶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민심은 천심이라는 말도 있죠? 민심을 알 수 있는 것으로 선거가 있을 수 있고요. 또 이런 여론 조사도 있겠죠. 좋은 정치를 펼치고 좋은 사회를 만들려면 정치, 사회, 경제, 또는 지금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러 가지 현안들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아는 게 아주 중요합니다. 사람들의 생각, 즉 여론을 알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이런 여론조사고요. 이런 여론 조사를 바탕으로 움직여지는 사회와 나라는 일단 좋은 사회, 건강한 나라라고 하겠습니다.

진행자) ‘갤럽’ 하면 여론 조사 기관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회사인데요. 실은 갤럽이 사람 이름이죠?

기자) 맞습니다. ‘조지 갤럽” 이라고 갤럽 창시자의 이름입니다. 조지 갤럽이 제대로 된 여론 조사를 실시하겠다면서 여론조사 회사 ‘갤럽’을 세운 게 1935년이니까 올해로 꼭 80년이 되는데요. 현재는 약 20 개국에 30개 사무소를 거느린 세계적인 여론조사기관으로, 주력 사업인 여론 조사 부서부터, 자문, 출판 등 4개 사업 부서에 2천 명 넘는 직원을 거느린 대기업으로 성장해 있습니다. 참고로 갤럽은 창업주 조지 갤럽이 사망한 후1988년에 Selection Reserch Inc. 라는 연구전문 회사에 팔렸고요. 갤럽의 공신력이나 신뢰성 때문에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제법 역사가 긴 회사군요. 하지만 그전에도 미국에 여론 조사 같은 건 있었겠죠?

기자) 물론입니다. 사람이 모여 사는 곳이라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떤 형태로든 여론을 알고자 하는 노력이 있었겠죠? 미국에서는 비공식적인 여론 조사를 ‘straw poll’이라고도 하는데요. Straw, 밀짚이라는 뜻입니다. 여론조사에 왜 straw라는 말이 쓰였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는데요, 바람의 방향을 알아볼 때 허공에 밀짚을 띄워보던 데서 유래한다는 설이 제일 유력합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처음 straw poll을 실시한 건 1824년에 한 지방 신문이 앤드류 잭슨과 존 퀸시 애덤스 후보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을 물었을 때인데요. 스트로폴이라는 용어도 이때 처음 등장했다고 합니다. 요즘은 ‘스트로폴’ 이라고 하면 통계적 표본방법을 엄격하게 거치지 않은 여론조사를 말할 때 주로 쓰입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그럼 조지 갤럽은 원래부터 이런 여론조사 같은 것에 관심이 많았던 걸까요?

기자) 네, 그랬다고 합니다. 조지 갤럽은 중서부 아이오와주에서 낙농업자의 아들로 태어났는데요. 아이오와 주립대학에 진학해 교내 신문 편집장을 맡아 할 만큼 시대적 흐름이나 정책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고 합니다. 조지 갤럽은 편집장 시절에 학생들을 상대로 여론 조사를 자주 실시했는데요. 나중에는 주 고위 직에 출마한 장모를 위해 여론 조사를 실시해 승리하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이때부터 여론조사의 정치적 영향력에 대한 관심을 더 갖게 됐다고 합니다. 조지 갤럽은 뉴저지 주 프린스턴에 갤럽회사를 설립하기 전까지는 콜롬비아 대학 등에서 교수로도 활동했습니다.


진행자) 조지 갤럽이 사람들의 주목을 받은 결정적인 계기가 1936년에 있었던 대통령 선거의 승자를 정확히 맞춰서였다고 하죠?

기자) 맞습니다. 1936년에 있었던 미국 대통령 선거는 재선을 노리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과 공화당의 알프레드 랜든 후보간의 대결이었습니다. 당시 여론조사의 대표주자는 20여 년간 미국의 대선 결과를 정확히 맞추는 걸로 유명한 ‘리터러리 다이제스트'라는 신문이었는데요. 당시 이 신문은 루스벨트가 랜든 후보에게 질 거라고 예측했습니다. 하지만 조지 갤럽은 이를 정면 반박하면서 루스벨트가 승리할 거라는 예측을 내놨는데요. 결과적으로 루스벨트가 승리했습니다.

진행자) 그 때 조지 갤럽이 한 여론 조사 방법이 당시로서는 꽤나 획기적인 거였죠?

기자) 맞습니다. 갤럽은 응답자 고작 5만 명, 리터러리 다이제스트는 무려 2백만 명의 응답을 받고 추출해 낸 예측이었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그때까지만 해도 표본을 어떻게 제대로 과학적으로 추출하느냐 보다는, 많기만 하면 정확성이 더 높아진다는 생각이 우세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보란 듯이 갤럽이 이겼죠. 갤럽은 리터러리 다이제스트가 표본으로 삼은 사람들이 대부분 자동차와 전화를 가진 부자들이라면서 표본부터 잘못됐다고 지적한 겁니다. 이후 조지 갤럽은 과학적인 여론조사의 혁명을 이끈 영웅으로 유명세를 타게 됐고요. 회사 갤럽도 과학적이고 공신력 있는 여론조사기관으로 탄탄대로를 걷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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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미국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여론조사기관의 대명사 같은 갤럽에 대해 알아보고 있습니다. 그러면 지금 갤럽은 어떤 과학적인 방법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워낙 전문적인 분야니까 이 시간에 다 설명해드릴 수는 없고요. 컴퓨터로 무작위 추출한 전화번호를 토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데요. 하루 천 건의 전화 인터뷰가 진행됩니다. 500통은 유선전화로, 500통은 무선전화로 구분해서 하고 있고요. 1년에 350일, 보름 빼고 매일 이렇게 여론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구조사국의 자료를 토대로 연령, 종교, 성별, 교육 수준, 지역, 인종 등을 다 고려해 결과를 예측해 내는 겁니다.

진행자) 여론 조사기관으로서 공신력을 얻으려면 정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갤럽의 성적표는 어떻습니까?

기자)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많이 갖고 있고, 또 결과를 가장 확실히 알 수 있는 여론조사를 들자면 아무래도 대통령 선거겠죠. 갤럽은 1936년부터 2008년까지 1946년 선거 한 번 빼면 거의 모두 정확히 예측해냈습니다. 지난 2008년 선거에서도 바락 오바마 후보의 승리를 맞췄는데요. 하지만 선거가 끝나고 여러 여론 조사 기관들에 대한 신뢰도 조사에서는 하위권에 머무는 수모를 겪기도 합니다.

진행자) 지난 2012년 선거에서는 승자를 아예 잘못 점쳐서 큰 망신을 당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당시 선거는 공화당의 미트 롬니 후보와 민주당의 오바마 대통령간의 대결이었죠. 갤럽은 당시 마지막 여론 조사결과를 내놓으면서, 롬니 후보가 49%, 오바마 후보가 48% 득표율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롬니 후보의 승리를 점친 건데요.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오바마 후보가 51.1%로, 47.2%의 롬니 후보를 이긴 걸로 나타났습니다. 그 때문에 갤럽의 여론조사가 더 이상 정확하지 않은 게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었습니다.

진행자) 그 때문일까요? 내년 대선 승자에 대한 예측을 내놓지 않겠다는 발표가 있더군요.

기자) 맞습니다. 2012년 선거 결과를 잘못 예측해 큰 망신을 당한 갤럽은 선거가 끝나고 나서 보다 과학적이고 새로운 여론 조사 방식을 도입해 다음 대통령 선거 결과를 예측하겠다고 공언했는데요. 얼마 전에 2016년 대선 승자를 예측하지 않겠다는 발표가 나왔습니다. 그 대신에 갤럽 측은 미국인들이 후보 개개인에게 느끼는 생각 같은 걸 더 듣겠다고 말했습니다. 돈과 시간, 그리고 인력을 좀 더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곳에 투자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해 한 결정이라고 하는데요. 그래서 내년에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될지, 갤럽의 예측을 듣지는 못하게 됐습니다.

진행자) 네, 미국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박영서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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