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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외무성 부상 "박 대통령 흡수통일 추진" 비난…미 국무부 "비핵화가 먼저"


 박명국 북한 외무성 부상이 지난 28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0차 유엔총회에서 박근혜 한국 대통령의 기조연설을 듣고 있다.
박명국 북한 외무성 부상이 지난 28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0차 유엔총회에서 박근혜 한국 대통령의 기조연설을 듣고 있다.

유엔 총회에 참석 중인 북한 외무성 고위 관리가 박근혜 대통령의 유엔 연설을 비난했습니다. 흡수통일 의지를 확인했을 뿐이라며 평화체제 전환을 거듭 주장했습니다. 미 국무부는 북한 비핵화가 먼저라고 일축했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유엔 무대에서 평화체제 전환과 로켓 발사의 정당성을 주장한 북한 대표단이 박근혜 한국 대통령의 지난달 29일 유엔 기조연설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리수용 북한 외무상과 함께 뉴욕을 방문 중인 박명국 외무성 부상은 1일 ‘VOA’ 기자와 만나 박 대통령의 연설에 흡수통일 의지만 담겼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박명국 외무성 부상] “(박근혜 대통령이) 외세에 의존해 가지고 흡수통일 의지를 주장함으로써 조선반도에서 전쟁을 불러오는 그런 연설을 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앞서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지난 29일 박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극악무도한 대결망동’이라고 비난한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박 외무성 부상은 그러나 박 대통령의 연설로 이산가족 상봉이 위태로운 상태에 놓였는지를 묻는 ‘VOA’의 질문엔 답하지 않았습니다. 또 한반도 전쟁시 미국에 핵미사일을 쏘겠다는 현학봉 영국주재 북한대사의 발언과 관련해서도 “갖고 있는 지식을 바탕으로 상황을 판단해 보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대신 리수용 외무상이 이날 유엔 기조연설을 통해 강조한 평화체제 전환을 “본질적 문제”로 규정하며 적극 설명했습니다.

[녹취: 박명국 외무성 부상] “평화와 안전 보장과 관련해서 뭘 걸고 있는가, 근본 문제인데 그게 바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거다, 이겁니다.”

박 부상은 시종일관 남북한 대표 간 유엔 연설 내용의 차이점을 부각시키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전쟁”, 리수용 외무상은 “평화”에 무게를 둔 발언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한반도에서 언제든 전쟁이 발발할 위험이 있다며 리수용 외무상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결단을 촉구했습니다.

[녹취: 박명국 외무성 부상] “미국은 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빨리 바꾸도록 나가야 한다, 왜, 미국이 지금 전시작전권을 비롯해서 군통수권을 다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 이겁니다.”

앞서 리수용 외무상도 전날 남북이 논의할 문제가 있고 미-북이 논의할 문제가 따로 있다며, 평화체제 전환 문제를 철저히 미국과의 협상 영역으로 선을 그었습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반응은 냉담합니다.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애나 리치-앨런 대변인은 2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미국의 정책은 바뀐 게 없다며 북한을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애나 리치-앨런 대변인] “Our policy has not changed, and we will judge North Korea by its actions, not its words.”

이어 미국의 우선 순위는 북한의 비핵화라는 원칙을 분명히 하면서 북한의 평화체제 전환 요구를 일축했습니다.

[녹취: 애나 리치-앨런 대변인] “Denuclearization remains our top priority. We remain in close contact with the other Five-Party partners on our shared goal of the 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in a peaceful manner.”

리치-앨런 대변인은 한반도의 평화적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와 관련해 6자회담의 5자 협력국들과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리치-앨런 대변인은 유엔 안보리가 수많은 나라 가운데 유독 북한의 위성발사와 핵실험만 문제삼고 있다는 리수용 외무상의 전날 반박과 관련한 질문에 유엔 측에 문의할 사안이라고 답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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