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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이메일 추가 공개...미 항소법원, NCAA 반독점법 소송 판결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 (자료사진)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 (자료사진)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박영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국무부가 수요일 (30일) 6천300쪽에 달하는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의 개인 이메일을 추가로 공개했다는 소식 먼저 살펴보고요. 이어서 미국대학체육협회가 반독점법 관련 소송 판결을 받았다는 소식과 최근 여론 조사 결과, 최근 대학교를 졸업하는 학생들은 과거 졸업생들만큼 대학교육을 가치 있게 여기지 않는 걸로 나타났다는 소식 차례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첫 소식부터 볼까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개인 이메일이 또다시 공개됐군요.

기자) 네, 국무부가 30일 공개한 클린턴 전 장관의 개인 이메일은 총 6천300쪽에 달합니다. 이런 조치는 지난 5월에 워싱턴 연방판사가 클린턴 전 장관에게 내년 1월까지 국무장관 재임 시절 주고 받은 이메일을 전부 다 공개하라고 명령한데 따른 건데요. 그래서 국무부가 클린턴 전 장관의 이메일을 한 달에 한번 씩 순차적으로 공개하고 있습니다. 30일 공개한 건 그러니까 9월분에 해당하는 겁니다.

진행자) 이번에 공개된 이메일 가운데 민감한 내용도 있습니까?

기자) 네, 새로 공개된 이메일 가운데 3건이 ‘비밀’, 그러니까 2급 국가 기밀로 분류됐는데요. 모두 2011년 이메일 들입니다. 그 중 하나는 클린턴 전 장관의 측근들이 2008년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고위 관리들, 또 콘돌리자 라이스 당시 미 국무장관 간의 비밀 회의 내용을 첨부한 이메일이었고요. 또 다른 2건은 클린턴 전 장관이 당시 외교정책 고문이었던 제이콥 설리번에게 받은 편지인데요. 이란 핵 협상과 관련해 주요 6개국 관리들 간에 비밀 회의한 요약본이 들어 있습니다. 국무부 관계자들은 외국 관리들과의 상세한 대화 내용이 담긴 이 이메일들은 ‘비밀’로 분류돼 전달됐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다른 민감한 이메일은 또 없었습니까?

기자) 네, 약 215건의 이메일이 기밀 분류의 가장 낮은 단계인 ‘기밀’로 분류되긴 했는데요. 하지만 여기 있는 내용들은 클린턴 전 장관 재임 시절 당시에는 기밀이 아니었고요. 나중에 기밀로 분류된 것들입니다. 그 밖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소통에 대한 개인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는 내용부터 측근이나 참모, 개인에게 보내는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을 담은 이메일, 업무용 이메일까지 아주 다양합니다.

진행자) 지금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의 개인 이메일 사용이 특히 논란이 되는 건 바로 보안 위험 때문이지 않습니까? 나라의 국무장관이 개인 계정으로 이메일을 주고 받다 보면 아무래도 보안이 허술해 중요한 기밀들이 새나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많은데요. 그런데 이번에 공개된 이메일들에서 해커들이 침입을 시도한 것 같다는 이야기도 있군요.

기자) 네, 해커라고 하면 남의 컴퓨터 전산망에 불법으로 침입해 몰래 정보를 빼나가거나 컴퓨터 시스템을 망가뜨리는 사람들을 말하죠. 그런데 러시아에 있는 해커들이 적어도 5번 이상 클린턴 전 장관의 이메일 침투를 시도한 걸로 보인다고 AP통신이 보도했습니다. 클린턴 전 장관이 지난 2011년 8월 약 4시간동안 다섯 차례나 뉴욕 주 차량국이 보낸 속도위반 티켓에 관한 이메일을 받았는데요. 이게 러시아 해커들이 잘 쓰는 수법이라고 합니다. 이 이메일에는 첨부된 속도위반 티켓 파일을 출력하라고 돼 있었는데요. 이런 걸 잘못 열면 악성 컴퓨터 바이러스에 감염돼 컴퓨터 시스템이 망가지거나 정보가 빠져나가기 쉽습니다.

진행자) 그럼 클린턴 전 장관이 그 첨부 파일을 열었습니까?

기자) 현재로써는 클린턴 전 장관이 이 첨부파일을 열어봤는지 아닌지 확실치 않습니다. 클린턴 선거운동 본부의 닉 메릴 대변인은 클린턴 전 장관이 첨부파일을 열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클린턴 전 장관의 이메일시스템이 해킹 당했다고 말할 수 있는 증거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클린턴 전 장관 측은 그 동안 줄곧 이메일 시스템이 해킹 당한 적이 없다고 말해왔는데요. 메릴 대변인은 다른 모든 미국인들처럼 클린턴 전 장관도 광고성 이메일을 받은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클린턴 전 장관, 내년 대통령 선거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점쳐졌었는데요. 하지만 이렇게 계속되는 개인 이메일 논란이 갈길 바쁜 클린턴 후보의 발목을 잡고 있군요. 이런 가운데 민주당 후보 경선에 뛰어든 버니 샌더스 후보의 돌풍이 요즘 예사롭지 않죠?

기자) 네, 얼마전 아이오와 주와 뉴햄프셔 주에서 실시된 여론 조사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제치고 1위에도 오를 만큼 버니 샌더스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자금력에서도 클린턴 후보를 맹추격하고 있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7월부터 9월까지 3분기에 클린턴 선거운동본부가 모은 돈이 2천8백만 달러였는데요. 같은 기간 샌더스 후보도 2천6백만 달러의 선거자금을 모았습니다. 선거전문가들은 샌더스 후보가 이렇게 짧은 시간에 모금액을 거둬드린 것에 감탄하면서 2008년 민주당 돌풍을 일으켰던 바락 오바마 대통령을 떠올리기도 했습니다. 선거전문가들은 특히 선거자금이 대개 소액 기부자들의 돈이라는 점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지금까지 두 후보가 모은 자금은 얼마나 될까요?

기자) 네, 현재까지 힐러리 클린턴 후보측은 7천5백만 달러를 모았고요. 샌더스 후보는 4천만 달러 정도 모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선거전문가들은 샌더스 후보가 아이오와 주 경선에서 클린턴 후보를 확실히 이기려면 앞으로 최소한 4천만 달러의 자금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민주당 경선에 출마한 후보들 가운데서는 이 두 사람 외에 뚜렷한 두각을 나타내는 후보가 없어 아직까지는 공화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론의 관심을 덜 받고 있긴 한데요. 앞으로 민주당 경선 지형이 어떻게 전개될 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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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헤드라인 두 번째 소식입니다. 미국대학체육협회 (National Collegiate Athletic Association), 흔히 줄여서 NCAA라고 하는 단체죠. 오랫동안 반독점법 관련 소송에 휘말려 있었는데요. 드디어 판결이 났다는 소식이 들어왔군요.

기자) 네, 미 연방 제9항소법원이 수요일( 30일) 미국대학체육협회, NCAA의 반독점법 위반 여부 등을 다루는 재판을 열었는데요. NCAA가 승리와 패배를 동시에 맛봤습니다. 3명의 판사들로 구성된 항소법원은 NCAA가 반드시 반독점법을 준수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판사들은 또 동시에 NCAA가 대학생 운동선수들에게 학비 외에 별도로 돈을 더 지급할 필요는 없다는 판결도 내렸습니다.

진행자) NCAA, 미국에서는 엄청나게 큰 조직과 영향력을 갖고 있는 단체 아닙니까 ?

기자) 맞습니다. NCAA는 농구나 미식 축구 같이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운동에서부터 비인기 운동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각 대학교에 있는 운동경기들을 조직하고 이끄는 비영리단체입니다. 현재 미 전역에서 운동을 하는 대학생 선수가 46만명 가량 된다고 하고요. 이 NCAA 에 가입돼 있는 대학만도 무려 1300여 개에 달한다고 하니 정말 어마어마한 거죠.

진행자) 그런 NCAA가 왜 소송이 걸린 건가요?

기자) 네, 소송이 상당히 오래 진행됐는데요. NCAA 대 오베넌 소송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 2009년에 당시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 소속 농구팀의 인기 선수였던 에드 오베넌 선수가 NCAA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오베넌은 NCAA와 소속 대학교들이 텔레비전 방송이나 비디오 게임 등에 선수들의 이름, 이미지 같은 걸 사용하면서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는 반면, 자신들은 소유권을 포기하도록 요구당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NCAA가 그 동안 선수들에게 부당한 권리를 주장해왔다는 거군요.

기자) 네, 연방 항소법원은 수요일 재판에서 NCAA가 순수운동정신을 유지하고 지원하는 데 필요 이상 많은 규제를 해왔다면서 NCAA가 반독점법보다 더 위에 있지는 않다고 판결했습니다. 사실 NCAA는 순수운동정신을 표방하는 대표적인 비영리 운동단체입니다. 대학생 선수들이 운동은 물론이고, 학업과 사회적으로도 균형 잡힌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돕고, 학교를 졸업해 전문적인 직업선수로 사회에 진출했을 때도 이 때의 경험과 교훈을 통해 더 나은 선수가 되도록 지원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는데요. NCAA가 매년 대학에 지원하는 스포츠 장학금만 27억 달러에 달한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재판에서 운동선수들에게 지급되는 학비 외에 더 다른 돈을 줄 필요가 없다는 판결도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하급심을 다룬 판사가 NCAA가 자격 조건이 되면 선수 한 명당 매년 적어도 5천 달러를 예치해놨다가 나중에 학교를 떠날 때 이 돈을 줄 것을 권고했는데요. 하지만 항소법원은 이런 권고를 물리고 학비만 지급하면 된다고 판결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학비란 전통적으로 수업비만 말하는 게 아니고요. 보통 선수들은 집이 먼 경우도 많죠. 그러다 보니 집을 오갈 때 드는 경비라든가, 휴대전화 사용료같이 추가로 드는 것도 포함됩니다.

진행자) 이번 판결은 원고와 피고 모두 어떤 면에서는 이겼지만 또 반면 졌다고 할 수도 있는 판결인데요. 그런데 이걸로 끝난 게 아니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NCAA가 연방대법원에 이번 항소심 판결을 번복해달라고 청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한 스포츠노조 변호사도 현재 NCAA와 5개 주요 운동협회 측을 상대로 반독점법관련 소송을 제기해놓은 상태입니다. 이들은 NCAA가 선수들의 학비 상한선을 정해놓은 건 불법이고, 또 선수들이 직접 학교측에서 받을 금액을 협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전 현직 NCAA선수 4명이 현재 서명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모든 NCAA 운동선수들을 다 포함시키는 집단 소송을 추진 중이라서 NCAA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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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헤드라인 , 마지막 소식 보겠습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 최근에 대학교를 졸업하는 학생들은 상당수가 대학을 그만큼 가치 있는 것으로 여기지 않는 걸로 나타났다고 하죠?

기자) 네, 퍼듀대학교와 갤럽 재단이 실시한 여론 조사인데요, 지난 10년 새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은 38%만 대학 공부가 그만큼 가치가 있었다고 답했습니다. 미국의 전체 대학졸업자 절반가량이 대학 공부가 가치 있는 걸로 생각한다고 답한 것과 비교하면 눈길을 끄는 수치라고 하겠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다른 이유가 뭔가요?

기자) 바로 학자금 융자, 빚 때문입니다. 요즘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한 사람들, 보통 첫 월급명세서를 받아 들게 되면 바로 보이는 게 학자금 융자 상환 고지입니다. 뭐, 이러면 월급명세서가 거의 청구서처럼 여겨지기도 하겠죠? 어떤 경우 10년간 평균 매달 400달러씩 갚아 나가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과연 내가 딴 학위가 그만큼 가치가 있는 거였나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겠죠.

진행자) 그만큼 이 학자금 융자 문제가 심각하다는 이야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요즘 대학교를 졸업하는 사람들은 옛날에 대학교를 졸업한 사람들보다 학자금 빚이 더 훨씬 많은 편이죠. 이렇게 갚아야 할 빚이 많을수록 자신들의 대학 공부에 대한 회의도 더 깊어지는 것 같다는 분석입니다. 참고로 이번 설문조사를 토대로 할 때 최근 졸업생의 약 63%가 학자금을 융자한 것으로 나타났고요. 융자액의 중간값은 3만 달러였습니다. 중간값이라고 하면 표본 가운데 가장 가운데 있는 수치를 말합니다.

진행자) 학비가 상대적으로 싼 주립대학이라든가 비영리 사립대학의 경우는 어떨까요?

기자) 네, 그 부분에 대한 조사도 있었는데요. 그런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은 절반 가량이 자신들의 대학교육에 가치를 부여했습니다. 하지만 일반 사립대학 졸업생들은 26%에 불과했습니다. 일반 사립대 졸업생들은 아무래도 주립대학이나 비영리 사립대학 졸업생들보다는 학자금 빚이 더 많을 수밖에 없겠죠. 이번 조사는 미국 50개주와 워싱턴 D.C.에 거주하는 18살 이상 미국의 대학 졸업생 3만여 명을 대상으로 약 6개월에 걸쳐 진행됐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박영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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