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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양건 비서, 2차 남북정상회담 직전 청와대 극비 방문"


지난 8월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북측 대표인 김양건 당 비서(왼쪽)가 한국측 대표인 김관진 한국 국가안보실장과 악수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8월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북측 대표인 김양건 당 비서(왼쪽)가 한국측 대표인 김관진 한국 국가안보실장과 악수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07년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기 직전 북한 노동당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비서가 비밀리에 서울을 방문해 노무현 당시 한국 대통령을 만난 사실이 오늘(1일)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노무현 정부 시절 2차 남북 정상회담의 주역인 김만복 전 국정원장과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백종천 전 청와대 안보정책실장이 공동으로 쓴 회고록 ‘노무현의 한반도 평화구상-10.4 남북정상선언’의 일부 내용이 1일 공개됐습니다.

회고록에 따르면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은 2007년 9월 26일 최승철 부부장과 원동연 실장과 함께 1박 2일 일정으로 극비리에 서울을 방문했습니다.

2차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정상회담 합의문에 담길 내용을 최종 조율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김양건 부장은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2000년 남북 정상이 합의한 6.15 공동선언과 마찬가지로 포괄적인 선언을 하자는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평화체제 문제와 경제협력 문제 등을 합의서에 구체적으로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노무현 전 한국 대통령은 특히 남북이 합의해 놓고도 이행하지 않은 문제 등을 거론하며 2차 정상회담은 그렇게 돼선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회고록에 따르면 2차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된 계기는 2007년 5월 서울에서 열린 남북 장관급 회담이었습니다.

당시 한국 정부는 김만복 전 국정원장을 통해 남북 장관급 회담에 참석한 북측 대표단에게 2차 남북 정상회담 개최 의사를 타진했습니다.

이후 김만복 전 원장은 북한의 초청으로 세 차례 방북해 정상회담의 일정과 의제를 조율했습니다.

회고록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상회담 당시 주고받은 대화 내용도 공개됐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합의한 6·15 공동선언이 양측이 힘들게 완성시킨 훌륭한 문건이지만 지난 5년 동안 진척이 없어 ‘빈 종이, 빈 선전갑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무엇보다 남북 간 군사적 적대 관계를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국 정부가 이와 관련해 자주적인 태도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한국의 어떤 정권도 하루 아침에 미국과 관계를 끊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시간이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회고록에는 또 남북이 서해에서의 분쟁을 방지하고 경제적으로 공동의 이익을 도모하자는 내용의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 합의와 관련된 뒷얘기도 담겼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한국 정부의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제안에 대해 북한의 해주 지역은 개미도 들어가 배길 수 없을 정도로 군사력이 집중된 곳이라며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끈질긴 설득에 제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회고록에는 이 밖에 10.4 남북 정상선언문 최초안에 남북간 자유무역협정, FTA를 체결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후 한국 정부 부처의 의견 수렴 과정에서 삭제된 사실도 공개됐습니다.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합의한 10.4선언은 6.15공동선언을 이행하고 남북간 군사적 긴장 완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논의를 시작하는 한편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를 비롯한 남북 경협과 사회문화 교류사업을 확대하자는 내용 등이 담겼습니다.

회고록은 2차 남북 정상회담 개최일인 오는 4일에 맞춰 공식 발매될 예정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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