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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 당사국들,"'북한 도발 반대" 한 목소리


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오른쪽부터),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장관 등 미한일 외교 수장들이 29일 뉴욕 맨해튼에서 만나 북한 도발 위협 등을 논의했다.
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오른쪽부터),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장관 등 미한일 외교 수장들이 29일 뉴욕 맨해튼에서 만나 북한 도발 위협 등을 논의했다.

지난 한 달간 북한의 전략적 도발 가능성을 둘러싼 관련국들의 외교전이 치열하게 전개됐습니다. 6자회담 당사국들 가운데 북한을 제외한 5자가 북한 도발 반대를 한 목소리로 요구함에 따라 북한의 선택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문 기사 보기] Uncertainty Grows Over North Korea’s Rocket Launch Threat

북한이 다음달 10일 노동당 창건 기념일을 앞두고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4차 핵실험 가능성을 내비친 이후 최근 한 달간 관련국들은 정상급 또는 외교장관급에서 연쇄 접촉을 이어가며 활발한 외교전을 전개했습니다.

지난 2일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베이징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연 것을 시작으로 지난 25일엔 워싱턴에서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간 미-중 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특히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행동을 반대한다며 사실상 북한을 겨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28일 뉴욕 유엔 총회 연설에서 북한의 도발 자제를 촉구했고 29일 역시 뉴욕에서 열린 미-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선 북한이 추가 도발하면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 대사는 지난 23일 서울에서 열린 한 포럼의 기조연설에서 북한은 평화적 핵 이용과 우주탐사 권리를 행사하기에 앞서 9.19 공동성명과 안보리 결의를 이행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결국 6자회담 당사국들 가운데 북한을 제외한 다섯 개 나라가 한 목소리로 북한 도발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겁니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30일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의유엔 방문 성과를 설명하면서 ‘북한의 도발과 이에 대한 보상’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자 하는 의지를 밝혔고 각국 정상은 물론 박 대통령이 접촉한 대부분의 인사들은 이런 접근에 적극적인 지지를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관련국들의 일치된 목소리가 확인된 만큼 북한의 앞으로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특히 중국의 반대 목소리가 이전보다 분명해진 데 주목하면서도 도발 억지 효과에 대해선 엇갈린 견해들을 내놓았습니다.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남광규 교수는 북한이 추가 도발할 경우 중국의 대북제재 동참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녹취: 남광규 교수/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하여간 3차 핵실험 이후엔 과거와 비교해서 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이번에 시진핑이 분명히 도발하지 말라고 했는데 북한이 또 하면 정말 중국도 유엔 차원에서의 대북제재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 같아요.”

이에 대해 북-중 관계 전문가인 신상진 광운대 교수는 시 주석의 경고가 오히려 북한이 자기 길을 가도록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신상진 교수/ 광운대] “북한 입장에서도 북-중 관계가 틀어지고 있고 중국이 북한보다 한국을 더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고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중국에게 뭔가 자신의 길을 간다는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할 거에요. 그럼으로써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정책 변화를 제어하려는 생각을 가질 것으로 보입니다.”

신 교수는 특히 도발 시 추가 대북제재와 관련해 중국은 서쪽으로의 진출을 표방한 ‘일대일로’ 외교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에 동쪽에 있는 북한 체제를 불안하게 할 정도의 제재에 동참하기는 부담이 클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군사전문가인 자주국방네트워크의 신인균 대표는 북한이 아직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인 다음달 10일 이전에 발사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신인균 대표/ 자주국방네트워크]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기념일 이전에 미사일을 발사하려면 미사일을 운반해서 기립하는 시간 그리고 연료를 주입하는 시간 이런 것들을 고려했을 때 이번 주말까지는 미사일 운반 같은 그런 결정적 행동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주말까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신 대표는 만일 기념일 전에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을 경우 북한은 보다 유연하게 자신들의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면서 시기를 고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한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8일 자신들의 위성 발사와 핵 억제력 강화는 그 누구도 시비할 수도 침해할 수도 없는 주권 국가의 정당한 자주적 권리 행사라고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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