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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대다수, 교황에 호감'...폭스바겐 차량 1100만대 배기가스 조작


프란치스코 로마 카톨릭 교황이 22일 쿠바를 방문을 마무리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교황은 다음 행선지로 미국을 방문한다.
프란치스코 로마 카톨릭 교황이 22일 쿠바를 방문을 마무리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교황은 다음 행선지로 미국을 방문한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김정우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진행자) 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프란치스코 교황의 미국 방문을 계기로 교황과 관련된 여론조사 결과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첫 소식으로 이 내용들을 소개해 드립니다.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지지율이 떨어져 고심하던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가 결국 사퇴했다는 소식입니다. 매연 배출량을 속인 폭스바겐 디젤 차량이 1천1백 만대에 달한다는 소식, 마지막으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네. 첫 소식입니다. 로마 가톨릭의 지도자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국 동부 시각으로 22일 오후 4시에 미국에 도착합니다. 교황은 미국 방문 기간에 연방 의회에서 연설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내는데요. 이런 가운데 교황이나 가톨릭 교회와 관련된 여론조사들이 나와서 눈길을 끌고 있죠?

기자) 네. 교황의 미국 방문을 계기로 올해 들어 교황과 가톨릭 교회와 연관된 여론조사들이 속속 공개되고 있는데요. 오늘 그 가운데 몇 가지만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먼저 미국 워싱턴포스트 신문과 ABC 뉴스가 이번 달 초에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가 눈에 띄는데요. 조사 결과, 미국 성인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을 좋게 보는 사람의 비율이 가톨릭 교회에 우호적인 사람의 비율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구체적으로 미국 성인 가운데 70%가 현 교황을 좋게 봤고요. 가톨릭 교회를 우호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은 55%를 차지했습니다.

진행자) 일반인들 가운데 교황을 좋게 보는 비율이 70%라면 그렇게 나쁘지 않은 수치인데요. 물론 가톨릭 신자들을 대상으로 하면 이 비율이 훨씬 높아지겠죠?

기자) 물론입니다. 미국 가톨릭 신자들의 경우 교황을 우호적으로 보는 비율이 86%였고요. 교회를 좋게 보는 비율은 81%였습니다. 또 미국 공공종교조사연구소가 지난달에 내놓은 여론조사 결과가 있는데요. 미국 가톨릭 신자 가운데 60%가 지난 몇 년 동안 교회에 대한 생각을 바꾼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이라면 프란치스코 교황이 새로 등극해서 교황 직무를 수행한 기간인데요. 이 기간에 생각이 바뀐 신도들 가운데 59%가 생각이 좋은 방향으로 변했다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전반적으로 보면 일반인이나 미국 가톨릭 신자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좋게 보는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하지만 미국 안에서, 특히 가톨릭 신자들 가운데 교황을 탐탁하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물론입니다. 이런 경향은 대개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 신도들 사이에서 두드러집니다. 지난 7월에 나온 갤럽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보수적인 가톨릭 신자들 사이에서 교황에 대한 선호도가 작년보다 많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사 결과, 보수파 가톨릭교도 가운데 교황을 선호하는 사람의 비율이 45%였는데, 이 비율이 2014년에는 72%였으니까 1년 새 선호도가 많이 떨어진 셈이죠.

진행자) 보수파 신도 가운데서 교황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떨어진 건 역시 프란치스코 교황이 즉위한 다음부터 보여준 언행 때문이 아닌가 싶은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현 교황은 즉위한 뒤부터 지금까지 기존 교황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여서 화제가 됐죠? 가령 기후변화를 꼭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든가 현대 자본주의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교황은 또 가톨릭 성직자들의 무능과 부패를 비난했고요. 또 줄곧 가난한 사람들을 보살피라고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바로 이런 행보가 보수적인 교인들의 심기를 건드렸을 수 있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수적인 신도 사이에서는 교황이 너무 정치적으로 편향된 것이 아닌 가라는 평가도 있고요. 또 자신이 과학자도 아니면서 어떻게 기후변화에 대해서 저렇게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느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게다가 프란치스코 교황이 사회적 약자들을 돌봐야 한다고 항상 강조했는데, 그럼 가톨릭 교회가 금지하는 동성애에 빠진 사람들도 포용하라는 말이냐면서 불만을 터뜨리는 신자들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프란치스코 교황이 기존 교회 교리를 지키지 않고 이를 뒤흔든다는 주장이죠.

진행자) 자, 이렇게 교황을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런데도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국에서 크게 환영받을 텐데요. 교황이 먼저 이곳 워싱턴디시를 찾죠?

기자) 네. 화요일 (22일) 오후에 도착하는데요. 이곳에서 목요일 (24일)까지 머물면서 의회 합동 연설을 하고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냅니다. 교황은 그러다가 뉴욕과 필라델피아에서 공식 일정을 수행하고 일요일 (27일) 저녁에 귀국길에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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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자, 이번에는 정치 얘기를 해볼까요? 공화당 대선 경선에 나온 사람 가운데 1명이 어제 경선을 포기한다고 선언했죠?

진행자) 그렇습니다. 릭 페리 전 텍사스 주지사를 이어 두 번째로 중도에 사퇴하는 경선 후보가 나왔는데요. 바로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입니다. 많은 후보로 붐비는 경선 자리를 정리해서 보수적인 공약을 효율적으로 전달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를 위해 자신이 물러난다고 밝혔습니다. 워커 주지사는 또 이 자리에서 현재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를 겨냥한 듯한 말도 했습니다. 현재 지지율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후보에 맞설 수 있는 진정한 보수 후보를 내세우기 위해 다른 후보들도 자신처럼 경선에서 사퇴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는데요. 이 말은 후보들을 정리해서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꺾을 수 있는 보수 후보를 세우자는 겁니다.

진행자) 그동안 공화당원 가운데 일부는 스콧 워커 주지사를 아주 이상적인 후보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워커 후보가 갑자기 그만두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역시 가장 큰 이유는 지지율이죠? 여론조사를 하면 할수록 워커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사실 워커 후보가 경선에 출마한다고 발표하고 나서 초기에는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기도 했는데, 하지만 지금은 지지율이 한 자릿수로 곤두박질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경선에 참여하는 것이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물론 이렇게 지지율이 떨어진 건 다 이유가 있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많은 미국 언론이 이런저런 분석을 내놓고 있는데요. 중요한 것만 보면 일단 두 차례 치른 TV 토론회에서 워커 주지사가 좋은 인상을 남기지 못한 것이 치명적이었습니다. 사실 벤 카슨 후보나 칼리 피오리나 후보 같은 경우는 토론회를 통해서 지지율을 올렸는데요. 반대로 워커 후보는 이 자리에서 별 활약을 못 하면서 지지율을 많이 까먹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각종 현안에 대해서 이랬다저랬다 하는 모습을 보인 것도 나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워커 주지사가 주 공무원 노조와의 싸움에서 초지일관 강단 있는 모습을 보여서 보수파들의 기대를 모았는데, 경선 후보로서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모양이군요?

기자) 네. 워커 후보는 가령 진화론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여기에 모호한 태도를 취해서 보수파들을 실망하게 했고요. 또 이민개혁에 대한 말을 바꿔서 빈축을 샀습니다. 그 밖에 공무원 노조와 싸워 이긴 자신이 이슬람 무장조직인 ‘ISIL’과의 싸움에서도 이길 것이라고 말하는 등 사리에 맞지 않는 말을 하기도 해서 믿음을 많이 잃었습니다.

진행자) 스콧 워커가 사퇴해서 이제 공화당 쪽에 15명이 남았는데, 워커 후보의 사퇴가 경선 구도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까?

기자) 네. 결론적으로 말하면 워커 후보의 존재감이 약했기 때문에 별 영향이 없을 겁니다. 그것보다는 다른 경선 후보 측에서는 워커 주지사에게 쏠렸던 자금과 조직, 그리고 지지가 자신들에게 돌아오기를 기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제 공화당은 벌써 2명이 사퇴했는데, 민주당 쪽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아직 사퇴한 후보가 없어서 여전히 5명이 민주당 경선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쪽의 유력한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이 월요일 (21일)에 눈길을 끄는 정책을 발표했는데요. 클린턴 후보는 심각한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처방된 약을 살 때 환자가 부담하는 돈의 상한을 매달 250달러로 묶자고 제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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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네. 폭스바겐이라면 독일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죠? 특히 이 회사가 만드는 ‘비틀’이라는 딱정벌레 모양의 자동차가 인기가 많은데요. 그런데 이 회사가 화요일 (22일)에 눈길을 끄는 발표를 했군요?

기자) 네. 이 회사가 만드는 디젤차 가운데 일부가 속임수를 써서 미국 환경 당국의 규제를 피했다는 사실이 지난주에 알려지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화요일 (22일) 폭스바겐 측은 이런 차가 전 세계에 모두 1천1백만 대가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속임수를 써서 규제를 피했다는 게 구체적으로 무슨 말입니까?

기자) 네. 차에 특수한 프로그램을 달아서 매연 검사를 할 때하고 거리에서 달릴 때 차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의 양을 다르게 만들었다고 하는군요.

진행자) 미국에서는 몇 년에 한 번씩 자동차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을 검사해서 만일 매연이 너무 많이 나오면 차 운행을 중단시키거나 아니면 이런 현상을 고치도록 하는데요. 그럼 폭스바겐이 이런 규제를 피하려고 했던 모양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특히 디젤 기름으로 움직이는 차에서는 휘발유를 쓰는 차보다 오염물질이 많이 나와서 환경 관련 당국이 신경을 많이 쓰는데요. 폭스바겐이 만드는 디젤 차량 가운데 일부가 매연검사를 할 때는 정상 판정을 받지만, 실제로 거리를 달릴 때는 오염물질을 엄청나게 많이 배출한다는 사실이 이번에 드러났습니다. 이런 기능은 차에 설치한 프로그램으로 가능했다는데요. 미국 환경보호청은 해당 디젤차가 달릴 때 법으로 허용하는 것보다 40배나 더 많은 산화질소가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참고로 이 ‘산화질소’는 기관지염이나 폐기종, 그리고 천식 같은 호흡기병을 일으키는 오염물질입니다.

진행자) 매연검사를 할 때뿐만 아니라 실제로 밖에서 달릴 때도 오염물질이 덜 나오면 좋을 텐데, 굳이 왜 그런 속임수를 썼을까요?

기자) 네. ‘연비’, 즉 자동차 단위 연료당 주행거리의 비율하고 자동차 성능 때문에 그랬답니다. 폭스바겐 디젤차는 연비하고 성능을 좋게 하면 오염물질이 많이 나온다는데요. 그래서 검사할 때는 매연이 조금 나오게 해서 규제를 통과하고, 실제로 밖에서 달릴 때는 연비와 성능을 위해서 매연이 많이 배출되는 걸 방치한 거죠.

진행자) 그런데 이런 사실이 어떻게 밝혀진 건지 궁금하네요?

기자) 네. 2년 전에 ‘국제 청정교통위원회’라는 한 비영리조직이 많이 팔리는 디젤 차량의 연비와 매연 배출량을 측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조직은 이 작업을 위해서 미국 웨스트버지니아대학교 연구진, 그리고 미국 캘리포니아 주 환경 당국과 손잡았는데요. 조사를 해보니까 특히 일부 폭스바겐 디젤차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겁니다.

진행자) 이 사실이 알려지자 회사 측에서는 뭐라고 대응했습니까?

기자) 네. 폭스바겐사는 처음에는 단순한 기술적 오류라고 발뺌했습니다. 하지만 연방 환경보호청과 캘리포니아 환경 당국이 압박하자 회사 최고경영자가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고요. 또 문제가 있는 차를 더는 팔지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 연방 환경보호청은 미국 안에 있는 해당 차량 50만 대를 모두 리콜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참고로 리콜이라고 하면 ‘결함보상제’를 뜻합니다.

진행자) 자, 문제가 있는 차가 미국에서만 50만 대고 전 세계적으로 1천1백만 대에 달한다고 했는데요. 사실 이걸 다 고쳐주어야 할 텐데, 그럼 회사 측이 앞으로 부담해야 할 돈이 만만치 않겠군요?

기자) 물론입니다. 폭스바겐 쪽 계산으로는 문제가 있는 차를 고치고 소비자들의 믿음을 회복하는데 65억 유로, 미국 돈으로는 73억 달러가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정작 더 무서운 건 미국 정부가 매길 벌금인데요. 현행 미국법으로 계산하면 문제가 있는 차 한 대당 벌금으로 약 3만7천 달러를 매기면 벌금이 무려 18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신뢰 문제 등 보이지 않은 손해까지 치면 폭스바겐사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손해를 볼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김정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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