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이란 핵협상 합의안이 미국 의회를 통과하면서, 다음달 부터 본격적인 이행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군이 시리아 ISIL 대응 전략의 수정을 예고했지만, 여전히 지상군 파병 가능성은 배제했습니다.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 관한 미 고위 군당국자들의 발언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이란 핵 합의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지난 7월 이란과 주요 6개국의 핵 협상에서 역사적인 합의안이 도출됐습니다. 이후 미국 의회는 60일간 검토에 돌입했고, 다수당인 공화당은 합의안을 거부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결국은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따라서 이란 핵 합의안은 큰 장애물인 미국 의회를 통과했고, 이제는 발효를 남기고 있습니다.
진행자) 다수당인 공화당에서 한 목소리로 이란 핵 합의안에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막지 못했군요?
기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미국 의회가 합의안에 반대하는 법안을 채택할 경우, 거부할 것임을 분명히 했었습니다. 의회가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효화 시키려면 전체 의원 3분의 2의 동의가 필요한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공화당 의원들 만으로는 부족하고, 오바마 대통령의 소속당인 민주당 의원들의 이탈표가 있야했습니다. 그런데 민주당 의원들 중에서 핵 합의안을 지지하는 의원들이 충분히 나오면서, 의회 차원에서 이란 핵 합의안을 거부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에서는 마지막 까지도 이란 핵 합의안을 막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던 것 같습니다. 의회 검토 마지막 날인 어제(17일)도 관련 표결이 있었다고요?
기자) 상원에서 이란이 이스라엘을 인정하고 억류한 미국인들을 풀어줄 때까지 이란에 대한 제재 해제를 보류하는 법안에 대한 표결이 있었습니다. 미치 맥코넬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가 제출한 것인데요, 하지만 충분한 찬성을 얻지 못했습니다. 한편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여전히 반대 목소리를 높였는데요. 존 코닌 상원의원은 이번 합의안은 조약이 아니라 정치적 합의일 뿐이라면서, 다음 미국 정부에서라도 현재의 합의안을 무효화시키고 더 나은 새로운 합의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에서 왜 이렇게 이란 핵 합의안에 반대하는 겁니까?
기자) 합의안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혹을 없애기 위해 핵 개발 능력을 장기간 제한하면서, 대신에 이란에 대한 핵 관련 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오바마 정부는 이란의 핵 계획을 완전히 포기시킬 수 없고, 그렇다고 군사력을 동원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이번 합의안은 최선의 방안이라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공화당 반대 의원들은 이번 합의안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에 충분하지 못하다면서, 새로운 협상을 요구했었습니다.
진행자) 결국 이란 핵 합의안이 미국 의회를 통과했는데요. 이제 앞으로 어떤 절차가 있습니까?
기자) 이제는 이란과 주요 6개국이 합의안을 발효하고 본격적인 이행에 돌입하게 됩니다. 이란과 주요 6개국은 다음달 19일 정식으로 합의안을 채택할 예정이고요, 이어 이란이 먼저 약속한대로 핵 활동을 크게 제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여기에는 농축우라늄 보유량과 가동 원심분리기 갯수를 줄이고, 플루토늄 생산이 가능한 중수로 가동을 멈추는 등의 조치들이 들어있습니다.
진행자) 이란에 대한 제재 해제는 언제 이뤄지나요?
기자) 국제원자력기구 IAEA가 이란의 취한 조치를 검증한 후, 미국과 유럽연합은 이란에 대한 핵 관련 제재를 해제해야 합니다. 이란은 또 해외에서 동결된 6백억 달러 규모의 자산도 사용할 수 있게 되는데요. 이란은 그동안 제재로 주요 수입원인 석유 수출 등이 크게 제한되고, 외부의 투자도 받기 어려워지면서 경제가 크게 침체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란에 대한 제재가 해제된 후에도, 경제가 다시 제 궤도에 오르기 까지는 앞으로 여러 해가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어제(17일) 스티븐 멀 전 폴란드 대사를 미국의 이란 핵 합의 조정관에 임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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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다음은 미국의 ISIL 대응 전략에 관한 소식입니다. 미국이 시리아에서의 전략을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요?
기자) 미국 주요 언론들이 미군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입니다. 미국은 당초 시리아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ISIL을 격퇴하기 위해 대규모 온건파 반군 병력을 육성한다는 계획이었습니다. 미군은 공습 지원에 치중하고요. 하지만 기존 계획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이번주 상원 군사위원회에서도 관련 청문회가 열렸었는데, 실제 훈련을 거쳐서 ISIL과의 전투에 투입된 반군은 10명도 되지 않는다고요?
기자) 미국의 당초 계획과 너무나 큰 차이가 있습니다. 미국은 원래 5억 달러의 예산을 들여서, 연간 5천 명 정도의 온건파 반군 병력을 육성한다는 목표였습니다. 하지만 청문회에출석한 로이드 오스틴 중부사령관에 따르면, 현재 훈련을 거쳐 전투에 투입된 반군은 네 다섯 명 뿐이고, 훈련 중인 병력도 100명에서 120명 사이라고 합니다. 그러자 존 맥케인 상원 군사위원장은 미국의 ISIL 대응 전략이 심각한 실패임을 보여준다고 비판했었습니다.
진행자) 어떤 문제가 있었습니까?
기자) 오스틴 사령관이 청문회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자세히 언급하진 않았습니다. 다만 알려진 것은 시리아에서 처한 상황의 일부분이라고만 밝혔습니다. 그동안 미군 관계자들의 발언을 보면, 지원자가 있더라도 과연 믿고 무기를 맡길만큼 확실한 온건파 반군인지 신분검사를 하는 데 가장 큰 어려움이 있었고요. 지원자가 있어도 훈련을 시리아가 아닌 주변 아랍 동맹국 기지에서 실시하기 때문에, 이들을 시리아 밖으로 이동시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또 지난 7월에는 미군이 양성한 반군 50여명이 알카에다 시리아 지부인 알누스라전선의 공격을 받고 대부분 전사하거나 도망치고, 8명은 납치되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진행자) 맥케인 위원장 등은 그동안 계속 미군 지상군 병력 투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는데요. 지상군 파병으로 전략이 수정될까요?
기자) 미군은 여전히 그럴 가능성은 배제하고 있습니다. 미군 관계자는 온건파 반군 육성 목표를 연간 500명, 10분의 1 정도로 줄이고요, 이들이 독자적으로 작전하는 대신에 시리아 쿠르드 민병대나 다른 아랍 동맹군에 파견에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쿠르드 민병대는 그동안 미국 주도 동맹군의 지원을 받으면서, ISIL이 장악했던 시리아 영토를 되찾는 등의 성과를 보였었습니다.
진행자) 시리아 ISIL 대응 작전과 관련해, 미군이 주도하는 연합군 공습에 호주도 처음으로 참여했다는 소식이 있었죠?
기자) 캐빈 앤드루스 호주 국방장관이 지난 16일 시리아내 ISIL에 대한 공습을 처음으로 실시했다고 공개했습니다. 앤드루스 장관은 14일 F/A-18 슈퍼호넷 전투기 2대가 공습에 투입됐고, ISIL의 병력 수송용 장갑차를 파괴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호주가 이라크에서는 이미 ISIL에 대한 연합군 공습에 참여하고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부터 미군이 주도하는 연합군 공습에 참여해왔는데요. 앤드루스 장관은 지난 9일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이라크 북부에서 시리아로 공습 범위를 넓혔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프랑스도 곧 시리아 내 공습에 동참할 계획인데요. 장 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국방장관은 최근 앞으로 수 주 안에 공습이 시작될 것이라면서, 군사 개입이 임박했음을 밝혔습니다. 프랑스는 이미 목표물 확인을 위한 정찰 비행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시리아에 대한 공습 참여를 꺼리던 호주와 프랑스가, 공습 참여를 결정한 이유는 뭡니까?
기자) 르 드리앙 장관은 ISIL이 최근 몇 달 사이 세력을 키우면서, 프랑스 정부의 입장이 바뀌었다고 밝혔습니다. 그 전에는 ISIL에 대한 공습이 시리아의 알 아사드 독재정권을 돕는 일이 될까봐 반군에 대한 무기 제공만을 했는데, 이제는 공습이 필요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겁니다. 또 유럽에서는 시리아 등에서 폭력을 피해 난민들이 몰려들면서, 이들을 처리하는 문제를 놓고 유럽 국가들 사이의 갈등도 깊어지고 있는데요. 난민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인 ISIL 격퇴를 위해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진행자) 시리아 사태와 관련해 또 한 가지 주목되는 러시아의 개입 움직임인데요. 최근 러시아도 군사장비와 병력을 시리아로 보내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앞서 백악관은 러시아가 시리아 서부 라타키아 공군기지에 공습을 위한 전진기지를 구축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는데요. 위성사진을 보면 수백명의 병력과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임시막사를 보냈고요, 또 기지 주변에는 러시아 병력을 보호할 탱크와 포병 등이 배치된 것도 확인됐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러시아는 시리아에 대한 군사 개입을 부인하고 있죠?
기자) 러시아는 며칠 전까지도 시리아에 보낸 인력은 시리아군의 러시아제 무기 운용 등을 돕기 위한 전문가들이며, 오랜 군사 협력의 일환이라고 밝혔었습니다. 또 직접 군사개입하기 위란 준비라는 서방의 관측은 부인했는데요. 하지만 오늘(18일)은 더욱 분명하게 군사 개입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드미트피 페스코프 대통령 대변인은 시리아가 러시아에 병력 파견을 요청할 경우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앞서 어제(17일) 왈리드 무알렘 시리아 외무장관은 필요할 경우 러시아가 시리아 정부군 편에서 싸울 수 있도록 군대를 파견해 줄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러시아의 이런 움직임에 우려하고 있죠?
기자) 미국은 그동안 러시아의 군사 개입이 시리아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해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존 케리 국무장관이 지난 16일 러시아의 의도에 대해 분명히 알기 위해 대화가 필요하다며 회담을 제안했습니다. 또 백악관의 조시 어니스트 대변인은 어제(17일) 미국은 시리아 내 ISIL 격퇴 방안 등과 관련해 러시아와 전술적이고도 실제적인 논의를 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따라서 앞으로 어떤 논의가 이뤄질 지 주목됩니다. 앞서 미국은 러시아가 연합군의 ISIL 대응 작전에 동참할 것을 요구했지만,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어제(17일) 연합군의 시리아에 대한 공습은 불법이며, 러시아는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오히려 서방국들이 시리아 아사드 정권과 협력할 것을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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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아시아로 가보겠습니다.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 관한 최근 미 고위 군당국자들의 발언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고요?
기자) 해리 해리스 미군 태평양사령관은 이번 주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중국이 남중국해에 건설한 인공섬 주변에 계속 미군 함정과 군용기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도 앞서 워싱턴 인근에서 열린 공군 행사에서 비슷한 언급을 했고요. 중국 정부는 오늘 이런 미 고위 군당국자들의 발언에 대해 매우 심각히 우려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미군 함정과 군용기의 접근을 거부한다는 건가요?
기자) 중국 외교부 훙레이 대변인도 '항해의 자유'를 이유로 중국의 주권과 안보에 도전하는 것은 결연히 반대한다면서, 모든 유관국은 중국의 주권과 안보 이익을 존중해서 말과 행동을 신중히 해야 하며, 위험하고 도발적인 조치를 삼가해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주변국과 미국의 입장은 다르지 않습니까?
기자) 해당 해역은 중국 뿐만 아니라 주변 다른 나라들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곳인데요. 중국이 이런 영유권 분쟁 해역 도서에 인공섬과 군사시설을 건설하고, 일방적으로 현상을 변경하려 해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중국의 이런 행동은 국제법과 아태 지역 안보 구조에서 벗어나는 것이고, 외교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지역의 공통된 인식과도 맞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최근 중국이 남중국해 인공섬에 3번째 활주로를 건설 중인 것이 인공위성 사진에 포착됐는데요. 해리스 사령관은 매우 우려스러운 행동이라면서, 항해와 비행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미군 함정과 군용기가 계속 해당 해역에서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김근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