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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청소년 여명학교, 영어말하기 대회 열려


여명학교 개교 10주년 기념식. (자료사진)
여명학교 개교 10주년 기념식. (자료사진)

탈북청소년이 다니는 대안학교인 여명학교에서는 지난 2011년부터 매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어말하기 대회를 실시하고 있는데요, 올해 대회가 열린 현장을 박은정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탈북청소년 여명학교, 영어말하기 대회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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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현장음]

서울 남산동에 있는 한 공간. 청소년들이 영어로 자신의 의견을 발표하는 영어 말하기 대회가 열렸는데요, 이 학생들은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인 여명학교 재학생들입니다. 여명학교에서는 한 미국계 은행의 도움으로 지난 2011년부터 매년 영어 말하기 대회를 열고 있는데요, 올해의 주제는 ‘나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일’입니다. 여명학교 학생들에게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는지 들어봤는데요 첫 번째로 발표한 최향미 학생은 중국과 제 3국을 거쳐 한국에 들어왔을 때를 꼽았습니다.

[녹취: 현장음]

[녹취: 최향미, 여명학교 학생] “저는 원래 수줍음이 많아요. 자신감도 없고. 그래가지고 학교에서 봉사할 때 점심식사 봉사할 때 한 명씩 나와서 봉사하는 게 있거든요. 그런데도 그 때도 나와서 말을 제대로 못했어요. 그런데 이번에 이거 신청하게 된 게 내가 뭐 일등을 해야겠다, 이런 등수를 따지는 게 아니고 경험을 해 봐야겠다, 뭐 다른 데서 해 보는 것보다도 학교에서 친구들, 선생님들 앞에서 하면 내가 조금 틀려도 뭘 잘못해도 다 받아줄 수 있는 선생님들이니까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지 않나 해가지고 경험을 쌓아야겠다, 그래가지고 신청한 거거든요. 그런데 생각보다 그래도 좀 떨리긴 했어도 저는 안 떤다고 했는데 제 몸이 저절로 떨고 있더라고요.”

이미향 학생은 북한에서 아버지와 보냈던 어릴 적 추억을 떠올렸습니다.

[녹취: 이미향, 여명학교 학생] “지금껏 내가 행복했다고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그 주제를 보고 이제 나를 돌이켜 보는 시간 그런 거를 가졌어요. 근데 아빠가 저를 업으시고 진짜 처음으로 업어주셨거든요, 아빠가. 그 날이 이제 기억에 남아가지고 내가 이거를 해야겠다 생각
참가한 학생들은 이번 대회가 영어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합니다.

[녹취: 학생] “외우는 걸 영어를 아예 통째 문장을 이렇게 외워본 적이 없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외워보니까 아, 외울 수 있긴 하겠다. 다음부터 영어 문장을 외울 때 이렇게 외우면 영어에 많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발표할 때 떨리긴 했는데 발표에 대한 자신감도 생겼고.”

“하면서 옛날 어릴 때를 잠시 추억해 보고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비록 동생은 같이 못 있지만 잠시나마 행복해 질 수 있는 시간이… 어려워요. 어렵지만 필수니까 저도 하는 거죠. 여기 말하기 대회도 저 이번에 처음 하는 거라 많이 떨리고 그렇지만 좋은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대회를 지켜보고 응원한 친구들도 이번 대회를 보면서 내년 대회 참가 의지를 다집니다.

[녹취: 학생] “ 진짜 잘 했어요. 그런데 리허설 때 보다 되게 긴장을 많이 해 가지고 실수한 부분도 많긴 한데 그래도 잘 했어요. 진짜 떨지 않고. 저도 영어 말하기 신청했다가 떨어졌거든요. 예선에서. 그렇지만 그래도 이런 언니들이 여기 신청해서 여기 올라와서 자랑스럽고.”

사회를 맡은 허광명 학생은 이번 대회를 지켜보면서 지난 해 대회에 참가했던 순간이 떠오릅니다.

[녹취: 현장음]

[녹취: 허광명, 여명학교 학생] “여명학교 영어말하기 두 번 짼데, 작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실력이 많이 엄청 많이 향상됐어요. 오늘 특히 사회를 보면서 느꼈는데, 모든 학생들의 실력 자체가 너무 뛰어나서 진짜 놀랄 정도로 실력들이 많이 향상됐어요. 애들이… 작년에 많이 긴장, 저도 긴장감을 가지고 했지만 이번 애들은 긴장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잘 해가지고 아, ‘긴장을 안 하나’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너무 잘 했던 것 같습니다, 이번엔. 학생들의 영어 흥미와 영어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또 영어 흥미도 붙이고, 실력도 높이고 일석 이조인 것 같습니다. ”

[녹취: 현장음]

이번 대회의 1등은 북한에서 아버지와 함께 보냈던 추억을 이야기한 이미향 학생에게 돌아갔습니다. 1,2,3등을 결정해 시상하고 나머지 학생들은 모두 4등으로 장려상을 수여했는데요, 여명학교의 이흥훈 교장선생님은 매번 대회를 거듭할수록 발전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대견합니다.

[녹취: 현장음, 이흥훈 교장] “ 여기 나와서 발표한 사람들은 대단한 거예요, 뭔가 자꾸만 도전하고 시도하고 그런 것이 훌륭한 거예요. 올해 도전 안 한 사람들은 내년에 한 번 꼭 도전해 봐요, 알았죠? 다 같이 구호 준비! 미라클! 미라클! 미라클!”

서울에서 VOA 뉴스 박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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