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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난민 수용 프로그램


8일 그리스 동부 레스보스 섬에 도착한 난민들이 난민 등록을 위해 줄을 서 있다.
8일 그리스 동부 레스보스 섬에 도착한 난민들이 난민 등록을 위해 줄을 서 있다.

주요 미국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미국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박영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미국뉴스 따라잡기 시간에는 어떤 주제에 대해 알아볼까요?

기자) 네, 이달 초 전세계를 큰 슬픔과 애통함으로 몰아넣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아일란 쿠르디라는 이름의 세 살짜리 시리아 소년이 터키 해안가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일이었죠. 전쟁을 피해 부모와 함께 시리아를 탈출했던 이 소년이 터키에서 지중해를 건너 그리스로 가려다 보트가 전복되면서 파도에 휩쓸려 터키 해안가까지 밀려온 거였는데요. 모래에 얼굴을 묻은 채 숨져 있는 꼬마 아이의 애처로운 모습은 그 어떠한 말보다 참 많은 이야기를 우리에게 해줬습니다.

진행자) 결국 이 꼬마 아이의 죽음이 계기가 돼서 일부 유럽 국가들이 난민들을 전격 수용하기로 결정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독일과 오스트리아, 프랑스 등 유럽 연합 일부 국가들이 난민을 받아들이고 있는데요. 하지만 수를 헤아리기 힘들 만큼 많은 난민들이 몰려오면서 지금 유럽은 난민문제가 심각한 위기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오늘 뉴스 따라잡기 시간에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미국의 난민정책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또 시리아 난민 사태를 바라보는 미국 정부의 입장과 정치인들의 반응은 어떤지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금 미국은 난민 문제를 어느 부서에서 주관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국무부 산하에 있는 인구난민이주국 (The Bureau of Population, Refugees and Migration)이 주무부서입니다. 인구난민이주국은 현재 미국의 난민수용프로그램, 약칭 USRAP을 전체적으로 총괄하면서, 해외에 있는 난민들을 데려오고, 또 이들의 초기 정착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난민 신청자들의 서류와 자격 심사 여부는 국토안보부와 연방이민서비스국 산하 부서들이, 그리고 미국 내 사회정착프로그램은 보건복지부 산하에 있는 난민재정착사무국(ORR)이 담당하는 등 각 정부 부처간에 유기적 협력을 통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미국의 난민수용프로그램(USRAP)은 어떻게 운영됩니까?

기자) 네, 대체적으로 난민문제를 담당하는 국제기구인 유엔난민고등판무관(UNHCR)이나 미국대사관, 또는 공신력있는 비정부기구 같은 곳에서 난민 신청자를 넘겨줍니다. 그러면 인구난민이주국이 운영하는 재정착지원센터(RSC)가 난민신청에 필요한 모든 준비를 해서 미국 국토안보부로 넘깁니다. 그러면 국토안보부와 이민서비스국이 서류 심사와 면접 등을 통해 최종 결정을 하는 겁니다.

진행자) 전체적인 진행과정은 얼마나 걸립니까?

기자) 평균 약 1년에서 1년 6개월 정도 걸린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각각 처한 상황이 다 다르기 때문에 절차 시간도 다 다릅니다.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시리아 난민의 경우, 테러에 대한 위협 등으로 인해 더 엄격한 심사 과정을 하고 있어 18개월에서 24개월 정도 걸리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어떤 사람이 난민 신청을 할 수 있습니까?

기자) 유엔난민고등판무관이 정하고 있는 국제난민기준을 미국도 일단 따르고 있는데요. 미국은 원칙적으로 종교적 이유나 사상이 다르다는 이유, 또, 인종이나 국적, 사회적 특수 집단이라는 이유로 확실히 박해를 받는 사람들이라고 인정되면 난민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난민으로 미국에 입국하면 자동으로 미국 시민이 되는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난민으로 1년간 미국에 거주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 겁니다. 단 이 기간 동안 일은 할 수 있고요. 1년이 지난 후에 미국에 영구히 거주할 수 있는 자격, 즉 영주권 자격 심사를 다시 받아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영주권을 받고 난 후 5년이 지나면 미국 시민, 시민권을 취득할 자격이 주어지고요. 시험에 통과하면 진짜 미국 시민이 되는 겁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에는 얼마나 많은 난민들이 있습니까?

기자) 국무부 자료를 보면요. 1975년 이래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약 3백만 명의 난민을 받아들였습니다. 2013년 한 해만 보면 미국이 받아들인 난민 수가 6만9천930명에 달하는데요, 이는 난민재정착 프로그램(USRAP)이 정하고 있는 한 해 난민수용수 7만명에 거의 육박하는 수준입니다. UNHCR에 따르면 전세계에는 약 1천5백만명의 난민이 있다고 하는데요. 그렇게 따지면 이 7만명이라는 수는 극히 미미하게 생각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실은 전 세계 나라에서 가장 많은 난민을 받아들이고 있는 나라가 미국입니다.

진행자) 그 많은 난민들 가운데 제 3국에 정착하는 사람이 1%도 채 안된다고 하던데요.

기자) 맞습니다. 한 예로 국무부가 2012년 UNHCR의 자료를 토대로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요. 전 세계에서 재정착한 난민의 77% 가량이 미국에 정착했습니다. 그리고 호주 7%, 캐나다 6% 순입니다. 그러니까 미국 한 나라가 받아들인 난민 수가 다른 25개 나라를 다 합친 것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셈입니다.

#STING

진행자)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미국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시리아 난민 사태와 관련해 미국의 난민 정책 알아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미국이 받아들인 시리아 난민은 얼마나 됩니까?

기자) 네, 2011년 이래 UNHCR에서 넘겨받은 시리아 난민신청건수는 1만7천 건인데요, 그 가운데 약 9%가 난민 자격을 받았습니다. 대신 미국 정부는 시리아 위기가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40억 달러 이상의 인도적 지원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시리아 난민 사태가 심각한 국제현안이 되고 있는데요. 시리아 난민 사태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지난 주와 약간은 달라진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요, 지난주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중동 지역에서 인도주의적 재앙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지만 미국의 난민정책과 관련해 어떤 변화가 있을 걸 내비치는 발언은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어제 피터 부가드 미국 국가안보위원회 대변인이 오바마 행정부가 지금의 국제적 난민사태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활발히 검토 중이라고 밝혀 다소 변화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제는 이 시리아 난민 문제가 내년 대통령 선거에 나서는 후보들에게도 피할 수 없는 주제가 된 것 같은데요?

기자) 물론입니다.최근 미국 대선주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요.더 많은 난민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확실히 밝힌 사람은 몇 명 안됩니다.우선 민주당의 마틴 오말리 후보가 있는데요. 오말리 전 메릴랜드 주지사는 미국이 더 많은 난민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구체적인 수치까지 들어 강조했습니다. 최근 오말리 주지사와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내년에 시리아 난민 6만5천 명을 받아들일 것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오말리 후보 말고, 또 난민들을 더 받아들이자고 한 후보는 누구입니까?

기자) 네, 공화당의 마르코 루비오 후보입니다. 루비오 후보는 플로리다 주 상원의원으로 쿠바 이민자의 아들인데요, 루비오 후보는 한 지역 라디오 방송에서 비슷한 질문을 받자 미국이 더 많은 난민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그런가 하면 또 한 사람 눈에 끄는 인물이 있는데요. 바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입니다. 트럼프 후보는 난민들을 더 많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확실하게 말하지는 않았는데요, 하지만 한 텔레비전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아마도 더 많은 난민을 수용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 그럴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답을 했습니다. 그 동안 연일 불법 이민자들에게 막말을 해온 트럼프 후보가 이런 입장을 보인 건 상당히 의외라고 하겠습니다.

진행자) 그럼 더 많은 난민 수용에 반대하는 후보들은 누가 있을까요?

기자) 공화당의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와 칼리 피오리나 후보 등이 있는데요. 이들은 미국이 이슬람수니파극단주의 무장세력 ISIL과 싸우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반대입장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진행자) 다른 유력한 주자들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네, 현재까지는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 버니 샌더스 후보, 또 공화당의 젭 부시 후보 모두 직접적인 반응은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클린턴 후보는 한 텔레비전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마음이 아프다. 전 세계적으로 보다 적극적인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식의 답변으로 돌려 말했고요.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는 미국도 난민문제에 있어 고통분담을 해야한다고 했는데요. 하지만 가장 일차적인 책임은 유럽이 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런가하면 공화당의 랜드 폴 후보는 미국은 난민들을 늘 환영해 왔지만 모든 사람들을 다 받아들일 수 는 없다며 한계를 긋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끝으로 미국에 있는 북한 출신 난민들은 얼마나 되는지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미국정부가 북한출신 난민을 받아들인 건 지난 2004년 제정된 북한인권법에 따라 2006년 9명을 받아들인 게 처음이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올해 7월까지 난민 지위를 부여 받은 탈북민 수는 모두 186명인 것으로 집계돼 있습니다.

진행자) 네 미국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박영서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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