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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 대북 라디오 방송 신설 계획


영국 런던의 BBC 방송국 본부 건물. (자료사진)

영국 런던의 BBC 방송국 본부 건물. (자료사진)

영국의 ‘BBC’ 방송이 북한에 대한 라디오 방송 송출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BBC’에 예산을 지원하는 영국 정부가 부정적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실제로 방송이 이뤄질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 ‘BBC’방송이 7일 앞으로 10개년 계획의 일환으로 대북 방송을 신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방송의 토니 홀 사장은 이날 러시아어 TV 방송과 함께 북한에 대한 일일 라디오 뉴스 송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방송 일정 등 구체적인 내용과 계획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세계 최대 공영방송인 ‘BBC’가 대북방송 계획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영국에서는 지난 2008년 의회에서 열린 북한 민주화 방안 회의 중 ‘BBC’의 대북방송 필요성이 제기된 뒤 의원들과 민간단체들을 중심으로 대북방송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데이비드 앨튼 상원의원 등 여러 의원들은 북한에서 최악의 인권 탄압이 오랫동안 계속되는 것은 주민의 눈과 귀를 멀게 하는 북한 정권의 정보 봉쇄 때문이라고 지적해 왔습니다. 그러면서 세계적으로 신뢰를 받고 있는 ‘BBC’ 방송이 이런 봉쇄를 무너뜨리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며 대북방송 신설을 촉구해 왔습니다.

하지만 ‘BBC’ 방송 경영진은 북한에서 주민들이 라디오를 듣기 어려운 현실과 북한 당국의 엄격한 통제, 전파 방해 등을 이유로 2년 전까지만 해도 부정적 견해를 보였습니다.

‘BBC’ 국제방송에 예산을 지원하는 영국 외교부 역시 제작비 대비 효율성과 의미, 효과 측면에서 한국어 방송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영국 정부의 이런 입장은 북한에 대한 비판적 개입, 즉 북한의 개탄스런 인권 상황을 비판하면서도 인도주의와 개발 지원 등을 통해 북한 내부의 변화를 유도하겠다는 정책이 반영됐다는 지적입니다.

하지만 ‘BBC’ 방송은 지난 2013년 대북방송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뒤 올해 1월에 발표한 ‘뉴스의 미래’ 보고서에서 “북한에 효과적인 방송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습니다.

특히 당시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BBC’ 국제방송의 핵심 원칙 가운데 하나가 언론자유가 부족한 나라 국민들에게 봉사 (방송)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측면에서 “북한 주민들에게 뉴스를 전달할 수 있는 가능한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었습니다.

‘BBC’ 방송의 입장 전환에는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COI)의 최종 보고서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이클 커비 조사위원장은 지난해 3월 영국 ‘인디펜던트’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BBC’ 의 대북방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커비 위원장은 ‘BBC’ 방송이 세계와 광범위하게 단절된 북한 주민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BBC’ 방송은 진실하고 공정한 방송이란 평판이 있기 때문에 북한 변화에 기여할 수 있는 특별한 잠재성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BBC’가 대북방송 신설 계획을 발표했지만 실제로 실현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BBC’ 방송에 대북방송 신설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여온 유럽북한인권협회 (EAHRNK)의 마이클 글렌딘닝 국장은 7일 회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당장 방송이 이뤄질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영국 정부의 정치적 의지가 없고 ‘BBC’에 대북방송 신설에 대한 예산 지원도 없기 때문에 당장 성사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겁니다.


글렌딘닝 국장은 이날 미 ‘블룸버그 뉴스’에 영국 정부가 공식적으로는 예산 문제를 대북방송의 반대 이유로 삼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북한과의 외교관계가 위태로워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영국 리즈대학의 북한 전문가인 에이든 포스터-카터 연구원 역시 ‘블룸버그 뉴스’에 정부의 예산 지원 없이 방송은 하기 힘들다며 영국 정부의 견해가 부정적임을 밝혔습니다.

영국 외교부는 7일 현재 ‘BBC’의 대북방송 계획에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BBC’ 의 토니 홀 사장은 이날 대북방송 외에 러시아어 TV 방송과 에티오피아, 에리트레아에 대한 라디오 방송 신설 계획도 발표했습니다.

‘BBC’ 방송 대변인은 이에 대해 전세계 표현의 자유 신장과 정확하고 공정하며 독립적인 뉴스를 통해 민주주의를 지킨다는 강력한 결의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BBC’ 방송은 지난 1922년 첫 방송을 송출한 이래 현재 전세계 5억 명의 시청자와 청취자를 확보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공영방송국입니다.

특히 국제방송은 28개 언어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2010년 이후 예산이 계속 축소돼 왔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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