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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영상물 시청한 북한 주민 재판 동영상 공개돼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신문이 4일 북한에서 미국 영화를 시청하고 복제한 혐의로 공개재판을 받는 동영상을 입수해 일부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텔레그래프’ 웹사이트 캡처.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신문이 4일 북한에서 미국 영화를 시청하고 복제한 혐의로 공개재판을 받는 동영상을 입수해 일부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텔레그래프’ 웹사이트 캡처.

북한에서 외부 동영상을 시청하고 복제한 혐의로 체포된 주민들을 재판하는 동영상이 영국에서 공개돼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북한인권 단체들은 북한 당국이 외부 영상에 대한 단속과 처벌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신문이 4일 북한에서 미국 영화를 시청하고 복제한 혐의로 공개재판을 받는 동영상을 입수해 일부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했습니다.

지난 2013년 9월에 촬영된 이 동영상은 30살과 27살인 남성 2 명이 함경북도 청진의 라남구역 공설운동자에서 재판을 받는 장면을 담고 있습니다.

이들은 제목이 불분명한 미국 영화를 시청하고 이를 이동형 저장장치인 USB (메모리 막대기)에 저장하고 DVD 알판 녹화기로 복제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습니다.

북한에서 한국 연속극 등 외부 녹화물 시청이 크게 늘어 당국의 처벌이 강화되고 있다는 소식은 탈북민들과 인권단체들을 통해 꾸준히 제기됐지만 실제로 재판을 받는 장면이 외부에 공개된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청진시 라남구역 담당 검사 강석남은 영상에서 피고들의 혐의는 “중대한 범죄”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한 피고에게 자본주의 이데올로기에 빠져있다며, 한국에 있는 북한 조직원들을 통해 혐의가 드러났다고 주장했습니다.

‘텔레그래프’ 신문은 두 사람이 해명 기회도 갖지 못한 채 9개월의 노동단련형을 선고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은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한국 등 외부 녹화물 시청과 유포에 대한 처벌을 계속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은 지난 7월 발표한 ‘2015 북한인권백서’에서 북한 주민들이 한국 녹화물을 시청하는 사례가 늘어 북한 당국이 단속과 처벌을 강하화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통일연구원은 특히 탈북민 수 백 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조사를 한 결과 최근에는 한국 녹화물 시청과 유포를 정치적 범죄로 규정해 교화형을 선고한다는 증언들이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녹화물 단순 시청이 아닌 CD 알판을 반입해 유포한 경우에는 짧게는 3년에서 길게는 15년의 교화형은 물론 사형까지 선고한다는 증언도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럼에도 주민들의 시청 사례가 계속 늘자 북한 당국은109소조, 1018상무, 1019상무, 627 상무 등을 조직해 특별단속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탈북자들과 대북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퇴폐적 문화 반입과 유포에 대해 형법 183조를 적용해 최고 노동교화형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한국 통일연구원은 특히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2013년 12월 불법 녹화물에 대한 특별 방침을 하달한 뒤 단순 시청도 한국행을 기도한 것과 같이 취급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주민들이 한국 드라마 등 외부 영상을 통해 바깥 세계에 눈이 열리고 비판적 사고를 갖게 되는 것을 북한 당국이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는 곧 정권과 체제 유지에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통일연구원은 백서에서 북한 주민들이 외부 녹화물을 시청한 뒤 한국에 대한 동경과 북한 당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지는 게 일관적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COI)는 지난해 발표한 최종 보고서에서 주민들에 대한 북한 당국의 이런 탄압은 세계인권선언이 보장하는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유린하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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