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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역대 최대 열병식 군사력 과시...시진핑 주석 '세계 평화 역할' 강조


3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이 열렸다.

3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이 열렸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중국으로 가보겠습니다. 앞서 한반도 뉴스 시간에 전해드렸지만 중국 베이징에서는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열병식이 열렸는데요, 이 소식 자세히 살펴볼까요?

기자) 오늘(3일) 열린 열병식은 중국 역대 최대 규모였습니다. 톈안먼 광장에서 오전 7시에 시작해서 70분 정도 진행됐고, 각국 정상급 인사들과 국제기구 대표 50여명도 참석했습니다. 앞서 전해드렸듯이 한국 박근혜 대통령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각 국 정상급 지도자들과 함께 톈안먼 성루에서 열병식을 참관했는데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이어 시 주석의 오른쪽 바로 두 번째에 앉았습니다. 또 행사장에 입장할 때는 시 주석과 나란히 걸으면서 대화를 나눴고요, 기념촬영 때도 시 주석 부부의 바로 왼쪽에 섰습니다. 반면 북한 대표로 간 최룡해 노동당 비서는 열병식을 참관할 때 앞줄 오른쪽 맨 구석에 앉았고요, 기념촬영 때는 두번째 줄로 밀렸습니다. 외신들은 이런 자리 배치는 한중관계, 북중관계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중 관계는 어느때보다 가깝지만 북-중 관계는 불편해졌다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지난 5월 러시아 전승절 행사에는 북한의 명목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참석했고, 특별기로 모스크바에 갔는데요. 하지만 이번에는 최룡해 비서가 그것도 민항기를 갈아타가면서 베이징에 도착했습니다. 중국이 최 비서를 정상급 인사로 예우하긴 했지만, 북-중 간의 불편한 관계를 반영한 거란 지적입니다. 반면 한국에서는 러시아 전승절 당시 윤상현 의원이 박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참석했지만, 이번에 박 대통령이 직접 간 것도 그만큼 중국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음을 반영합니다.

진행자) 중국과 러시아 모두 올해 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한 70주년을 기념하고 있는데, 날짜가 다른 점도 특이하군요?

기자)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은 5월에 일본은 8월에 각각 무조건 항복을 선언하면서 전쟁의 막을 내렸었습니다. 러시아는 다른 유럽국가들과 함께 독일이 항복한 5월 8일을 전승절로 정했습니다. 한편 중국은 일본의 항복문서를 전달 받은 9월 3일을 전승절로 기념하면서, 이름도 '항일전쟁과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전일'로 부르고 있습니다. 남북한의 광복절은 일본이 항복을 선언한 8월15일이죠.

진행자) 다시 베이징 열병식으로 돌아가서요, 박근혜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외에 또 어떤 나라 정상들이 참석했습니까?

기자) 중국 발표에 따르면 각국 정상급 지도자는 30명이 참석했는데요. 대부분 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남미 그리고 구 소련 연방에 속했던 나라들입니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 정상은 거의 참석하지 않았는데요. 유럽에서는 체코의 밀로스 제만 대통령이 유일하게 참석했습니다. 대신 서방국가들은 정부 고위급 대표를 보냈는데요. 미국과 독일은 주중대사가 참석했고, 프랑스는 로랑 파비우스 외무장관, 영국은 케네스 클라크 전 법무장관을 대표로 보냈습니다.

진행자) 국제기구 수장들도 참석했죠?

기자)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등 10여명이 참석했는데요. 앞서 일본 정부는 반 총장의 열병식 참석에 불만을 표했었습니다. 중립성에 문제가 있다는 견해를 공개적으로 밝혔는데요. 하지만 반 총장은 과거의 교훈을 통해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면서 참석 의지를 밝혔고, 열병식에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일본에서는 대표단을 보내지 않았나요?

기자) 보내지 않았습니다. 앞서 중국은 51개국에 열병식 초청장을 보냈고, 일본과 필리핀만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늘 열병식에 일본 정부의 공식 대표는 없었고, 무라야마 도이치 전 총리가 개인 자격으로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톈안먼 성루에 각국 정상들 뿐만 아니라 중국 공산당 원로들도 보이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 주석의 오른쪽에는 각 국 정상급 지도자와 국제기구 대표들이 앉았고 왼쪽에는 공산당 원로들이 앉았습니다. 시 주석의 왼쪽으로는 장쩌민 전 주석과 후진타오 전 주석 순으로 앉았고, 원자바오, 주룽지, 리펑 등 전 총리들도 참석했습니다. 특히 장쩌민 전 주석의 모습이 눈길을 끄는데요. 시 주석 집권 이후 장 전 주석의 일부 측근들이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으면서, 장 전 주석 본인도 부패연루설이 나돌았었는데, 오늘 열병식에서는 건재를 과시했습니다. 또 이들 원로들을 성루에 배석시킨 것은, 대내외에 공산당 지도부의 단결된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란 분석도 있습니다.

진행자) 참석자들의 면면을 살펴봤고, 오늘 열병식은 어떻게 진행됐습니까?

기자) 시 주석 내외와 주요 참석자들의 기념촬영에 이어 56문의 예포가 70발의 축포를 발사하면서 열병식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이는 56개 민족으로 구성된 중국의 항일 전쟁 승리 70주년을 기념한다는 뜻입니다. 중국 국가가 연주되고 국기인 오성기가 계양됐습니다. 계속해서 시 주석의 기념사와 역대 최대 규모의 열병식이 진행는데요. 70분간 계속된 열병식에는 1만2천여 명의 병력과 500여대의 무기 장비, 200여대의 군용기가 동원됐습니다. 군인들의 행진에 이어, 탱크와 무인기, 전투기,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 등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열병식이 끝날 때는 평화를 상징하는 수 천 마리의 비둘기와 7만 개의 풍선이 하늘로 날려보내기도 했습니다. 중국에서는 오늘을 휴무일로 지정했는데요. 톈안먼 광장에는 1만9천 여명의 중국인들이 열병식을 보기위해 나왔고요, 방송들도 열병식 장면을 생중계했습니다.

진행자) 베이징이 원래 대기오염이 심각한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 오늘 하늘은 구름이 좀 끼긴 했지만 아주 쾌청하더군요?

기자) 중국 당국이 이번 열병식을 준비하면서, 대기오염을 일으키는 차량 운행과 공장 가동 등을 철저히 통제했기 때문입니다. 베이징에서는 차량을 절반만 운행하는 홀짝제을 강제 시행했고요, 베이징은 물론 톈진 시, 또 1천km 가까이 떨어진 허난성 까지도 공장 1만2천여 곳의 문을 닫고 건설 현장 9천여 곳의 공사도 중단시켰습니다.

진행자) 시 주석은 기념사에서 어떤 말을 했습니까?

기자) 오늘 열병식은 중국의 군사력을 과시하는 자리였지만, 시 주석의 기념사는 평화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시 주석은 전쟁이라는 역사의 비극은 평화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준다면서, 중화민족은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이며 중국은 결연히 평화 발전의 길을 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중국이 어디까지 발전한다고 해도, 영원히 패권주의를 추구하지 않고, 영토 확장도 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중국이 과거에 겪은 비참한 상황을 다른 민족에 강요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시 주석이 오늘 연설에서 병력 감축 계획도 밝혔다고요?

기자) 시 주석은 중국 인민해방군은 조국의 안전과 평화, 세계의 평화를 지킨다는 사명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면서, 앞으로 병력 30만 명을 감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현재 중국 인민해방군 규모가 얼마나 됩니까?

기자) 세계 최대인 230만 명인데요. 30만 명을 줄이더더라도 200만명으로 여전히 1위 입니다. 한편 양위진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30만 명 감축 계획에 대해, 주로 노후 장비부대 축소와 조직 구조조정, 비전투인력 감축에 맞춰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열병식에서 어떤 무기들이 선보일지도 관심이 높았는데요?

기자) 앞서 중국 군당국은 열병식에 나올 무기들이 모두 중국산이고, 84%는 최신이라고 발표했었는데요. 특히 중국군의 전략미사일 부대인 제2포병에서 운용하는 미사일도 등장할 거라고 예고했었습니다. 오늘(3일) 열병식에 등장한 무기 중에서도 첫 선을 보인 '둥펑-21D' 탄도미사일이 가장 관심을 모았는데요. 미사일은 사거리가 1천500km 정도로, 태평양의 미군 항공모함을 타격하기 위한 미사일로 알려졌고, 중국 관영매체도 '항공모함킬러' 불러온 미사일입니다. 또 사거리가 3000에서 4000km에 달해서 미군 괌 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둥펑-26' 미사일도 등장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가장 최신의 전략미사일은 공개하지 않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 열병식에 사거리 1만1천200km로 미국 본토 대부분을 사정권에 두는 '둥펑 31A'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나왔지만, 이 미사일의 최신 개량형인 '둥펑-31B'와 다탄두 미사일로 알려진 '둥펑-41'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공개할 경우 제원 등이 드러날 것을 우려했을 수 있고요, 아직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거나, 미국을 지나치게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진행자) 군용기 200대도 열병식에 나왔다고요?

기자) 공중에서는 전투기와 폭격기, 함재기, 해상초계기, 공중급유기와 공중조기경보기 등이 등장했습니다. 주력 전투기인 '젠-10'과 '젠-11' 등이 하늘을 갈랐고, 함재기인 '젠-15'도 몇 년 전 시범비행 장면이 공개된 후 처음으로 열병식에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중국판 스텔스 전투기로 알려진 '젠-20'과 '젠-31' 등 최신예 전략무기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이번 열병식에 대한 외부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서방 언론들은 중국이 이번 열병식을 통해 국내외에 군사력을 과시하면서, 동시에 국제사회가 중국을 위협으로 느끼지 않아도 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특히 시 주석의 병력 30만명 감축 발언은 예상하지 못했던 깜짝 발언으로 전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대로 노후됐거나 불필요한 병력을 구조조정하는 차원이며, 오히려 중국이 그동안 추진해온 군 현대화 작업의 일환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앞서 말씀드린 달라진 한중관계 북중관계의 위상을 다룬 언론들도 있습니다.

진행자) 일본 정부는 이번 열병식과 관련해 즉각 불편한 반응을 보였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시 주석이 오늘 기념사에서 양국간 화해를 언급하지 않은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습니다. 또, 중국이 과거의 불행한 역사에 과도하게 초점을 맞추지 말고 미래지향적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의 반응은 없었습니까?

기자) 중국의 이번 열병식에 대한 반응은 없었고요. 어제(2일)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2차대전 종전 70주년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10만 명이 넘는 미군 장병들의 희생을 추모하면서, 이들을 비롯한 모든 참전 미군들에게 결코 갚을 수 없는 감사의 빚을 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미-일 관계도 언급했는데요. 과거 적에서 70년이 흐른 지금 가장 가까운 동맹으로 발전한 미-일 관계는 화해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오늘(3일) 열병식에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도 열렸다고요?

기자) 올해 들어 두 정상간의 세 번째 회담이었습니다. 두 정상은 두 나라의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한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시 주석은 중국과 러시아는 2차 세계대전의 주요한 전장으로 가장 큰 희생을 치렀고, 승리에도 큰 공을 세웠다면서, 올해 양국 정상이 서로의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 것은 지역과 세계 평화를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열병식 기념사에 이어 다시 평화를 강조하고 있죠. 시 주석은 또 중국은 두 나라의 전면적인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전방위적으로 확대하는 데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중국 매체는 두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외교와 인프라, 교육, 에너지, 투자, 무역 등 여러 분야에서 20여건의 협력 문건에 서명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은 어떤 발언을 했습니까?

기자) 중국의 오늘(3일) 열병식에 큰 인상을 받았다면서, 올해 두 나라 군대가 서로의 전승 행사에 참석한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습니다. 또 시 주석이 열병식에서 평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힌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김근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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