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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소행 강제실종 전세계 20만 명'


지난 2011년 비무장 지대 인근 임진각에서 열린 납북자 기념 행사에서 한국의 납북 희생자 가족들이 사진을 들고 울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11년 비무장 지대 인근 임진각에서 열린 납북자 기념 행사에서 한국의 납북 희생자 가족들이 사진을 들고 울고 있다. (자료사진)

8월30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강제실종 희생자의 날’ 입니다. 유엔은 20만여 명이 한국과 일본 등 세계 도처에서 북한에 의해 강제실종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은 지난 2010년 열린 제65차 총회에서 8월30일을 ‘세계 강제실종 희생자의 날’ 로 지정했습니다.

강제실종이란 국가기관, 또는 국가의 역할을 자임하는 단체에 의해 체포, 구금, 납치돼 실종되는 것을 말합니다.

특히 강제실종된 당사자는 물론 그 가족, 나아가 사회 전체에까지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인권 침해 중에서도 매우 심각한 사례로 규정되고 있습니다.

유엔은 이 문제가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세계적인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북한도 강제실종 문제가 심각한 나라 가운데 하나입니다.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COI는 지난해 2월 발표한 최종 보고서에서, 북한이 1950년 이후 국가정책이란 명목 아래 다른 나라 국민들을 조직적으로 납치하고 송환하지 않음으로써 대규모 강제실종 사태가 초래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처럼 다른 나라에서 북한으로 납치돼 강제실종된 사람의 수가 어린이를 포함해 2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에 의한 납치와 강제실종 대부분이 한국전쟁과 1959년에 시작된 재일 조선인 북송과 관련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13년 9월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가 서울에서 개최한 공청회에서 강제실종 피해자 가족인 김남주 씨가 증언한 내용입니다.

[녹취 : 김남주 강제실종 피해자 가족] “그 바람에 저희 단란했던 가정은 풍비박산이 됐어요. 지금 생각하면 저놈들은 진짜 악랄한 놈들이예요. 사람들을 납치해가고 재산을 강탈하고 그러면서 평화로웠던 저희 가정을 전부 파괴시키고.. ..그 때 받은 고통을 6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지울 수가 없어요”

김 씨의 아버지는 한국전쟁 초기인 1950년 8월에 북한 군에 끌려간 뒤 소식이 끊겼습니다.

북한인권 조사위원회의 최종 보고서는 또 북한이 1960년대와 80년대 사이에 한국과 일본, 그리고 다른 나라에서 수 백 명을 납치했고, 1990년대부터는 중국과 레바논, 말레이시아, 루마니아, 싱가포르, 태국 등의 국적을 가진 사람들도 납치하는데 관여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납치 행위에 군인들과 정보요원들을 동원했으며, 이런 행위는 특히 최고 지도자 차원에서 승인됐다고 보고서는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관련 사실을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습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의 김명철 참사는 지난해 5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열린 북한인권에 관한 정례검토 UPR 에서 COI 보고서 내용을 전면 거부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명철 참사] “국군포로 문제는 이미 반세기 이전에 정전협정에 따라 진행된 포로교환으로 다 해결된 문제이고, 또 이른바 납북자 문제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 1주기 심의 때 명백히 한 문제입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북한에 문제 해결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마루즈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지난 3월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 당국을 압박했습니다.

[녹취; 다루스만 특별보고관] "Sooner or later, the government of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북한 정부는 희생자와 가족들에게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안긴 납치와 강제실종 등 모든 인권 침해에 대해 조만간 답변을 해야만 한다는 겁니다.

이어 다루스만 보고관은 문제 해결을 위한 유엔 회원국과 시민단체 등 국제사회의 다각적이고 포괄적인 전략을 제시하면서, 최종 목표는 책임자 처벌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오는 9월21일 열릴 예정인 북한인권 상황에 관한 패널토론회에서도 북한에 의한 납치와 강제실종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입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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