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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정상 통화, 경제 문제 등 협의...프랑스 열차 총기범, 테러 관련 기소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4월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4월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세계 여러 나라의 중요한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통화하고, 미국 정보당국이 일본 정부 고위 관리들을 도청했다는 의혹에 대해 유감을 표했습니다.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급속한 확장 움직임에 대응해, 아태 지역에서의 군사 훈련을 늘일 것이라고 미 태평양 함대 사령관이 밝혔습니다. 프랑스행 고속열차에 무장하고 탔다가 미군 등에게 제압당한 모로코인이 테러 관련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미-일 정상간의 통화 소식부터 알아보죠?

기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오늘(26일) 오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통화하고 얼마 전 불거진 미국 정보당국의 일본 고위 관리 도청 의혹에 대해 유감을 표했습니다. 이런 사실은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이 오늘 일본 언론에 밝힌 것인데요. 아직 미국 백악관에서 두 정상 간의 이번 통화에 대해 발표한 내용은 없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일본 고위 관리들에 대한 도청 의혹이 어떤 겁니까?

기자) 폭로 전문 매체 '위키리크스'가 지난달 제기한 것입니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비밀 문서에 따르면 미국 정보당국은 아베 총리의 첫 재임 시절인 지난 2006년 부터 일본 내 기업과 정부 각료, 개인이 사용하는 전화 회선 수십개를 도청했습니다. 도청한 내용은 미-일 관계와 무역 협상, 기후 변화 전략 등에 관한 것이었다는 게 위키리크스의 주장이었습니다.

진행자) 그럼 오바마 대통령이 그런 도청 의혹을 인정했나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스가 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도청 의혹을 인정했다고 밝히진 않았습니다. 다만 오바마 대통령은 일본 내에서 그런 논란이 생긴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도 이달 초 이 문제와 관련해 아베 총리와 통화했었는데요. 당시 일본 정부 발표에 따르면 바이든 부통령도 유감을 표했고요, 또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발령한 대통령령에 근거해, 미-일 동맹의 신뢰를 해칠 일은 하고 있지 않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일본의 아베 총리는 어떤 입장이었나요?

기자) 스가 장관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번 사안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했으며, 이 같은 의혹은 두 동맹 간의 신뢰를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본 정부도 위키리크스가 제기한 의혹이 사실인지의 여부는 지금까지 확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위키리크스에서 제기한 미국 정부의 도청 문건 때문에, 미국이 동맹국과 외교적 갈등을 빚은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3년 미국 정보당국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개인 전화를 도청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독일 정부가 미국에 항의하고 해명을 요구했었습니다. 또 지난 6월에는 미국이 지난 3명의 프랑스 대통령을 도청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는데요. 그 때마다 미국 정부는 유감을 표하고, 현재 그런 도청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일본은 앞서 독일이나 프랑스 정부만금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진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오늘 통화에서 또 어떤 대화를 나눴습니까?

기자) 두 정상은 40분 정도 통화했는데요.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두 정상이 최근 중국의 위안화 평가 절하와 금리 인하, 세계적인 주가 하락과 경기 둔화 우려 등 다양한 경제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으며, 협력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는데요. 두 정상은 정체를 보이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TPP의 조기 타결을 위해 협력하는 데도 의견을 함께했습니다.

진행자) 주로 경제 문제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 같군요?

기자) 그 밖에 다른 현안들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는데요. 미-일 정상은 최근 남북한이 긴장 완화에 합의한 것을 환영하면서, 북한 정세에 대해 계속 협력한다는 방침도 확인했다고 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베 총리의 전후 70주년 담화문에 대해서도 거듭 지지 의사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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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다음 소식입니다.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 함대 사령관이 아태지역에서 군사 훈련 확대 계획을 밝혔다고요?

기자) 해리스 사령관은 오늘 마닐라에서 필리핀 군 지휘관들과 회담했는데요. 최근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급속한 확장 움직임에 대응해, 아태 지역에서 군사와 인도적 지원 활동 훈련을 늘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인 계획도 밝혔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다만 해리스 사령관은 미 국방부의 새 아태해양안보전략에 대해 필리핀 군 당국자들에게 설명하면서, 그런 부분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필리핀과 베트남 등 남중국해 국가들은 최근 중국의 움직임에 심각한 우려를 느끼고 있는데요. 중국은 남중국해 대부분의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다른 주변국들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분쟁 해역에 인공섬과 군사 시설을 건설하고 있고, 석유 시추 작업을 일방적으로 강행하기도 했습니다. 필리핀 등은 중국의 이런 움직임에 대응해 미국과의 안보 협력을 강화해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중국의 이런 움직임에 대응해 미군도 남중국해 등에서 군사 훈련을 확대하겠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해리스 장관은 필리핀과도 합동 훈련의 규모와 횟수를 늘리고, 훈련의 수준도 높이기로 했다는 게 두 나라 지휘관 회의에 배석한 미군 관계자가 전한 내용입니다. 한편 레스티튜토 파딜라 필리핀 군 대변인은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미국의 초점은 해양의 자유를 보호하고, 충돌을 방지하며, 국제법에 따라 문제를 해결하는 데 맞춰져 있다고, 기자 브리핑에서 밝혔습니다.

진행자) 앞서 중국이 남중국해에 매립한 인공섬 면적이 최근 급속히 확대됐다는 미군 보고서도 있었죠?

기자) 미국 국방부가 최근 공개한 아태해양안보전략 보고서에서 밝힌 내용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이 남중국해에 매립한 인공섬 면적은 그 전에 파악됐던 것 보다 크게 늘었는데요. 지난 6월말 기준으로 총 2천900 에이커, 1천170 헥타르에 달한다는 겁니다. 이는 앞서 파악됐던 2천 에이커 보다 45% 넓어진 것입니다.

진행자) 인공섬 면적이 50% 가까이 늘었다는 건, 적어도 6월까지 중국이 매립 작업 속도를 크게 높였다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그만큼 주변국들의 우려도 크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지난 2013년 12월 이후 영유권 분쟁해역 7 곳에서 일방적으로 인공섬을 조성하면서 주변국들의 큰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미 국방부 보고서도 중국이 인공섬과 여러 시설을 건설함으로써,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남중국해에의 물리적 현상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려는 중국의 이런 시도는 지역 긴장을 낮추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인공섬에 어떤 시설을 건설하고 있습니까?

기자) 활주로와 대형 정박시설, 막사 등 군사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을 짓고 있는데요. 이번 국방부 보고서는 특히 스프래틀리 군도의 피어리크로스 암초에 건설 중인 활주로가 거의 완성 단계라면서, 중국군은 항공모함에 탑재한 함재기를 이 활주로에서도 이착륙 시킴으로써 더욱 지속적인 작전을 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주변국들도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군사 작전 능력이 확대되는 데 대해 직접적인 우려를 밝혀왔는데요. 앞서 필리핀 정부는 중국이 인공섬 활주로에서 전투기를 운용할 경우 자국 전역이 작전 반경에 들어간다며, 이는 전쟁을 야기할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라고 경고했었습니다.

진행자) 이런 우려에 대해 중국 정부는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중국은 최근 남중국해 인공섬 매립을 중단했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습니다. 또 인공섬에 건설한 시설은 해양 수색과 구조, 재난 지원 등의 목적에 사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동시에 군사용으로 사용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용도가 될지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중 관계와 관련해, 수전 라이스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곧 중국을 방문한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백악관이 어제 발표한 내용입니다. 라이스 보좌관이 오는 28일부터 이틀간 베이징을 방문하고,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등 외교, 안보 분야의 고위 관리들과 만나는데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워싱턴 방문을 앞두고 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하기 위해서란 관측입니다.

진행자) 시 주석이 언제 미국을 방문하죠?

기자) 다음달 말로 이제 한 달 정도 남았습니다. 주석 취임 후 첫 국빈 방문으로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예정돼있습니다. 한편 백악관은 라이스 보좌관이 중국 관리들과 만나 두 나라의 보다 건설적인 관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점을 강조하고, 견해가 다른 분야들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눌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견해가 다른 분야는 앞서 얘기한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등이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외에 중국의 해킹, 인권 문제 등도 그동안 두 나라가 첨예하게 대립해온 사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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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프랑스행 고속열차 총격 사건 관련 후속 보도입니다. 붙잡힌 총기범이 테러 관련 혐의로 기소됐다고요?

기자) 프랑스 검찰이 어제(25일) 기소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모로코인 아유브 엘 카자니는 지난 21일 네덜란드에서 프랑스로 향하던 고속열차 자동소총 등을 휴대하고 탔다가 휴가 중이던 미군 등에 의해 제압됐는데요. 프랑스 검찰의 프랑수아 몰랭 검사는 엘 카자니가 목표물을 설정하고 사전 계획 하에 공격을 시도했다며, 테러와 관련된 살인 미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엘 카자니는 붙잡힌 후 단순한 강도 시도였다고 주장했다는데, 검찰은 테러 공격을 기도한 것으로 판단했군요?

기자) 몰랭 검사는 엘 카자니의 주장은 터무니 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는데요. 엘 카자니는 체포된 후 총기와 총알은 전 날 밤 잠을 잔 공원에서 주운 것이고, 승객의 돈을 빼앗을 계획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몰랭 검사는 엘 카자니가 자동소총과 총알 270발, 권총, 휘발유 1명, 칼을 들고 열차에 올랐다며, 단순히 강도짓을 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또, 노숙을 하는 엘 카자니가 미화 200달러에 가까운 1등석 기차표를 살 수 있었던 점도 단순 강도로 보기 어려운 이유로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엘 카자니가 테러 단체 등과 연계됐을 가능성도 있군요?

기자) 아직 프랑스 검찰이 그런 언급을 하고 있진 않습니다. 하지만 엘 카자니의 행적을 보면 의심스러운 점들이 있는데요. 엘 카자니는 지난 5월 초 독일 베를린에서 터키 이스탄불로 간 뒤, 6월 초에는 터키의 시리아 접경 도시로 이동했는데요. 시리아로 들어가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IL과 접촉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엘 카자니는 또 무기를 가지고 열차에 타기 전에 휴대전화로 급진 이슬람 세력의 동영상을 시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엘 카자니가 소총과 총알을 200발 이상 가지고 있었다니가, 만약 열차에 있던 미군과 승객들이 제압하지 못했다면 끔찍한 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유럽 국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열차에 대한 보안 검색 강화를 검토하고 있다고요?

기자) 최악의 경우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수도 있었던 사건이었죠. 따라서 열차 탑승객에 대한 보안 검색 강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유럽연합 차원에서 기차역에 금속 탐지기 등을 설치해서 보안 검색을 강화하고, 보안 요원도 확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엘 카자니를 제압한 미군과 승객들은 프랑스에서 훈장을 받았죠?

기자) 네. 당시 미군 2명과 친구인 미국 대학생이 열차에서 용감하게 엘 카자니를 제압했고, 영국인 승객도 거들었는데요. 이들은 지난 24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최고 권위의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수여 받았습니다. 또 한 명의 프랑스계 미국인도 당시 제압 과정에서 총상을 받고 치료 중인데, 퇴원 후 역시 훈장이 수여될 예정입니다. 또 미군도 군인들에게 별도의 훈장을 수여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김근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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