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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북한, 미-한 정상회담 시기까지 도발 강도 높일 것”


지난 9일 한국 군인들이 비무장지대 지뢰 폭발 현장 주변을 지키고 있다. 한국 국방부 제공 사진.

지난 9일 한국 군인들이 비무장지대 지뢰 폭발 현장 주변을 지키고 있다. 한국 국방부 제공 사진.

북한의 지뢰 도발과 한국의 강력 대응 방침으로 고조된 남북한 간 긴장이 미-한 연합훈련과 북한의 타격 위협 속에 위험 수위로 치닫고 있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조만간 추가 도발을 감행해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과거 양상을 되풀이 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특히 올해는 10월 중순 미-한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어 북한이 대결 국면을 길게 끌고 갈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영문 기사 보기] Experts Predict N. Korea Will Escalate Provocations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는 현재의 남북 대치 국면을 주기적으로 반복돼 온 북한의 ‘위협 사이클’ 과정으로 규정했습니다.

[녹취: 프랭크 자누지 대표] “I do look at some of this escalation as part of a rhythm on the Korean peninsula…”

북한이 예년과 마찬가지로 이번 주 시작된 미-한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 등을 겨냥해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자누지 대표는 그러나 북한의 도발 양상을 돌이켜 볼 때 한층 높아진 긴장이 아직 최고조에 달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북한의 거친 수사가 조만간 추가 도발로 현실화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녹취: 프랭크 자누지 대표] “In addition to this harsh rhetoric that we see from the North, we may very well see some concrete steps in the months ahead to dramatically demonstrate their displeasure including a missile test which has been rumored quite some time and which could take place on national day in October, possibly a nuclear test.”

자누지 대표는 북한이 극적인 방법으로 불만을 표출하기 위해 10월 노동당 창건일 등을 계기로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게다가 올해는 도발의 정점이 더 높은 곳에 찍힐 것으로 자누지 대표는 우려했습니다. 노동당 창건일 불과 닷새 뒤 이뤄지는 미-한 정상회담 기간 중 북한이 존재감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돌출 행동을 이어갈 개연성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녹취: 프랭크 자누지 대표] “I would expect that we may be in a period of heightened tension now that will last right up through Park Geun-hye’s visit to the United States in the middle of October.”

전문가들은 수 십 년째 반복되는 북한의 도발 양상에 강한 폭발력이 늘 내재돼 왔다는 데 주목합니다. 남북 간 대응 수위가 높아지는 과정에서 북한의 오판이 위기를 촉발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추가 도발이 한국의 단호한 보복 방침을 현실화시키고 북한이 다시 무력 조치로 맞받을 경우 한반도에서 걷잡을 수 없는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브루스 베넷 연구원] “I think the key issue here is the potential for escalation that is in trying to deter North Korea, the South Korean government is taking a very strong stance on how it will retaliate against future North Korean actions and the problem is that if North Korea does either accidently or purposely take the actions, South Korea will be taking essentially an escalatory response…”

현재 남북한이 주고받고 있는 개별적 조치들보다 상대방의 도발을 억지하기 위해 앞으로 취하게 될 접근법에 더 큰 위험성이 잠재돼 있다는 진단입니다.

베넷 연구원은 한국 정부가 그동안 북한의 도발에 맞서 대응 수위를 매우 잘 조절해 왔지만 완벽한 억지력을 발휘하지는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대외관계와 관련해 올바른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상황을 또다시 오판할 경우 어느 누구도 멈추지 못할 위험 국면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켄 고스 미국 해군분석센터 (CNA) 국제분석국장 역시 한국의 강경한 대응 원칙에 북한이 어떤 수위의 도발로 맞대응 하느냐에 따라 긴장이 계속 고조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켄 고스 국장] “If North Korea has come to the conclusion that their diplomatic charm campaign is not going to work, then they need to go on a different direction. That different direction is most likely a brinksmanship strategy…”

북한이 외교적 유화책에 대한 기대를 접고 또다시 ‘벼랑 끝 전술’로 방향을 전환한다면 무기체계 시험은 물론 서해 북방한계선 (NLL)에서의 무력 시위, 사이버 공격 등 다양한 도발로 한반도를 심각한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는 겁니다.

특히 북한이 이 같은 도발에 앞서 한국의 대응 강도를 알아보기 위해 비무장지대 지뢰 도발을 계획했을 것이라는 게 고스 국장의 관측입니다.

[녹취: 켄 고스 국장] “My personal view is that the landmine explosions were used potentially to calibrate what a South Korean response would be to a violent action under covert circumstances…”

고스 국장은 한국 정부가 보복 조치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것은 북한으로는 별 타격을 입지 않고 상황을 모면했다는 판단을 내릴만한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수미 테리 컬럼비아대학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호전적 수사를 미-한 합동군사훈련이 시작된 1976년부터 주기적으로 반복돼 온 허세로 일축하고, 북한의 대미 위협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수미 테리 연구원] “I think recent rhetoric against the United States is just a normal typical blustering by North Korea…”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한국담당 보좌관을 지낸 테리 연구원은 그러나 남북 간 긴장이 높아가는 건 우려스럽다며 북한의 대남 도발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김정은 체재가 들어선 이후 북한의 의사결정 과정이 더욱 불확실해져 구체적인 도발 양상을 예상하기 어렵지만 일련의 긴장 고조 행위가 잇따를 것이라는 우려입니다.

프랭크 자누지 대표는 자신이 국무부에 근무하던 1994년 북한 관리의 “서울 불바다” 발언에 크게 놀란 적이 있다며 남북관계가 현재보다 훨씬 악화됐던 전례가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남북한은 그 후로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 더 위험한 고비를 여러 차례 넘겨왔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최근 남북 간 긴장이 극도로 고조되면서 확성기 방송 재개 등 양측이 수 년 간 공들여왔던 신뢰 구축 조치들이 조금씩 훼손돼 가는 게 걱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프랭크 자누지 대표] “What I’m worried about is that bit by bit the confidence building measures that have been implemented including refraining from the propaganda broadcasts along the border, these confidence building measures seem to be withdrawn or undermined.”

자누지 대표는 현 시점에서 미-한 양국이 취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대응책은 대북정책을 포괄적으로 재검토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프랭크 자누지 대표] “At this moment in time, what I think would be appropriate would be for the United States in partnership with Seoul to be thinking about a comprehensive policy review. I think that we begin with the observation that our current approach and the approach that we tried last 25 years has not succeeded in either accomplishing the objective of denuclearization or in significantly reducing tension on the peninsula.”

지난 25년 간 비핵화나 한반도 긴장 완화를 이뤄내지 못한 대북 접근법을 양국 간 공조 하에 철저히 점검하는 것이 논리적인 출발점이라는 겁니다.

반면 브루스 베넷 연구원은 한국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가 북한 정권의 민감한 부분을 건드리고 있다며, 주민들의 동요를 촉진하기 위해 북한의 군사시설에 전단을 살포하는 등 다양한 창구를 활용하는 전략을 병행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녹취: 브루스 베넷 연구원] “I think that the response of the South Korean government hits upon an important element: the propaganda broadcast that it’s doing into the North. It’s really hitting sensitivity that it has not in the recent past with the North providing information purposely into North Korea…”

수미 테리 연구원은 더 나아가 북한의 도발에 대해 그만큼 되갚는 비례적 대응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단호한 대응 의지를 천명한 만큼 반드시 이를 실행에 옮겨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녹취: 수미 테리 연구원] “I do think that South Korean government should forcefully respond to whatever provocation is going to occur next so retaliatory response should be similar to their action.”

하지만 켄 고스 국장은 결국 테이블 위에 오르는 방안은 최선의 해결책 대신 정치적 타협안이 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켄 고스 국장] “There’s a politics to be involved. So whatever the perfect solution of this is probably not on the table because politics would not support it.”

고스 국장은 한국 정부가 북한의 도발에 강력히 대처하지 않으면 국내 지지 기반의 약화로 이어질 것이고, 반대로 도발 원점 타격과 같은 보복 조치를 강행할 경우 충돌 수위를 조절할 역량을 잃게 되는 고민을 안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김정은 체제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도발을 기획하는 동시에 출구전략까지 세웠던 김정일 시대의 양상을 기대하기 어려워 자칫 양측 모두 물러서기 어려운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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