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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미국대사관 54년만에 성조기 게양...톈진항 폭발 사상자 800명 육박


14일 쿠바를 방문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아바나 주재 미 대사관 성조기 게양식에 앞서 연설하고 있다.

14일 쿠바를 방문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아바나 주재 미 대사관 성조기 게양식에 앞서 연설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중요한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쿠바 수도 아바나의 미국대사관에서 54년만에 미국 국기인 성조기를 게양하는 역사적인 행사가 열렸습니다. 중국 톈진항 폭발 사고 사상자 규모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에서 미-중 연례 인권대화가 이틀간 열렸습니다.

진행자) 오늘 쿠바 수도 아바나의 미국대사관에서 미국 국기인 성조기 게양식이 열렸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쿠바는 국교를 정상화하기로 하고 지난달 20일 양국 수도에 대사관을 개관했는데요. 오늘 아바나 미국 대사관에서는 미국 국기인 성조기를 게양하는 행사가 열렸고,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도 참석했니다. 미국 국무장관이 쿠바를 공식 방문하는 건 70여년 만에 처음이라고 하는데요. 미국 의회 대표단도 케리 장관과 동행했습니다. 게양식의 시작은 제프리 드로렌티스 쿠바 주재 미국 대사가 알렸는데요, 이어 축시와 양국 국가 연주에 이어 미국 성조기가 게양됐습니다.

진행자) 케리 장관은 게양식에서 어떤 발언을 했습니까?

기자) 케리 장관은 진정 역사적인 순간이라면서, 54년만에 게양되는 성조기는 두 나라의 관계 정상화를 상징한다고 말했습니다. 케리 장관은 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두 나라 정상의 용기있는 결단으로, 이제 과거를 뒤로하고 새로운 기회를 맞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또 두 나라가 적대 관계를 끝내고 이웃으로서 함께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고 말했습니다. 케리 장관은 쿠바인들을 위해 쿠바에서 사용하는 스페인어로도 입장을 밝혔는데요. 케리 장관은 미국과 전쟁을 치렀던 베트남이 화해와 관계 정상화를 거쳐, 이제 경제적인 번영을 이루고 있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게양식에서 이제 노인이 된 예비역 미 해병대원들의 모습도 보이더군요?

기자) 네. 이들의 참석은 큰 의미가 있는데요. 이제 노인이 된 세 명의 해병대원들은 쿠바에서 혁명이 일어난 후 1961년 마지막으로 아바나에서 성조기를 내렸던 군인들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54년 만에 다시 성조기를 아바나 하늘에 올리는 뜻 깊은 자리에 함께 했습니다. 오늘 미국 대사관에는 이른 아침부터 역사적인 순간을 지켜보기 위해 인파가 모였는데요. 미국인 관광객들이 많았습니다. 미국은 앞서 국교정상화 선언 이후 미국인들의 쿠바 방문 제한을 거의 해제했습니다.

진행자) 워싱턴의 쿠바대사관에서도 오늘 비슷한 행사가 열렸나요?

기자) 아닙니다. 워싱턴 쿠바대사관에서는 이미 쿠바 국기 계양식을 가졌는데요. 미국은 케리 장관의 방문 일정에 맞춰 성조기 게양식을 오늘로 미뤘었습니다.

진행자) 케리 장관이 쿠바의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과 만날 가능성도 제기됐었는데요?

기자) 그런 관측이 있었는데요. 하지만 미국 국무부는 케리장관의 이번 쿠바 방문 기간 중 두 사람이 만날 계획은 없다고 앞서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쿠바가 외교관계를 회복하기로 한 게 지난 해 말 이었는데요, 그 동안의 경과를 간단하게 전해 주시죠?

기자) 지난 해 12월 17일,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전격적으로 국교 정상화 추진을 선언했습니다. 이어 올해 1월, 미국은 쿠바에 대한 무역과 금융거래 제한 조치를 대폭 완화했고, 여행자유화 조치도 취했습니다. 올해 4월 파나마에서 만난 두 나라 정상은 상호 협력 입장을 재확인했고요, 5월에는 미국이 쿠바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했습니다. 이어 지난 20일 워싱턴 DC와 아바나에서 양국 대사관이 공식적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양국간 국교정상화 추진 선언에서 7개월 만에 모든 일들이 신속하게 진행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쿠바 내 인권 단체들은 미국 정부가 오늘 성조기 게양식에 쿠바의 반체제 인사들을 초청하지 않은 데 대해 실망의 입장도 밝히고 있더군요?

기자) 그런 비판에 대해, 미국 국무부는 오늘 행사가 원칙적으로 국가 대 국가의 공식 행사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는데요. 대신 오늘 오후 제프리 드로렌티스 쿠바 주재 미국 대사가 개최하는 만찬에는 반체제 인사와 인권 운동가 등을 대거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미국 내에서도 쿠바가 인권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국교정상화를 추진한 건 잘못이라는 비판이 있는데요. 이에 대해 케리 장관은 앞서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인권 문제는 여전히 대 쿠바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있으며, 앞으로 쿠바와의 관계에서도 계속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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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에는 중국 톈진항 폭발 사고 소식 살펴보죠?

기자) 중국 톈진항에서 대형 폭발사고가 발생한 지 만 이틀이 되가는데요. 사상자 규모가 계속 늘어나는 가운데, 폭발로 독성 화공물질이 유출돼, 공기나 물을 오염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은 생화학 부대원들을 사고 현장에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현재까지 인명피해 규모가 얼마나 됩니까?

기자) 중국 당국 발표에 따르면, 최소한 56명이 숨지고 700여명이 다쳤습니다. 사상자 집계가 하루만에 300명 가까이 늘어난 겁니다. 특히 부상자 중 70여명이 위독한 상태고, 여전히 연락이 두절된 사람들도 있어서 사망자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폭발 사고 원인은 밝혀졌습니까?

기자) 중국 당국의 구체적인 발표는 아직 없었습니다. 다만 사고 당시 상황으로 볼 때, 물류 창고에 화재가 발생한 후 불이 화공약품에 옮겨 붙으면서 폭발로 이어진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난 12일 밤 11시 30분 폭발 당시 물류창고에 화재가 먼저 발생했고, 소방관들이 이를 진압하기 위해 출동한 상황에 두 차례 대규모 폭발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중국 당국에 따르면 첫 번째 폭발은 TNT 3t, 30초 만에 일어난 두 번째 폭발은 TNT 21t을 터뜨린 엄청난 규모였는데요. 폭발 현장 주변은 마치 전쟁터 같은 폐허가 됐고, 현장에서 수 킬로미터 떨어진 아파트의 유리창들도 박살이 날 정도였습니다. 폭발 장면을 찍은 동영상을 보면 수십층 건물 높이의 불기둥과 화염이 솟아오르면서, 마치 대형 폭탄을 터뜨린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진행자) 소방관들이 인화성 물질에 물을 뿌린 것이 폭발 원인이라는 보도도 있던데요?

기자) 로이터 통신이 한 경찰의 증언과 전문가의 분석을 인용해서 그런 가능성을 제기했는데요. 이 경찰은 당시 창고에 폭탄의 원료인 질산암모늄과 아세틸렌 원료인 탄화칼슘 등이 있었다고 증언했습니다. 그런데 탄화칼슘이 소방관들이 뿌린 물과 만나면서 인화성 가스가 발생했고, 이것이 질산암모늄의 폭발로 이어졌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었습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공식 발표는 여전히 당시 물류창고에 어떤 위험물질을 보관 중이었는 지, 또 폭발 원인은 무엇인지 파악 중이라는 겁니다.

진행자) 독성물질이 공기나 물을 오염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던데요?

기자) 중국 관영 매체인 '베이징 뉴스'가 사고가 난 물류창고에 수백t의 시안화나트륨을 보관 중이었다고 보도하면서 그런 우려가 커졌는데요. 이 물질은 살충제를 만들 때 쓰는 맹독성 물질이라고 합니다. 베이징 뉴스는 또 인근 하수에서 이 물질이 검출됐다는 내용도 전했는데요. 하지만 이후 관련 보도가 삭제됐습니다. 한편 중국 당국은 사고 현장 500 미터 반경 지역에서 독성인 이산화황과 일산화탄소, 산화질소 가스가 높게 검출됐지만, 중국의 기준치 범위 내라고 발표했습니다. 톈진 시는 독성물질 유출에 대비해 20여개의 관측소를 설치하고, 대기와 수질 오염 여부를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어떤 물질이 폭발한 건지, 또 유출된 물질이 인체에 유해한 건 아닌지 여전히 분명하지 않은데, 그래서 주민들의 우려가 더 클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장 취재 화면을 보면 주민들은 여전히 불안한 표정에 마스크를 쓴 모습도 보이는데요. 현장 주변에서는 여전히 검은 연기가 곳곳에서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또 폭발 현장에서 가까운 아파트와 고층 건물 등은 붕괴 위험 때문에 접근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곳에 사는 주민들은 좀 떨어진 곳에 텐트를 설치해서 만든 임시 대피소에 머물고 있는 실정인데요. 모두 12개의 대피소가 설치됐고, 식량과 물, 담요 같은 구호물자도 속속 도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인명 피해와 함께 물적 피해도 상당할 거란 우려가 있었는데요?

기자) 아직 이번 사고로 인한 물적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구체적인 집계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사고 현장 주면을 보면 건물 수십채가 무너지고, 수입차 선적장에 세워둔 차량 수천대가 파괴되고 불에 타 검게 그을린 모습입니다. 또 대형 컨테이너들도 종이상자처럼 구겨져서 무너져 내린 처참한 상황을 볼 때 피해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특히 톈진항은 중국 북동부의 물류 중심인데요. 사고가 난 텐진항 빈하이신구는 외국계 기업 4천500개가 입주해있습니다. 코카콜라와 모토로라, 에어버스, 한국의 삼성 등 국제적인 대기업들도 100개 이상이고요. 따라서 폭발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가 없더라도, 앞으로 운송에 차질을 빚으면서 상당한 경제적 손실이 우려됩니다.

진행자) 한편 미국 정부도 이번 사고와 관련해 중국에 위로를 전했다고요?

기자) 네드 프라이스 백악관 대변인은 중국에서 비극적인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면서 중국 정부와 중국인들에게 위로를 전했고요, 사고 직후 인명 구조 노력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이번 사고 희생자와 유가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표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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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중국 관련 소식 하나 더 알아보겠습니다. 워싱턴에서는 지난 13일부터 미국과 중국의 연례 인권대화가 열렸는데요. 이 내용 전해주시죠?

기자) 어제까지 이틀간 회의가 진행됐는데요. 미국에서 톰 말리노프스키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 담당 차관보, 중국은 리준화 외교부 국제기구담당 심의관이 각각 대표로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대화가 오갔습니까?

기자) 우선 미국의 말리노프스키 차관보는 이번 대화를 통해 중국 인권 상황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고 밝혔는데요. 구체적으로 중국 내 인권변호사들에 대한 탄압이 늘어난 점, 미국 언론에 대한 중국 당국의 취재 통제, 또 티베트와 신장 자치구에서 종교의 자유가 더욱 침해되는 최근 사오항에 대해 우려를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어떤가요?

기자) 중국도 나름대로 미국의 인권 상황에 대해 지적했습니다. 중국 측은 이번에 특히 미국 경찰의 총에 무장하지 않은 흑인이 사망한 사건들을 언급하면서, 경찰 폭력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말리노프스키 차관보는 양측의 이번 대화가 매우 구체적이고 실질적이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상당한 견해 차이도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그래도 이런 대화를 이어가는 데 대해선 큰 의미를 부여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연례 인권대화는 이번이 19차 인데요, 말리노프스키 차관보는 중국이 인권 문제에 대해 대화할 의지를 보이는 것 자체도 긍정적인 것이며, 중국은 국제사회에서 인권 문제와 관련해 나쁜 인상을 심어주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말리노프스키 차관보는 또 오는 9월 미국을 방문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만남에서도 인권 문제가 논의되고, 중국의 인권 개선을 위한 긍정적인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주 미국 의회 의원들도 오바마 대통령에게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인권 문제를 제기할 것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정상회담에서 인권 문제에 우선순위를 둘 것을 요구했는데요. 그동안 중국은 미국의 인권 비판을 거부하면서, 내정 간섭이라고 강하게 반발해왔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김근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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