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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자연재해, 열악한 사회기반시설 주요 원인"


지난 2012년 8월 북한 평안남도 안주에서 조선적십자회 직원들이 수재민들에게 구호물품 배분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12년 8월 북한 평안남도 안주에서 조선적십자회 직원들이 수재민들에게 구호물품 배분하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이 올해도 자연재해를 겪고 있습니다. 특히 가뭄 피해가 채 복구되기도 전에 홍수 피해가 되풀이 되고 있는데요, 북한 자연재해의 원인과 해결 방안을 김현진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북한은 불과 얼마 전에 가뭄으로 큰 피해를 입었는데 바로 또 홍수가 발생했군요?

기자) 네. 지난해부터 계속된 건조한 날씨로 가뭄 피해를 입은 데 이어 8월 초 집중호우로 인한 홍수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유엔에 따르면 가뭄으로 농경지 13만6천 헥타르가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어 8월 1일부터 닷새 동안 쏟아진 폭우로 홍수가 발생해 21 명이 사망하고 9 명이 실종됐습니다. 또 가옥 6백90 채가 무너지고 도로와 다리, 댐이 파괴됐으며, 농경지 4천 헥타르가 유실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요, 이렇게 매년 자연재해가 되풀이되는 원인이 뭔가요?

기자)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황폐화 된 산림을 가장 큰 이유로 꼽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지난 1990년대 중반 이른바 ‘고난의 행군’을 거치면서 연료 확보와 개간 등의 명목으로 마구잡이 벌목이 행해졌습니다. 그 결과 국토의 30% 가 황폐화된 상황입니다. 산에 나무가 없으니까 비가 많이 내리면 토사가 쉽게 쓸려 내려가 강이나 하천 바닥이 높아지고 강물이 범람해 홍수 피해가 발생하는 겁니다.

북한 대외보험총국 간부 출신으로 지난 2003년 탈북한 한국 국가안보전략연구소 김광진 연구원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김광진 연구원] “우선 자연환경이 많이 파괴됐기 때문이죠. 많은 야산들이 현재 벌거숭이가 됐어요. 비가 조금이라도 많이 오면 흙이 쓸려 내려오면서 산 사태, 물 난리가 많이 나고 있는 거죠.”

진행자) 그밖에 또 어떤 원인이 있을까요?

기자) 홍수를 막기 위한 저수지와 댐, 사방시설 그리고 수로 같은 기반시설이 부족한 것도 자연재해가 되풀이되는 원인입니다.

지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북한 내 유엔 활동을 총괄했던 제롬 소바쥬 전 유엔 상주조정관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제롬 소바쥬 전 유엔 상주조정관] “The North Koran infrastructure in general is a lot more fragile in North Korea. … ”

북한은 전반적으로 사회기반시설이 한국에 비해 크게 열악하다는 설명인데요, 수자원이 부족하고 농작물에 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관개시설 기반도 열악하기 때문에 가뭄 등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치명적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또 한국은 저수지와 댐 등 시설을 잘 갖추고 있어 자연재해를 막을 수 있지만 북한에는 저수지가 별로 없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가뭄과 홍수에 미리 대비할 수 있는 기상정보, 즉 조기경보체제가 미비한 점도 문제가 아닐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은 기상예보 능력이 부족해서 가뭄과 홍수 같은 재해에 미리 대비하기가 어려운 실정입니다. 세계기상기구는 북한의 기상장비가 대부분 노후화 된데다 외국과의 기상 협력도 부족하고, 관측자료 수집도 국제기준에 부합하지 못한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정확한 기상예보가 이뤄지지 못하다 보니 당국과 주민도 미리 대비하지 못해 피해가 급증하는 겁니다.

진행자) 홍수가 발생하면 즉각 피해 주민들을 구호하고 수재민에게 식량과 의약품을 전달하는 것도 상당히 중요하지 않습니까?

기자) 네, 하지만 구호체계가 미흡하고 평소 구호품 비축도 제대로 안 돼 있는 실정입니다. 다만 국제적십자사와 유엔아동기금 같은 국제 기구가 홍수에 대비해 지원을 하고 있는데요, 국제적십자사의 경우 올해 장마철 홍수에 대비해 주민들을 대상으로 홍수 대피훈련을 실시했다고 ‘VOA’에 밝혔습니다. 또 구호품이 충분한지 확인하는 한편 긴급사태 대책 등을 북한 당국과 논의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기자) 무엇보다 황폐화된 산림을 복구하는 게 절실한 상황입니다. 종합적인 재해방지 대책을 세우는 것도 필요하구요. 앞으로 더 많은 비가 내릴 경우에 대비해 댐과 제방 등 수해에 대비할 수 있는 시설들을 점검하고 보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축대 등을 더 단단히 하고, 무너지지 않게 살펴야 합니다.

진행자)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유엔 등 국제사회는 어떻게 지원할 수 있을까요?

기자) 세계식량계획이 지난 4월 1일부터 6월 말까지 3개월 동안 북한 4개 도 1천 3백 72헥타르에 달하는 산간지역에 나무 7백만 여 그루를 심었는데요, 이런 사업이 좋은 예가 될 수 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은 또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와 북한 국토환경성, 농업성과 협력해 나무를 심고 소규모 산림농법 사업도 진행했습니다. 이로 인해 농경지 1천3백 헥타르와 관개 수로 15km, 저수지 2 개, 우물 240여 곳이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는데요, 이처럼 북한이 자연재해 피해에서 벗어날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인 지원책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진행자) 하지만 유엔의 이런 사업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 것 아닌가요? 유엔의 지원은 주로 영양과 보건, 위생 관련 사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소바쥬 전 유엔 상주조정관은 유엔이 홍수 등 자연재해 피해에 대비하기 위해 나무를 심는다든가 조기경보체제를 점검하는 등의 사업을 일부 진행하고 있긴 하지만 이런 지원은 자금 부족으로 소규모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제롬 소바쥬 전 유엔 상주조정관] “There is a little bit of work on early warning system and enabling communities to better prepare like reforesting…but not a sufficient scale. I think there should be more funding to strengthen the resilience the community to better prepare in case of those natural disasters… ”

북한이 자연재해에 더 잘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진행자) 북한은 현재 수해 피해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기자) 국제적십자사 IFRC가 지난 12일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조선적십자회는 홍수에 대응해 긴급 지원을 하고 주민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고 밝혔습니다. 이호림 조선적십자회 사무총장은 “현재 식수와 긴급 대피소, 옷, 조리기구, 위생용품 등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국제사회가 북한의 수해 피해 복구를 지원하고 있나요?

기자) 국제적십자사 IFRC의 크리스 스테인스 북한 담당관은 “북한 당국과 긴밀히 협력해 수해 상황을 파악하고 지원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제적십자사는 수해 지역에 천막과 방수포, 조리기구, 물통, 위생용품, 수질정화제 등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유엔 중앙긴급구호기금 CERF도 하반기 북한 가뭄과 홍수 등 재해에 대응해 630만 달러를 긴급 지원했는데요, 북한에서 활동하는 유엔 기구들은 이 자금으로 피해 주민들에게 식량과 식수를 제공하고 수인성 질병을 예방하는 사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이런 지원은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지원하는 데 그치는 것인데요, 피해 발생을 사전에 줄이거나 막기 위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중요합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북한에서 가뭄과 홍수 피해가 매년 되풀이 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피해를 줄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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