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한국 군, 대북 심리전 강화...'김정일 아킬레스건'


지난 2010년 한국 국방부가 천안함 침몰사태에 따른 대북조치로 대북 심리전 재개를 결정, 중동부전선을 지키는 백두산부대 최전방 장병들이 확성기를 점검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10년 한국 국방부가 천안함 침몰사태에 따른 대북조치로 대북 심리전 재개를 결정, 중동부전선을 지키는 백두산부대 최전방 장병들이 확성기를 점검하고 있다. (자료사진)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의 ‘비무장지대 지뢰 도발’에 대한 보복 조치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펼치고 있는 대북 심리전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이로써 김정일 국방위원장 때 중단됐던 대북 확성기 방송이 재개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군 관계자는 13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 군의 목함지뢰 도발에 대한 보복조치로 재개한 대북 확성기 방송에 고성능 이동식 확성기도 투입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과거 대북 심리전 방송을 했을 때에도 고정식 확성기와 함께 이동식 확성기를 사용했지만 이번에 투입되는 이동식 확성기는 디지털 방식에 음향 출력이 훨씬 뛰어나다고 전했습니다.

고정식 확성기가 음향을 보낼 수 있는 거리는 낮 시간 기상 여건에 따라 10여㎞ 정도이지만 신형 이동식 확성기 음향은 20㎞ 이상 떨어진 곳까지 도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차량에 부착해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북한 군이 예측하지 못한 곳에서 기습방송을 할 수 있어 북한 군의 공격을 피할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북한은 한국 정부가 지난 2010년 5·24 조치의 하나로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방침을 발표했을 때 방송 시설을 조준사격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한국 군은 또 대북 확성기 방송 외에도 과거 철거했던 전광판을 다시 설치해 가동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군은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지만 대북 심리전 확대 차원에서 음향은 물론 영상까지 동원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 군이 이처럼 대북 심리전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그만큼 북한이 이 문제를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지난 2004년 5월 서해 충돌 방지와 선전 수단 철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 한국 측 대표로 참여했던 문성묵 예비역 준장은 당시 대북 확성기 철거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숙원사업일 정도로 북한 최고 지도자에겐 ‘아킬레스 건’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문 예비역 준장은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당시 회담은 한국 측에서 서해 충돌 방지 문제를 다루자고 먼저 제의하면서 논의가 시작됐는데 북한이 회담 직전 의제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심리전 중단 문제를 끼워 넣었다고 회고했습니다.

[녹취: 문성묵 예비역 준장] “(북한이) 선전 활동 중지, 그리고 그 수단 철거, 이 문제가 아주 절박한 사안이라고 얘기를 하면서 그것을 회담에서 다루지 않으면 회담에 나가지 않겠다, 이렇게 몽니를 부렸죠.”

이에 따라 당시 남북 장성급회담은 서해 충돌 방지와 함께 심리전 중단, 그리고 선전 수단 철거 등의 합의에 이르게 됐고 이 회담을 배후에서 지휘했던 북한 군 장성은 이후 고속 승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 예비역 준장은 한국 군 당국의 대북 심리전 재개가 결과적으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아버지 김 위원장의 숙원사업을 다시 원점으로 돌려놓은 셈이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문 예비역 준장은 북한이 자신들의 도발에 대한 한국 측의 이런 대응을 미처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문성묵 예비역 준장] “(대북 심리전은) 가장 북한이 아파하는 부분이다. 그러니까 지뢰 도발을 한 데 대해 이렇게까지 한국이 대응하리라고는 아마 예측을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런 차원에서 북한이 지금 침묵을 지키고 있는데 이게 자기들의 예상과 빗나간 상황 전개에 대해서 당황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한국 군 당국도 군사분계선 일대에 설치된 11곳의 대북 확성기를 전면 가동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이를 목함지뢰 도발에 대한 ‘혹독한 대가’라고 밝힘으로써 북한 지도부에 적지 않은 타격이 될 것임을 내비쳤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