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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이희호 여사 방북 당일 북에 고위급 회담 제의


3박 4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한 이희호 여사가 6일 평양의 육아원(고아원)을 방문해 어린이들을 안아주고 있다.

3박 4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한 이희호 여사가 6일 평양의 육아원(고아원)을 방문해 어린이들을 안아주고 있다.

한국 정부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방북한 지난 5일 북한에 당국 간 대화를 제안하는 서한을 보내려 했지만 북측이 접수를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10일 한국의 통일부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지난 5일 홍용표 통일부 장관 명의로 된 서한을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거쳐 북측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앞으로 전달하려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한에는 고위급 회담을 갖자는 내용과 함께 서로의 관심 사안에 대해 포괄적으로 협의하자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입니다.

[녹취: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 “이산가족 상봉, 그리고 당면한 광복 70주년 남북 공동행사 개최 문제, 경원선 복원,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건립 문제, 그리고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 이런 것들이 다 남북 간에 걸려있는 현안입니다.”

북한은 그러나 ‘상부로부터 지시 받은 사항이 없다’며 10일 현재까지 서한 접수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한국 통일부는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서한 접수조차 하지 않은 것은 남북관계에 대한 초보적인 예의조차 없는 행위라며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입니다.

[녹취: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 “이는 북한이 남북대화를 통해 현안 문제를 해결하고 남북관계를 개선해 나갈 의지와 진정성이 있는지를 의심케 하는 것입니다.”

한국 정부는 이희호 여사의 방북 당일 북측에 서한을 보낸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경원선 복원 기공식 직후 서한을 보내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이 여사의 방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민간 자격인 이 여사의 방북을 통해 공식 서한을 전달하는 것은 부적절한 데다 북한이 이 여사의 방북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연관되는 데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 이 여사의 방북과 별개로 당국 간 대화를 제의했다는 설명입니다.

한국 정부는 이 여사 방북시 정부 당국자의 동행 가능성을 김대중평화센터를 통해 북측에 타진했지만 북한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정부는 또 지난 5일부터 3박 4일 간 이뤄진 이희호 여사의 방북은 인도적 지원이라는 방북 취지를 충분히 살린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과의 면담이 불발됐다고 이 여사의 방북 성과가 없다고 얘기하는 것은 또 다른 남남갈등을 초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국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 여사는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초청으로 북한을 방문했지만 김정은 제1위원장과의 별도 면담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 여사의 평양 방문을 환영한다는 인사만 맹경일 조선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편으로 전했을 뿐 친서 전달도 없었습니다. 대남 관련 부서의 책임자인 김양건 부장조차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한국 정부 안팎에서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이 여사를 초청해 놓고도 면담은커녕 친서 전달조차 하지 않은 것은 경색된 남북관계를 반영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한국 정부 소식통은 북한은 이 여사와 김정은 제1위원장의 면담으로 얻을 것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이 여사의 방북단과 일정이 북측이 꺼리는 인도적 지원에 초점이 맞춰진 점도 북측 실무자들이 김정은 제1위원장과의 면담 성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 이유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미국 농구선수인 데니스 로드먼은 환대하면서도 93살 고령의 이 여사를 초청하고도 만나지 않은 것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와 외교 능력을 의심하게 하는 대목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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