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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지역안보포럼 의장성명 지연...일본 히로시마 원폭 투하 70주년


6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리고 있는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에서 각 국 대표들이 단체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6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리고 있는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에서 각 국 대표들이 단체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세계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이연철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아세안 지역안보 포럼 외교장관 회의의 결과물인 의장성명 채택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히로시마 원폭 투하 70주년을 맞아 희생자 위령식이 열렸습니다. 지중해 리비아 북부 해상에서 이민선이 전복돼 20여 명이 숨졌습니다.

진행자) 먼저, 아세안 지역안보포럼 외교장관회의 소식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아세안 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가 6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 있는 푸트라 세계무역센터에서 열렸습니다. 아세안 10개 회원국 외교장관에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윤병세 한국 외교장관, 왕이 중국 외교부장,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 리수용 북한 외무상 등 27개 ARF 회원국 외교장관들이 자리를 함께 했는데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문제가 주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회의 결과는 나왔습니까?

기자) 통상적으로 ARF 외교장관회의가 끝나면 결과물인 의장성명이 발표되는데요, 올해는 회원국들 간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아직 의장성명이 채택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 대한 이견 때문인데요, 싱가포르의 카시비스와나딴 샨무감 외교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남중국해와 관련한 구절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며, 아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마련된 의장성명 초안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아세안 국가들이 남중국해 사태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무력이 사용돼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었습니다.

진행자)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대해 아세안 회원국들은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아세안 회원국들은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요, 각국의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나라들로는 필리핀과 베트남을 꼽을 수 있는데요, 필리핀은 중국이 필리핀과의 영유권 분쟁 해역에서 인공섬 건설 등 간척사업을 밀어붙이고 있는 것에 강력하고 반발하고 있고요, 베트남은 최근 남중국해에서 베트남 어선에 대한 중국 선박의 공격이 계속 이어지면서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외교장관 회의에서도 필리핀과 베트남은 의장성명에 강력한 문구가 들어가야 한다고 강력하게 요구한 반면, 캄보디아와 라오스, 미얀마 같은 전통적인 중국의 우방국들은 반대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결국 의장성명 채택은 무산되는 건가요?

기자)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핵심안건에 대한 회원국들의 다양한 이견 조율에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봐야 할 것 같은데요, 지난해 미안마 네피도에서 열린 회의에서도 참가국들이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이견을 조율하느라 회의 종료 나흘 뒤에야 의장성명이 발표됐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는데요, 어떤 얘기를 했나요?

기자) 네, 케리 장관은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항해와 비행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케리 장관은 이날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세안 지역안보포럼 외교장관 회의와는 별도로 각국의 개별모임도 이어졌지요?

기자) 케리 미 국무장관이 6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을 만났습니다.한국의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같은 날 20분 가량 기시다 일본 외무상을 만났습니다. 윤 장관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전후 70년 담화에 대한 한국 쪽의 기대와 우려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일본의 기시다 외무상은 리수용 북한 외무상과 만나 일본인 납치자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남북간의 만남은 없었나요?

기자) 네, 윤병세 장관과 리수용 외무상은 5일 열린 의장국 주최 만찬에서 악수를 나눴을 뿐, 별도의 남북 회담을 갖지는 않았습니다. 또한, 미국과 북한간 회동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북한 당국자가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했다고요?

기자)북한 대표단의 일원으로 회의에 참가한 리동일 전 유엔대표부 차석대사가 6일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리동일 전 차석 대사는 북한의 4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미국의 태도에 달려 있다”면서 “국가의 주권과 존엄을 지키고 인민을 보호하기 위한 자위적 수단을 갖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한마디로 기분 나쁘면 핵실험을 할 수도 있다는 얘기인데, 장거리 미사일 발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떤 얘기를 했습니까?

기자)리동일 전 차석대사는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해서는 “주권 사항”이라면서 “이미 과학, 경제적 발전을 위해 인공위성 발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혀왔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북한 당국자가 말레이시아에서도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 한 것 같은데, 그밖에 또 어떤 얘기가 나왔습니까?

기자)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누가 참석하느냐는 질문이 나왔는데요. 이에 대해 리동일 전 차석대사는 “누가 참석할 예정인지 모른다”고 대답했습니다.

진행자) 한편, 아세안 외교장관들은 지난달 타결된 이란 핵 합의를 지지하기로 결정했는데요, 이 소식도 전해주시죠?

기자) 아세안 10개 회원국과 한국, 호주,인도, 일본, 뉴질랜드 등 15개 나라들은 이란 핵 합의를 환영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성명은 이란 핵 합의가 준수될 경우, 국제사회는 중대한 국제안보 도전을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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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에는 일본으로 가보죠. 6일은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진 지 70주년을 맞는 날인데요,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도식이 열렸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원폭 70주년을 맞이해 일본 히로시마 시에서 원폭 피해를 입은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 행사가 열렸습니다.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열린 ‘원폭사망자 위령식· 평화기원식’은 오전 8시에 시작됐는데요, 70년 전 원자폭탄이 떨어졌던 그 시각이 되자 평화의 종이 울렸고 참석자들은 일제히 머리를 숙였습니다. 마쓰이 가즈미 히로시마 시장은 이날 평화선언에서 비인도적이고 절대악인 핵무기를 없애자고 호소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인사말에서 유일한 피폭국으로 일본은 핵무기 없는 세계를 만들어갈 사명이 있다며 올가을 유엔 총회에 새로운 핵무기 폐기 결의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70년 전인 1945년 8월 6일 일본 히로시마에 인류 최초의 원자폭탄이 떨어졌고, 사흘 뒤에는 나가사키에 또 하나의 원자폭탄이 투하됐는데요, 두 번의 원자폭탄 투하로 20만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날 기념식에 많은 외교사절이 참석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캐롤라인 케네디 주일 미국대사 등 세계 100개국을 대표하는 외교사절들이 위령식에 참석했습니다. 참석한 외교사절의 수는 매년 개최된 이 행사 사상 가장 많았습니다.
또 로즈 고테묄러 미국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담당 차관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는데요, 일본에서 열린 원폭 희생자 추모 행사에 미국 정부가 본국의 고위급 인사를 파견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유엔에서는 핵무기 감축 문제를 관장하는 김원수 유엔 군축 고위대표가 참석해 반기문 총장의 메시지를 대독했습니다.

진행자) 이날 위령식에서 아베 일본 총리가 비핵 3원칙을 거론하지 않아 파문이 일고 있는데요, 어떤 내용인지 소개해 주시죠?

기자) 일본의 비핵 3원칙은 ‘핵무기를 만들지도, 가지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내용인데요, 1967년 사토 에이사쿠 총리가 천명한 겁니다. 1996년부터 작년까지 19년 동안 역대 총리가 히로시마 위령식에서 이 비핵 3원칙 견지 방침을 밝혔는데요, 아베 총리가 이번에 이 원칙을 거론하지 않은 겁니다. 아베 총리는 재작년과 작년에는 위령식에서 비핵 3원칙 견지 방침을 언급했었습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6일 기자회견에서 ‘비핵 3원칙이라는 생각은 전혀 흔들림 없다’"며 파문이 더 이상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케리 미 국무장관도 히로시마 원폭 70주년에 대한 입장을 밝혔지요?

기자) 말레이시아에서 열리고 있는 아세안 지역안보포럼에 참석중인 케리 장관은 6일 일본 외무상을 만나기에 앞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히로시마 원폭 70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이에 케리 장관은 히로시마 원폭은 전쟁이 인류에 미치는 영향을 매우, 매우 강하게 일깨운다며, 그런 면에서 이란 핵협상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케리 장관은 미국은 러시아 등 다른 나라와 함께 핵무기 감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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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계속해서 이번에는 리비아로 가보죠. 지중해에서 또다시 대규모 난민 참사가 발생했군요?

기자) 수 백 명의 난민을 태운 선박이 5일 오전 리비아 인근 지중해 상에서 전복됐습니다. 당시 이 선박은 리비아에서 25㎞ 떨어진 곳에서 기상악화로 운항이 어렵게 되자 구조신호를 보냈습니다. 이탈리아 시칠리아에 있는 해안경비대가 이 구조신호를 접수했고요, 가장 가까이 있던 아일랜드 해군함정이 현장으로 급파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어떻게 하다가 선박이 전복된 것인가요?

기자) 당시 난민들은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자신들을 구조하러 온 아일랜드 순양함을 발견한 난민들이 먼저 구조되려고 한꺼번에 한쪽으로 쏠리면서 배가 중심을 잃고 뒤집혔습니다. 갑판에 있던 난민들은 바다로 뛰어들었는데요, 일부는 구조됐지만, 다른 사람들은 목숨을 잃었습니다.

진행자) 구조작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기자) 구조 당국은 구조선 7척과 헬리콥터 3대를 투입해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습니다. 유엔난민기구 UNHCR은 지금까지 난민 4백 명 가량 구조됐다고 밝혔고요, 이탈리아 해안경비대는 25구의 시신이 발견됐다고 밝힌 상황인데요, 실종자가 얼마나 되는지는 확실치 않은 상황입니다. 구조 당국은 더 이상 생존자를 발견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사고 선박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었습니까?

기자) 정확한 탑승인원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해안경비대는 생존자들은 전복 당시 선박에 4백명에서 6백명 정도 타고 있었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구조 당국자들은 생존자들을 더 면담해 보면 보다 정확한 상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당초 예상보다 사망자가 적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지난 4월에는 리비아 해안에서 난민선이 전복돼 7백 70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이 같은 위험에도 불구하고 유럽으로 떠나는 난민들은 어떤 사람들인가요?

기자) 주로 내전에 시달리는 아프리카와 중동 출신들입니다.
아프리카의 말리와 수단, 에리트레아, 소말리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그리고 중동의 이집트와 팔레스타인 국적자가 많은데요, 가난과 전쟁, 정치적 소요 등을 피해 유럽으로 가서 더 나은 삶을 찾으려는 겁니다. 특히 최근에는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ISIL의 근거지인 시리아와 리비아를 중심으로 탄압을 피하려는 탈출 행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난민선의 출발지가 주로 리비아인데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기자) 리비아는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유럽과 가장 가까운 아프리카 국가입니다. 선박을 타고 18시간 정도 항해하면 이탈리아에 도착할 수 있는데요, 유럽연합 EU 국경수비대는 현재 리비아에서 지중해를 건너려고 대기하는 난민 수가 수 십 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전장치가 없는 낡은 선박에 난민들이 정원을 초과해 승선하다 보니 사고 위험이 매우 큰 상황입니다. 국제이주기구(IOM)는 올해 들어 7월 말까지 지중해를 건너다 숨진 사람이 2천 명 이상이라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이연철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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