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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금강산 소나무 이상 증상'...한국 산림 전문가 29일 방북


지난 2011년 8월 중국인 관광객들이 금강산 관광을 즐기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11년 8월 중국인 관광객들이 금강산 관광을 즐기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이 금강산 지역의 산림 병해충 방제를 위한 공동조사를 한국 측에 제안했습니다. 이에 따라 내일(29일) 한국의 산림 전문가들이 북한을 방문합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산림과학원과 수목보호협회 소속 산림 전문가 등 8 명이 한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 29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북한 금강산을 방문합니다.

이들은 오는 31일까지 북한에 머물며 내금강과 외금강, 고성읍 지역을 방문해 소나무의 병해충 실태를 조사할 계획입니다.

이번 조사는 북한이 지난 15일 한국 기업인 현대아산에 금강산 지역의 소나무가 이상증상을 보이고 있다며 원인 파악과 해충 방제를 위한 조사를 제안하면서 이뤄졌습니다.

금강산 소나무들의 이상증상은 한국 정부가 최근 확산 방지에 힘쓰고 있는 재선충병과는 다른 것으로, 심하게 마르는 증세를 보이며 특히 고성읍 지역의 소나무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통일부 관계자는 이 같은 현상이 병해충 때문인지 가뭄 탓인지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조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이 파악되면 한국 정부 차원의 추가 지원도 검토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 통일부 관계자는 금강산 지역은 남북한이 공동으로 보호해야 하는 유산이고 한국 정부도 여러 차례 남북 산림협력을 강조해 왔다며 이런 점을 고려해 조사 결과를 본 뒤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제안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산림 자원에 대한 관심이 반영된 조치로 보고 있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입니다.

[녹취: 양무진 교수/북한대학원대학교] “북한의 이번 제안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산림 보호에 대한 관심도를 나타낸 것으로, 한국 정부의 방북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남북관계 개선의지로 보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아직까지는 남북 당국 간 불신의 골이 깊어 이른바 ‘통민봉관’의 행보가 아닌가 이렇게 분석됩니다.”

한국 정부 소식통은 북한은 현재 산림을 비롯해 건설과 체육, 관광 등 김정은 제1위원장의 관심 분야에 경제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의 이번 제안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뤄진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매체들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지난해 말 평양의 양묘장을 직접 찾아 `고난의 행군' 시기에 산림이 황폐화된 점을 지적하며 나무심기에 동참한 데 이어 산림 복구 사업 차질을 공개적으로 질타하는 등 산림 복구 사업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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