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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중공군 묘에 화환...'중국과 화해 모색하나'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가운데)이 정전협정 체결 62주년인 27일 '조국해방전쟁 참전열사묘'를 참배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가운데)이 정전협정 체결 62주년인 27일 '조국해방전쟁 참전열사묘'를 참배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북한과 중국의 소원해진 관계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는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잇따라 화해를 모색하는 듯한 행보를 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진의에 대해 좀 더 지켜본다는 신중한 입장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문기사 보기] Kim Jong Un Hails Chinese Role in Korean War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27일 정전협정 62주년을 기념해 평안남도 회창군에 있는 중국 인민지원군 열사능원에 화환을 보냈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습니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 2013년 7월 정전협정 60주년 땐 이 열사능원을 직접 찾아 헌화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참배는 물론 헌화도 하지 않았습니다.

중국 인민지원군 열사능원은 한국전쟁에 참전한 중공군 전사자들의 유해가 안장된 곳으로 마오쩌둥의 아들 마오안잉도 묻혀 있어 북-중 혈맹관계를 상징하는 장소입니다.

이에 앞서 김 제1위원장은 25일엔 평양에서 열린 제4차 전국 노병대회 축하연설에서 한국전쟁에 참전한 중국 인민지원군에 대해 두 차례 경의를 나타냈습니다.

조선인민군과 함께 싸우고 피를 흘려 희생하며 정의의 혁명전쟁을 도와 준 중국 인민지원군 노병 동지들에게 경의를 드린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 발언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북-중 접경지대인 지린성 일대와 랴오닝성 선양을 연이어 방문해 북-중 경협 확대 가능성을 열어 놓은 직후 나왔습니다.

이 때문에 정전협정 체결 62주년을 계기로 한 김 제1위원장의 이런 행보들이 중국과의 화해를 모색하기 위한 신호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중 관계는 2013년 북한의 제3차 핵실험과 같은 해 12월 장성택 처형, 그리고 지난해 6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등을 거치면서 상당히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습니다.

한국의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이른바 꺾어지는 해도 아닌 62주년 행사에서 김 제1위원장이 이런 행보를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중국과 화해하기 위한 메시지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양무진 교수/ 북한대학원대학교] “김정은 제1위원장이 오는 10월 10일 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나름대로 명실상부한 김정은 시대를 선포하려고 하는데 내부적으로 안보와 경제 부문에 대해선 어느 정도 안정화가 됐는데 대외적 안정화가 안 돼 있기 때문에 이를 위해 1단계로서 북-중 관계 복원 그런 차원에서 화해 메시지를 보낸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그동안 자존심을 내세우며 중국과의 화해를 거부했던 북한이 갑자기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라면서도 아직은 배경과 진의가 파악되지 않은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 관계자는 양국 간 외교적 움직임과 같은 구체적 징후들은 아직 포착된 게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김 제1위원장의 행보를 지나치게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장성택 처형 등 위협세력을 제거한 뒤 김정은 체제가 어느 정도 안착되고 대외적으로 자신감도 붙으면서 과거 혈맹관계에 대한 자신들 나름대로의 공정한 평가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 이상의 의미는 없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한국의 정부 안팎에선 오는 9월 3일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과 10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일을 계기로 양측이 상대방에 대해 어떤 외교행보를 보일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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