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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주요 미국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미국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주제에 대해 알아볼까요?

기자) 이제 북한에서도 햄버거는 그렇게 낯선 이름이 아닐 겁니다. 지난 2009년 패스트푸드 그러니까 속성음식을 파는 ‘삼태성청량음료점’이 생긴 이후 북한에서 햄버거를 파는 가게가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했고 주로 평양에 있던 햄버거 매점이 이제 북한 전역으로 퍼지고 있다는 보도도 있던데요. 사실 햄버거는 가장 미국적인 음식이자 미국을 대표하는 음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햄버거를 파는 대표적인 패스트푸드 식당이라면 단연 ‘맥도날드’를 꼽을 수 있는데요. 오늘은 미국의 속성음식점인 ‘맥도날드’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맥도날드’라는 말만 들어도 고소한 햄버거 생각에 배가 출출해지는데요. 미국에는 맥도날드 가게가 정말 많지 않습니까? 맥도날드 가게가 없는 동네는 거의 없다고 봐야죠?

기자) 맞습니다. 그만큼 맥도날드를 즐기는 사람도 또 맥도날드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정말 많은데요. 맥도날드 직원들이 이번에 큰일을 해냈습니다. 최근 미국 뉴욕 주에서 패스트푸드 식당 즉 속성음식점 직원들의 시급을 현재 8달러 75센트에서 15달러까지 인상하는 안이 통과했는데요. 이런 놀라운 성과를 얻게 된 데는 패스트푸드 식당 노동자들의 끈질긴 요구가 있었습니다. 패스트푸드 종업원들이 2012년 11월 맨해튼에서 임금 인상 요구 시위를 시작한 이후 전국에서 연대시위가 벌어지면서 임금인상 운동에 불을 집힌 건데요. 바로 이 임금인상 투쟁에 앞장섰던 사람들이 맥도날드 직원들이었던 겁니다.

진행자) 맥도날드 역사상 의미 있는 사건이 일어난 거네요. 그런데요, 이때까지 맥도날드가 지나온 역사를 쭉 훑어보면 의미 있는 사건이나 흥미로운 점들이 참 많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맥도날드가 탄생한 건 지금으로부터 딱 75년 전인 지난 1940년이었습니다. 딕 맥도날드, 그리고 맥 맥도날드라는 이름을 가진 형제가 자신들의 성을 따서 ‘맥도날드 바비큐’ 라는 이름으로 처음 가게를 열었습니다.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의 샌버나디오에 연 가게는 값싸고 다양한 메뉴로 손님들의 마음을 끌었는데요. 그때는 손님이 앉아서 주문을 받는 일반 식당의 형태였습니다. 그러다가 1848년 맥도날드는 상호도 ‘맥도날드’ 햄버거 가게로 바꾸고 손님들이 직접 계산대에 와서 주문해 먹는 셀프서비스를 도입했는데요. 차림표도 햄버거와 감자튀김, 소프트드링크 즉 탄산단물 등 딱 9가지로 줄이면서 패스트푸드 식당의 모습을 갖추게 됩니다.

진행자) 그런데 맥도날드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은 따로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954년 레이 크록 이라는 사람이 맥도날드 가게를 찾게 되는데요. 크록은 밀크셰이크 기계를 파는 사람이었습니다. 맥도날드 형제에게 이 기계를 좀 팔아보려고 방문했던 크록은 맥도날드에 첫눈에 반하고 말았는데요. 메뉴는 간단하고 저렴하지만 햄버거의 맛은 최고였고 운영방식 역시 마음에 들었던 거죠. 크록은 맥도날드 형제에게 미 전역에서 맥도날드 매장을 개장하는 비전을 제시하며 프랜차이즈 사업 그러니까 가맹점 상업을 제안하게 됩니다. 그리고 1955년, 크록은 일리노이주의 디플레인스에 맥도날드의 첫 정식 가맹점 매장을 열었고요. 이후 맥도날드의 경영권을 넘겨받은 크록은 성공 신화를 일으키면서 12년 후에는 전국의 매장 수가 7백 개에 이르게 됐습니다.

진행자) 모든 사업이 마찬가지겠지만, 맥도날드도 처음엔 작은 가게 하나에서 시작했는데 이제는 햄버거 제국을 세우게 된 거군요. 지금은 맥도날드 매장이 미국 전역은 물론이고 세계에 퍼져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맥도날드는 전 세계 119개국 3만6천여 개의 매장이 운영되고 있고요. 약 170만 명의 직원들이 근무하며 매일 6천9백만 명의 고객들에게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제는 세계인이 찾는 세계 1위의 속성음식기업이 된 거죠. 참고로 한국에서는 서울 올림픽을 개최됐던 1988년에 서울의 압구정동에 첫 매장이 문을 열었고요. 소련이 붕괴되기 직전인 1990년 2월1일 개장한 모스크바의 맥도날드 가맹점은 개장 첫날에만 무려 3만 명의 인파가 몰릴 만큼 선풍을 일으켰습니다. 이제 맥도날드는 미국을 상징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됐는데요. 최근 미국 등 서방 국가들과 이란 사이에 핵 합의가 성사되자, 이란에서는 맥도날드가 다시 이란에 들어오게 됐다면서 기뻐하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맥도날드가 이렇게 성공을 거둔 이유가 뭘까요?

기자)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주된 원인으로 표준화 전략을 들 수 있습니다. 크록은 제품 생산과 서비스 과정을 표준화한 방대한 분량의 매뉴얼 그러니까 지침서를 만들었는데요. 크록이 처음 내놓은 지침서 항목은 자그마치 5만 가지나 됐다고 합니다. 햄버거 재료로 사용되는 쇠고기의 크기와 무게, 모양을 정확하게 통일하는 것은 기본이었고요. 신선한 맛을 유지하기 위해 햄버거는 만든 지 10분, 감자튀김은 튀긴 후 7분이 지나면 모두 폐기하는 규칙도 세웠죠. 거기다 직원들의 복장과 매장의 밝기, 화장실 운영규칙까지 다 정해놓고 가맹점 운영자들이 이 원칙을 깨트리면 과감히 계약을 연장하지 않았던 겁니다.

진행자) 이런 까다로운 규정 덕분에 맥도날드 가맹점이 어디서든 똑같은 햄버거 맛을 낼 수 있었던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역마다, 나라마다 맥도날드 가게의 맛과 분위기가 들쑥날쑥했다면 이렇게까지 성장할 수 없었겠죠? 크록은 심지어 각 가맹점의 매니저들 그러니까 관리인들을 조직적으로 훈련하기 위해서 ‘햄버거 대학(Hamburger University)’을 만들었는데요. 햄버거 대학에서는 지금도 가맹점 운영자와 직원들을 대상으로 맥도날드 운영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의 속성음식점, 맥도날드에 대해 알아보고 있습니다. 맥도날드의 세계적인 영향력을 보여주는 지표들도 있다고 하는데 한번 알아볼까요?

기자) 네, 우선 빅맥 지수(Bic Mac index) 라는 게 있는데요. 각 나라의 구매력 평가를 비교하는 경제지표로, 1986년에 영국의 경제지 ‘이코노미스트’ 지에서 처음 사용했습니다.

진행자) 빅맥은 맥도날드에서 파는 대표적인 햄버거 이름이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이 빅맥은 이제 전 세계 어느 매장에서나 살 수 있고, 또 크기와 값이 비슷하다 보니 각국에서 팔리는 빅맥의 값을 통해 물가를 예측한 게 빅맥 지수인데요. 예를 들어 미국에서의 빅맥 가격과 한국의 빅맥 가격을 비교해서 구매력과 환율을 계산하는 건데 시장환율과 적정환율 사이의 차이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지수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미국의 언론인인 토머스 프리드먼은 맥도날드의 의미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이론을 제시하기도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프리드먼은 1999년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라는 책에서 맥도날드 햄버거 가게를 상징하는 노란색 M자형의 이른바 ‘골든 아치’가 들어선 나라들 사이에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이론, 이른바 ‘갈등 예방의 황금 아치 이론(Golden Arches Theory of Conflict Prevention)’을 소개했습니다. 어느 한 나라의 경제 발전과정에서 맥도날드 햄버거 가맹점이 들어설 수 있을 정도로 중산층이 두꺼워지는 단계에 이르면 그 나라의 사람들은 더 이상의 전쟁을 원하지 않으며, 오히려 햄버거를 사는 줄이 늘어지기를 더 선호한다는 것인데요. 이 이론은 1999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군대가 맥도날드 가게가 있던 구유고슬라비아 연방을 폭격하면서 더는 성립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긴 했지만, 세계의 맥도날드화 즉 미국화의 영향을 보여주는 예가 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자 이렇게 세계로 뻗어 가던 맥도날드. 그런데 요즘은 좀 주춤한 듯합니다. 매출이 많이 떨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특히 미국에서 그런 현상이 두드러지는데요. 사람들이 시간이 좀 걸리고 조금 더 비싸더라도 몸에 좋은 음식, 제대로 된 음식을 찾는 이른바 ‘웰빙’ 문화가 유행하면서 햄버거 같은 패스트푸드가 몸에 좋지 않은 음식으로 분류된 겁니다. 자연히 맥도날드를 찾는 고객들의 숫자도 많이 줄었는데요. 맥도날드 측은 지난 3년간 매출이 계속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해외 현황을 보면 유럽 시장에서 1.2% 매출이 증가했지만 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4.5% 가 감소하면서 지난해 전체 이윤이 15% 하락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이런 판매 부진을 회복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고요?

기자) 네, 우선 새로운 메뉴들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1달러짜리 메뉴를 대신해 싼 가격에 먹을 수 있는 세트메뉴를 선보이고 있고요. 오전에만 제공되던 아침 식사 메뉴를 온종일 제공하고 또한 더 좋은 재료로 햄버거의 맛을 향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맥도날드는 고객들의 건강을 위해 오는 2020년까지 더 많은 과일과 채소, 저지방 유제품, 통밀을 사용하는 반면 모든 메뉴에서 소금과 설탕, 포화지방 그리고 열량은 줄인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의 속성음식점 ‘맥도날드’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김현숙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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