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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남 비서, 김정은 현지시찰 재등장..."공포정치 희석용"


김기남 북한 노동당 선전담당 비서가 지난 4월 평양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3기 3차 회의에서 방청석 세번째 줄에 앉은 사실이 조선중앙TV 보도를 통해 보도됐다. 사진의 붉은 원이 김 당비서. (자료사진)

김기남 북한 노동당 선전담당 비서가 지난 4월 평양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3기 3차 회의에서 방청석 세번째 줄에 앉은 사실이 조선중앙TV 보도를 통해 보도됐다. 사진의 붉은 원이 김 당비서. (자료사진)

한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아 일선에서 물러났다는 관측을 낳았던 김기남 북한 노동당 비서가 다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북한 체제 선전을 총지휘했던 원로의 재등장에 대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공포정치'의 부작용을 희석시키려는 의도라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TV'는 23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황해남도 신천박물관 신축 현장을 시찰한 소식을 전하면서 김기남 노동당 비서가 수행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새로 건설한 신천박물관을 현지 지도하시었습니다. 황병서 동지, 김기남 동지, 리재일 동지, 김여정 동지…”

김기남 비서는 1960년대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을 시작으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책임주필, 1990년대 선전선동부장과 선전담당 비서로 활동하면서 북한 체제 선전과 우상화의 지휘관 노릇을 했던 인물입니다. 특히 김 제1위원장의 후계체제 구축 과정에서도 상당한 역할을 맡았습니다.

그런 그가 지난 4월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추대 22주년 중앙보고대회 주석단에 이름을 올린 것을 끝으로 3개월 반 동안 공개석상에서 자취를 감췄습니다.

더욱이 지난 4월9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3기 3차회의에선 핵심 당 비서임에도 주석단 맨 앞줄이 아닌 방청석 세 번째 줄에 자리한 모습이 포착돼 좌천설이나 은퇴설이 설득력 있게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김 비서의 역할을 리재일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떠맡은 것으로 전해졌고 특히 김 제1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을 중심으로 당 선전선동부가 재편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김 비서가 김 제1위원장의 공개활동에 다시 참여함에 따라 당 비서 직책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관영매체의 호명순서도 황병서 총정치국장 다음이어서 이 같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올해 86살 고령의 김 비서가 과거와 같은 실질적인 역할을 하긴 힘들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몇 달 동안이나 공개석상에서 자취를 감춘 데 대해서도 업무상 실수로 일시적 처벌을 받았거나 고령에 따른 건강 상의 문제 때문이라는 등 다양한 추측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는 김 비서의 일선 복귀라기 보다는 김정은식 `공포정치'의 부작용을 희석시키기 위한 원로에 대한 연출된 예우일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녹취: 임을출 교수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정은이 숙청을 계속하면서 노장층이 상당히 흔들렸을 거라고요. 그런 맥락에서 이른바 원로세대를 적당하게 우대하는 그런 메시지도 보내면서 점진적으로 세대교체를 하려고 하는 의도를 보여주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이수석 박사는 얼마 전 북한의 지방의회 대의원 선거 때 김 제1위원장의 종조부인 김영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명예부위원장이 투표하는 모습을 북한 매체들이 이례적으로 보도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 국책연구기관의 한 북한 전문가는 김여정이 선전일꾼으로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첩보가 있었다며, 김 비서의 역할은 김여정의 활동을 지원하고 자신의 선전 노하우를 전수하는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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