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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신천박물관 방문..."6.25 전쟁 중 미군 학살 왜곡, 정권 충성 유도"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신천박물관을 찾았다고 23일 보도했다. 신천박물관은 한국전쟁 시기 황해남도 신천 지역에 주둔한 미군의 만행을 입증하는 사료를 전시한 곳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신천박물관을 찾았다고 23일 보도했다. 신천박물관은 한국전쟁 시기 황해남도 신천 지역에 주둔한 미군의 만행을 입증하는 사료를 전시한 곳이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8 개월 만에 반미 교육시설인 신천박물관을 다시 방문해 미국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외부에 대한 증오를 부추겨 정권에 대한 충성을 유도하려는 북한 정권의 전형적인 선전정치란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미군이 6.25 전쟁 중 신천에서 대학살을 자행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국내 좌우익의 충돌에 따른 참사였던 것으로 역사학자들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언론들은 23일 김정은 제1위원장이 신천박물관을 방문해 미국을 강하게 비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새로 건설한 신천박물관을 현지 지도하시었습니다.”

김 제1 위원장은 이 박물관이 '계급교양과 복수심의 발원점으로 미제의 야수적 만행 역사의 고발장'이라며 교양사업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전했습니다.

김 제1위원장이 8개월 만에 다시 신천을 찾은 이유는 외세의 위협에 대한 증오를 통해 수령에 대한 충성을 유도하려는 북한의 전형적인 선전정치의 일환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움직임이 최근 북한이 김정은 제1위원장에 대한 ‘절대 충성’을 부쩍 강조하는 것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의 김진무 박사입니다.

[녹취: 김진무] “엘리트들이 김정은의 말을 우습게 알고 김정은의 권위를 우습게 아는 풍조가 지금 북한사회에 만연해 있다라는 것을 반증하는 게 아니냐. 그렇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김 제1위원장이 다시 찾은 신천박물관은 북한의 대표적인 반미 교육시설입니다. 북한 당국은 미군이 6.25 전쟁 중 이 곳에서 양민 3만5천여 명을 학살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에 보도된 김병호 신천박물관장의 말입니다.

[녹취: 김병호 조선중앙TV] “미제는 신천 강점 52일 기간에만도 애국자들을 무고한 주민들을 3만5천여 명이나 무참히 학살하였습니다. (사이) 인민들 속에 미제를 끝없이 증오하고 반대해서 견절히 싸워나가도록….”

하지만 당시 목격자들과 대부분의 학자들은 신천대학살이 미군이 아닌 국내 좌우파 대립의 산물이라고 결론짓고 있습니다.

미국 국립문서보관소의 한국전쟁 자료에 따르면 당시 미군은 1950년 10월13일 황해도에서 좌우로 나뉜 주민들이 비참한 살육전을 벌였다고 상부에 보고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과 당시 증인들 역시 공산당에 반대하는 반공청년단이 공산당의 잔인한 살해에 보복하며 충돌해 학살이 자행됐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과거 신천 사건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취재했던 한국 대북방송협회 이광백 회장의 말입니다.

[녹취: 이광백 회장] “북한의 주장은 사실이 아닙니다. 당시 민간인들이 죽은 것은 공산주의 계열 주민들과 우익 계열 주민들이 서로 잔인하게 죽고 죽이는 보복투쟁을 벌였기 때문에 죽은 것이었구요. 자료에 따르면 당시 미군은 신천에 주둔하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북한으로 진군할 때 약 2시간 정도 신천을 거친 것이 전부란 거죠.”

실제로 미국 국립문서보관소에 따르면 미군이 당시 신천에 주둔한 기록은 없습니다.

한국의 신천 출신 실향민들 역시 지난 2003년 한국 ‘MBC’ 방송의 특집 기록영화에서 미군이 평양으로 가기 위해 서둘러 신천을 지나갔다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이 방송은 여러 전문가들과 증인들을 인용해 당시 미군 사이에 평양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붙으면서 신천에 오랫동안 머물지 않았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군이 학살을 자행했다는 어떤 증거도 학자들은 찾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고위 탈북민 출신인 김광진 한국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VOA’에 북한 정부 역시 이런 신천의 내막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광진 위원] “북한에서 내부적으로 얘기되는 것은 젊은 청년들이 학살에 많이 가담했다고 합니다. 원인은 주변에서 살며 원한관계 등이 작동이 돼서 많은 학살이 저질러졌다. 이렇게 내부적으로도 얘기가 되고 있어요. 북한도 사실은 비공적으로 내부적으로는 미국 때문에 빚어진 사태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고 있는 셈이죠.”

김 위원은 북한이 정권 유지를 위한 이른바 `세뇌' 차원에서 겉으로만 미군이 학살했다고 선전하고 있을 뿐 엘리트 계층에서는 진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광진 위원] “일반 주민들은 잘 모르죠. 엘리트 계층을 통해 공유가 되고 있는데 이 게 문제고 북한 당국은 또 그 것을 활용하고 있는 거죠.”

‘신천의 진실’이란 제목의 전단을 만들어 대형풍선을 통해 북한에 보내고 있는 한국의 이민복 대북풍선단장은 신천의 내막이 의심스러우면 신천의 노인들에게 조용히 물어볼 것을 권고합니다.

[녹취: 이민복 단장] “신천 주민들에게 조용히 물어봐라. 좌우익 동족 간의 상잔 비극이지 어떻게 미국이. 미국은 거기가 주 공격 방향이 아니기 때문에 거기엔 미군이 제대로 있지도 않았다.”

북한과학원 출신인 이 단장은 “북한 정권이 미국에 대해 끊임없는 증오를 유발시켜 오직 수령에만 충성을 유도하기 위해 이런 허위교육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신천박물관 앞에는 “미제 살인귀들을 천 백 배로 복수하자”는 대형 구호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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