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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횡단 여성운동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주장


지난 5월 한반도 군사분계선을 횡단한 여성단체 ‘위민크로스 DMZ’가 21일 미국 의회에서 설명회를 가졌다.
지난 5월 한반도 군사분계선을 횡단한 여성단체 ‘위민크로스 DMZ’가 21일 미국 의회에서 설명회를 가졌다.

지난 5월 한반도 군사분계선을 횡단한 국제 여성운동가들이 미 의회에서 설명회를 갖고 평화체제 구축을 주장했습니다.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접촉과 소통이 최선의 방안이라고 말했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강압적이고 잔인한 가장 밑에서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친절하고 근면하며 사려 깊은 가족을 만나고 온 것 같습니다.”

세계적 여성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두 달 전 마주한 북한 주민들을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피해자에 비유했습니다.

[녹취: 글로리아 스타이넘] “I feel as if I have visited a kind, hardworking and thoughtful family who are doing their very best to survive under a controlling, totalitarian, cruel head household.”

여성단체 ‘위민크로스 DMZ’의 일원으로 21일 설명회에 참석한 스타이넘은 독재자는 자신만이 가족들의 유일한 희망이며 바깥세상은 언제나 더욱 열악하다는 의식을 주입시킨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가족들에게 필요한 건 더 이상의 비난과 고통이 아니라 이해심 많은 이웃들의 손길이라며 북한에도 같은 방식의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호소했습니다.

스타이넘이 제안한 대안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60년 넘게 유지되고 있는 정전체제에 변혁을 가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여성 운동가들의 순수한 의도를 이해하지만 이 같은 논리는 실상을 호도하고 있다는 반박이 제기됐습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인단체 한미자유연맹의 강필원 총재는 여성운동가들이 북한을 6.25 전쟁의 일방적인 피해자로 잘못 묘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강필원 총재] “북한 군이 전쟁을 일으켜서 많은 사람을 죽인 건 얘기도 안 하고, 또 한 가지는 많은 북한 사람들이 독재보다도 전쟁이 낫다, 그렇게 생각할 정도로 그렇게 압박이 심하단 말이에요. 그런 얘기는 안하고.”

강 총재는 이날 설명회에서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의 필요성을 줄곧 강조한 여성운동가들에게 북한 독재체제가 우위를 점하는 평화도 감수하겠다는 뜻이냐고 반문했습니다.

여성운동가들의 군사분계선 횡단을 기획한 크리스틴 안 씨는 행사의 성격을 1차 세계대전 당시 반전과 평화 운동을 주도했던 미국인 제인 애덤스의 노력에 비유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핵 문제 해결과 인권 개선은 대북 관여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안 씨는 북한에서 차량과 택시, 건물, 시장 가판대, 휴대전화 등이 더욱 많아진 것을 목격했다며 정권교체 가능성은 커녕 곳곳에서 급속한 경제성장의 신호를 엿봤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크리스틴 안] “From our May trip, regime change seemed pretty far from inevitable. Instead…there are signs everywhere that North Korea’s economy is rapidly growing; there are more cars on the road, taxis, buildings, market stalls, people using cell phone…”

하지만 이날 설명회를 지켜본 탈북자 그레이스 조 씨는 북한이 여성 운동가들의 `평화행진'을 승인한 이유는 바로 이 같은 발언을 기대해서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그레이스 조 씨] “북한 통치에 대해서 아직 정확한 걸 잘 모르셔서 저렇게 순수한 목적으로 시작을 하셨구나 라는 게 제일 처음에 제가 이 단체를 통해서 생각한 것이고요. 북한 정부에서 환호하고 오케이 하고, 또 저렇게 협조를 하는 목적은 뒤에 뭔가 본인들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에 한다는 거에요.”

지난 2008년 난민 자격으로 미국에 입국한 조 씨는 북한 주민들이 여성운동가들과의 토론회에서 생생히 전했다는 6.25 전쟁의 참상과 상처, 그리고 미군에 대한 분노 역시 철저히 짜여진 각본에 따른 연기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그레이스 조 씨] “외국 사람 앞에서 퍼포먼스를 한다는 자체는, 북한 정권에서도 알아요, 이렇게 비디오를 찍고 인터뷰를 한다는 것이 세계화된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에 그걸 미리 다 작성을 하고 인터뷰도 통하고 여러 번 리뷰를 해서 통과되고 나면 거기 앞에 나서서 증언을 할 수가 있습니다.”

실제로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북한의 여성 인권 실태에 대한 ‘VOA’의 논평 요청에 실상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고 답했습니다.

[녹취: 글로리아 스타이넘] “Of course we were seeing what we were shown. So we did not see women in prison camps, we did not see women who have been pressured to have her not have children. I mean, you know, we know that that exists…”

스타이넘은 북한 측이 보여주는 것만 봤기 때문에 강제수용소에 갇힌 여성들이나 낙태를 종용 당하는 여성들을 볼 수 없었지만 그런 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말했습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6.25 참전용사 출신인 찰스 랭글 연방 하원의원과 바바라 리 하원의원이 참석해 한반도 평화를 기원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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