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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탈북민 대상 영어교실 개설


18일 서울 구로구 통일미래연대 사무실에서 주한미군과 카투사 장병들이 탈북민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18일 서울 구로구 통일미래연대 사무실에서 주한미군과 카투사 장병들이 탈북민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한국에서는 영어가 일상생활에서 외래어로 많이 사용되고 있고, 진학이나 취업 등에서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합니다. 이 때문에 탈북민들이 겪는 고충이 큰데요, 민간 통일단체와 주한미군사령부가 함께 탈북민들을 위한 영어교실을 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박은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주한미군, 탈북민 대상 영어교실 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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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현장음]

서울 구로구에 있는 한 통일 관련 민간단체. 탈북민들이 활동하고 있는 이 곳에는 매주 토요일 특별한 손님들이 찾아옵니다. 바로 한국에 주둔해 있는 주한미군들인데요, 주한미군과 탈북민의 만남, 그 특별한 현장을 소개합니다.

[녹취: 현장음]

주한미군들이 이 곳에서 하는 일은 바로 영어 선생님입니다. 한국에서는 외래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다 진학이나 취업을 하려면 영어가 필수이기 때문에 탈북민들의 어려움이 클 수밖에 없는데요, 영어 때문에 대학을 포기하거나 학교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학생들을 돕기 위해 이 단체의 최현준 대표가 주한미군사령부에 도움을 청하면서 이 뜻 깊은 수업이 이뤄지게 됐는데요, 최현준 대표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녹취: 최현준, 통일미래연대 대표] “주한미군 장병들이 원어민이 돼서 탈북민들에게 영어를 배워주는 (가르쳐주는) 영어교실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저희들이 하게 된 동기는 저부터 우리 탈북민들은 북한에서부터 영어를 그렇게 많이 배우지를 못했어요. 저희가 대한민국에 정착을 하려니까 선진사회에 와서 영어가 필수더라고요. 특히 저희 청년들 같은 경우는 대학 공부하면서 영어 때문에 학업에 대단히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시작한 수업이 입소문을 타면서 이제는 초등학생과 취업 준비생, 주부들까지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좁은 사무실을 수준별로 나눠 사용하고 있는데요, 더운 날씨에 좁은 공간에서 수업하기가 힘겹지만 공부하는 학생들도, 가르치는 선생님들도 열심입니다.

[녹취: 현장음]

수업은 1:1방식으로 진행되는데요, 사전테스트를 거쳐 초급, 중급, 고급으로 나눠 수업이 진행됩니다. 주한미군과 탈북민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서 한국 군 카투사들이 함께 하고 있는데요, 이들이 본 탈북민들의 영어 실력은 어떨까요?

[녹취: 카투사 장병] “전 6월 중순부터 수업을 하기 시작했고, 고급반을 담당하게 됐어요. 오랫동안 유학을 하고 그래서 한국에도 오래 안 살아보고 이제 탈북자들이라고 하니까 조금 특이하겐 생각했죠. 어떻나? 조금 다르겠지… 그렇겐 생각했지만, 첫 날부터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전부다 되게 빨리, 제가 한국어를 읽는 속도보다 더 빨리 영어를 읽고, 대화도 완벽하지 않지만 아직, 뭐 쉽게 할 수 있고 완전히 한국말 하나도 안 쓰고 영어로만 대화해도 대부분 다 뚫리는 (통하는)것 같고…”

[녹취: 미군 장병] “이번이 세 번째로 수업을 진행하는 거예요. 그냥 가능한 수업 중에 영어를 가르치고 이런 식으로 도움을 주겠다고…그리고 미국에서는 토익이나 토플도 뭐 이런 식으로 하니까 그거에 맞춰서 수업을 진행해야 되겠다고…”

[녹취: 카투사 장병] “실력은 편차가 크다고 해야 되나요? 정말 잘하시는 분들도 있고, 약간 모자라다고 해야 하나? 좀 향상돼야 하는 분들도 있고. 탈북민들이 이런 기회를 얻기가 참 쉽지 않을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왜냐하면 여태까지 자라왔던 환경도 그렇고 좀 힘들텐데, 좀 더 많은 이런 영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비교적 편안한 마음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미군들과 달리 탈북민들은 이 곳에 오기까지 쉽지만은 않았는데요, 미군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했던 북한에서의 기억이 아직 많이 남아있어서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점차 만남을 가지고 영어공부를 함께 하면서 지금은 그런 생각이 많이 사라졌는데요.

[녹취: 탈북민] “네, 저는 솔직히 지금도 외국인들하고 조금 거부감이 있어요. 그걸 저희가 이제… 제가 극복해야 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엄청 좀 그랬는데, 지금은 매주 거의 보잖아요, 그러니까 조금씩 이제 다가가게 되더라고요. 근데 아직도 두려움이 있어요. 영어를 못해서.”

무료로 원어민에게 영어를 배우다보니 실력도 나날이 늘고 있고요, 영어를 배우면서 미국인들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더 가깝게 지내고 있습니다.

[녹취: 탈북민] “그 전에는 처음에는 익숙지 않았고, 엄청 힘들었는데 지금은 그래도 조금 얘기를 많이 듣고 보고 하다보니까 알지만 지금도 진짜 어려워요. 영어는.”

“그냥 처음부터 아, 한국에 딱 도착하는 순간에, 한국에서는 대학 가든 안 가든 일단 영어를 알아야 되겠다는 생각이 딱 드는 거예요. 처음에는 힘들었죠. 근데 열심히 그냥 꾸준히 했어요. 선생님들이 다 학생들보다 적극적이어서, 많이 감사하고 또 중급이라든가 뭐 초급, 그러한 급수별로 레벨에 맞춰 가지고 좀 재미있게 하면서 학생들이 좋아하는? 그런 것 같아요.”

영어 수업을 추진한 통일미래연대의 최현준 대표는 이 같은 교류와 협력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녹취: 최현준, 통일미래연대 대표] “이 영어교실을 뭐 한 두 달, 단기로 끝내지 않고 주한미군이 저희들하고 약속을 한 것이 있습니다. 당신의 손으로 영어를 배워 줘가지고 미국 어학연수를 탈북 대학생들, 못해도 10 명 정도는 미국 어학연수를 보내자.. 목표가 그겁니다. 올해 해서 제 생각에는 올해 한 2~3 명 정도? 갈 대상이… 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년 정도 되게 되면 2년 배우면, 그래도 10 명 정도는 미국 어학연수를 1년 떠나면 그 10 명은 정말 우리 글로벌 인재로 자랄 수 있지 않겠냐…이런 목표를 가지고 진행하고 있어요.”

서울에서 VOA 뉴스 박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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