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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하퍼 리


14일 미국 앨라배마주 몬로빌의 한 서점에서 종업원들이 소설가 하퍼 리의 신작 '파수꾼(Go Set A Watchman)'을 진열하고 있다.

14일 미국 앨라배마주 몬로빌의 한 서점에서 종업원들이 소설가 하퍼 리의 신작 '파수꾼(Go Set A Watchman)'을 진열하고 있다.

주요 미국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미국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진행자)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자, 오늘은 어떤 주제를 알아볼까요?

기자) 네. 미국 시각으로 화요일(14일)을 기해 미국 전역에 있는 많은 서점에서 미국인들이 오랫동안 기다린 소설 한 편이 판매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하퍼 리’의 신작인 ‘Go Set a Watchman’, 즉 ‘파수꾼’이란 제목이 붙은 소설인데요. 오늘 소개해 드릴 주제는 바로 작가 ‘하퍼 리’입니다.

진행자) 방금 미국인들이 오랫동안 기다린 소설이라고 했는데, 다 이유가 있죠?

기자) 물론입니다. 영어권은 물론이고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소설이죠? 바로 ‘앵무새 죽이기’를 쓴 ‘하퍼 리’의 신작이기 때문입니다. 1926년 미국 남부 앨라배마 주 먼로빌에서 태어난 '하퍼 리'는 지방 공립학교를 다닌 뒤에 헌팅턴 여자대학과 앨라배마대학에서 법률을 공부했습니다. 그는 교환 학생 자격으로 영국 옥스포드대학에서 1년간 공부하기도 했는데요. 학생 시절에 짤막한 글들을 발표하던 그는 항공사에서 일하면서 본격적으로 글쓰기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친구들의 도움으로 '하퍼 리'는 글쓰기에 전념하고 1960년 마침내 '앵무새 죽이기'라는 걸작을 발표합니다.

진행자) 사실, ‘앵무새 죽이기’라면 미국 안에서 모르는 사람을 찾기 힘들 정도로 유명한 소설 아닙니까? 이 책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소개해 주세겠습니까?

기자) 네. ‘앵무새 죽이기’는 1930년대 대공황 시절 미국 앨라배마 주의 가상 도시를 배경으로 누명을 쓴 흑인을 변호하는 애티커스 핀치를 그의 어린 딸 스카우트의 눈으로 그린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미국 남부에 있는 조용한 마을의 일상과 사람들이 '나와 다른 사람'을 배척하는 심리를 천진한 어린 소녀의 눈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냈고요. 당시 어른들 세계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또 친절함과 잔인함, 사랑과 미움, 그리고 즐거움과 슬픔이 함께 있는 인간 내면이 작품에 그대로 녹아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궁금한 것이 소설 이름에 ‘앵무새’가 들어간 이유가 뭔가요? ‘앵무새’가 뭔가 특별한 것을 상징하는겁니까?

기자) 맞습니다. ‘앵무새’라는 것은 흑인이나 장애인 같이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들, 사회적으로 약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상징합니다. 소설에서 아버지 애티커스 핀치가 자신의 아이인 젬과 스카우트에게 ‘앵무새’를 절대로 쏘면 안 된다고 가르치는데요. 여기서 ‘앵무새’는 진짜 새를 뜻할 수도 있겠지만, 흑인 같은 사회적 약자들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진행자) 이 작품이 나온 게 50년이 넘었는데, 당시에 작품이 나오자마자 돌풍을 일으켰다고 하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앵무새 죽이기’는 1960년에 출간된 즉시 미국 전역에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 작품은 나온지 2년 만에 몇 백만 부가 팔렸고요. 100주에 걸쳐서 잘 팔리는 책 순위에 머무르기도 했습니다. 결국 ‘하퍼 리’는 이 작품으로 1961년에 ‘퓰리처상’을 받았는데요. 이 ‘퓰리처상’은 뛰어난 업적을 쌓은 언론인이나 작가 등에게 주는 권위있는 상입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은 ‘앵무새 죽이기’는 그동안 수천 만 부가 팔렸고, 40여개 언어로 번역됐는데요. 1962년에는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명배우 그레고리 펙이 출연했죠?

기자) 맞습니다. 그레고리 펙이 주인공 애티커스 핀치로 분한 영화 ‘앵무새 죽이기’는 원작의 깊이를 잘 살린 명작이었습니다. 이렇게 영화로도 크게 성공한 소설 ‘앵무새 죽이기’는 미국 안에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소설’ 1위,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 1위, 그리고 기독교 성경 다음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책’ 등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궁금한 것이요. 독자들이 오랫동안 ‘하퍼 리’의 신작을 기다렸다고 했는데, ‘하퍼 리’가 그동안 작품을 많이 발표하지 않았던가 보네요?

기자) 오랫동안 발표하지 않은 게 아니라 ‘하퍼 리’는 사실 ‘앵무새 죽이기’ 이후에 어떤 작품도 내놓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앵무새 죽이기’로 전례가 없이 성공했는데, 왜 그랬을까요?

기자) 그게 아주 흥미로운 점인데요. ‘하퍼 리’가 왜 절필했는지는 정확한 알려진 게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온 말들을 정리해 보면요. 첫 번째 작품이 너무 성공해서 후속작을 쓰는데 부담을 느껴서 그랬다는 말도 있고요. 또 다시 유명세에 시달리는 것이 싫어서 절필했다는 말도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하퍼 리’가 ‘앵무새 죽이기’에서 작가로서 할 말을 다 했기 때문에 후속작을 내지 않았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BRIDGE ///

진행자) 네.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 문학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소설 ‘앵무새 죽이기’를 쓴 작가 ‘하퍼 리’에 대해서 알아보고 있습니다. 김정우 기자, 그러니까 ‘앵무새 죽이기’로 크게 성공한 ‘하퍼 리’가 50년 이상 은둔한 끝에 이번에 신작을 내놓은 거죠?

기자) 네. 앞서서 말씀 드렸듯이 신작 소설 제목이 ‘Go Set a Watchman’입니다. 한국에서는 이걸 ‘파수꾼’으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 소설은 ‘하퍼 리’가 은둔하면서 새로 쓴 작품입니까?

기자) 아닙니다. 이것도 참 눈길을 끄는 점인데요. 사실 이 작품은 ‘하퍼 리’가 1950년대 중반에 쓴 소설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파수꾼’이 ‘앵무새 죽이기’보다 먼저 완성된 작품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당시 이 ‘파수꾼’을 읽어본 출판사 편집자가 어린 아이의 눈으로 사건을 보는 작품을 써보라고 권고해서 ‘하퍼 리’가 다시 ‘앵무새 죽이기’를 썼고요. 결국 이 ‘앵무새 죽이기’가 먼저 발표됐던 겁니다.

진행자) 그럼 첫 작품인 ‘파수꾼’을 이제서야 내놓은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하퍼 리’가 이 ‘파수꾼’의 원고를 잃어버려서 출간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다가 작가의 친구가 ‘하퍼 리’의 문서를 보관한 곳에서 우연히 ‘파수꾼’의 원고를 찾아내서 이번에 빛을 보는 겁니다.

진행자) 신작의 내용은 전작 ‘앵무새 죽이기’와 연결되는 건가요?

기자) 맞습니다. 신작은 ‘앵무새 죽이기’의 20년 뒤를 다룬 작품입니다. ‘앵무새 죽이기’에서 어린 말괄량이였던 딸 스카우트가 20대 중반 처녀가 돼서 뉴욕에서 살다가 고향 앨라배마 주에 사는 늙은 아버지를 방문한다는 설정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신작 ‘파수꾼’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죠?

기자) 왜냐하면 ‘앵무새 죽이기’에서는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정의의 사도로 그려진 아버지 애티커스 핀치가 ‘파수꾼’에서는 인종차별주의자로 그려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파수꾼’을 읽은 독자나 언론이 현재 이 작품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퍼 리’의 신작 ‘파수꾼’이 전작인 ‘앵무새 죽이기’만큼의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지 많은 사람이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따라잡기’ 김정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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