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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북한 이희호 여사 방북 무산 시사' 유감...방북 지원 재확인


김대중 전 한국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지난달 29일 서울 동교동 자택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와 환담하고 있다. (자료사진)
김대중 전 한국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지난달 29일 서울 동교동 자택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와 환담하고 있다. (자료사진)

한국 정부는 북한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평양 방문에 합의한 지 이틀 만에 무산 가능성을 시사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이 여사의 방북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9일 북한이 이희호 여사의 방북과 관련한 한국의 언론보도 등을 문제 삼아 한국 정부를 비난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는 그러나 이 여사 방북과 관련해 한국 정부 차원에서 필요한 부분은 지원하겠다는 기본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이에 앞서 지난 8일 이 여사의 평양 방문 일정에 합의한 지 이틀 만에 한국 언론 보도 등을 이유로 이 여사의 평양 방문이 무산될 수 있음을 내비쳤습니다.

북측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는 한국 정부와 일부 언론이 북한의 최고 존엄을 모독하고 있다며 이 여사의 방북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북측 아태위는 이 여사 측에 항공편을 이용해 방북할 것을 제안한 것이 최근 새로 지은 평양국제공항을 북한이 선전하기 위한 의도라는 일부 한국 언론의 보도를 문제 삼았습니다.

한국 정부 안팎에서는 북한이 이희호 여사의 방북 무산 가능성을 열어둔 채 한국 정부를 압박하면서 이 여사 방북에 대한 한국 정부의 개입을 차단하려는 의도라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한국 서강대학교 정영철 교수입니다.

[녹취: 정영철 서강대 교수] “현재로선 경고용으로 보입니다. 이 여사의 방북 일정에 합의했기 때문에 북한으로선 이를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것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이구요. 다만 만약 지금처럼 언론 등이 이 여사의 방북을 둘러싸고 한국 내에서 논란이 있거나 정치적인 해석을 앞세운다면 경고한 것처럼 실제 무산시킬 가능성도 없지 않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VOA’에 이 여사가 방북하게 되면 남북대화를 강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북한으로선 이 여사의 방북을 계기로 얻을 것이 크게 없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며 방북 무산을 위한 ‘명분쌓기’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 여사의 방북을 추진해온 김대중평화센터는 항로 문제를 비롯한 세부적인 사안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뒤 북측으로부터 초청장이 와야 한다며 이 여사의 방북이 성사될 수 있도록 한국 정부와 언론이 좋은 환경을 조성해주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희호 여사의 방북은 지난해 11월 말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이 여사 앞으로 친서를 보내 김정일 국방위원장 3주기 때 조화를 보내준 데 대해 사의를 표하며 평양 방문을 초청하면서 추진됐습니다.

이후 김대중평화센터 측이 5월 말 방북을 추진했지만 북한이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성사되지 못하다가 최근 개성에서 만나자는 김대중평화센터 측의 제안에 호응해 왔습니다.

김대중평화센터와 북측 아태위원회는 지난 6일 개성에서 실무접촉을 갖고, 다음달 5일부터 8일까지 이 여사의 평양 방문 일정에 합의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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