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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미국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미국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주제를 알아볼까요?

기자) 네. 영국의 대형 석유회사인 ‘브리티시 페트롤리엄’사, 보통 영어 약자로 ‘BP’라고 하는데요. 이 ‘BP’사가 엄청난 액수의 배상금을 미국 연방 정부와 주 정부에 물어주기로 했다는 소식이 최근에 나왔죠? ‘BP’가 이렇게 천문학적인 액수의 배상금을 지급하는 건 5년 전에 멕시코만에서 발생한 원유 누출 사고 탓인데요. 오늘 주제는 바로 이 ‘BP 원유 누출 사고’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멕시코만이라면 정확하게 어디를 말하는 거죠?

기자) 네. 멕시코만은 북미 대륙 동남 해안에 있는 큰 만인데요. 미국 플로리다 반도, 멕시코 유카탄 반도, 그리고 쿠바 섬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특히 이 멕시코만 서북쪽 연안에 해저 유전이 많은데요. 5년 전에 사고가 난 곳은 미국 루이지애나 주에서 남쪽으로 80km 정도 떨어진 해역입니다.

진행자) 이 사고가 난지 벌써 5년이나 지났는데요. 그때 해저에 묻혀 있는 원유를 뽑아 올리는 시추선에서 사고가 난 것으로 기억하는데, 당시 사고를 다시 한번 정리해 볼까요?

기자) 네. 2010년 4월 20일 미국의 해상 유전 시추 회사인 ‘트랜스오션’사가 소유한 시추선 ‘딥워터 호라이즌’에 불이 납니다. 사고 당시엔 ‘BP’사가 ‘딥워터 호라이즌’을 빌려서 해상 시추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는데요. 그런데 이 과정에서 유정 안에 있던 가스가 새어 나오면서 시추선에 불이 난 겁니다.

진행자) 유전은 원유가 있는 곳이라 불씨가 있으면 아주 위험하지 않습니까?

기자) 물론입니다. 당시 가스에 불이 붙으면서 폭발이 나고 시추선이 삽시간에 불길에 휩싸였고요. 이 사고로 시추선에서 일하던 11명이 죽었습니다. 결국 이틀 뒤에 시추선은 가라앉는데요. 그런데 이 과정에서 시추선과 해저 유정을 연결하던 1.5km 길이의 파이프가 부서지면서 유정에서 원유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정작 문제가 된 건 시추선에 난 불이 아니라 이렇게 바다 밑에서 쏟아져 나오는 원유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해저 유정에서 원유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새어나오면서 주변 해역으로 번졌는데, 이게 문제였죠. 당시에 원유가 새어나오던 모습을 보여주는 텔레비전 영상이 아직도 눈에 선한데요. 이 사고로 당시 약 2억 갤런에 달하는 원유가 누출됐다고 하는데, 대략 남한의 충청북도에 해당되는 면적에 기름이 퍼졌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원유가 퍼지면서 사고 현장 주변 해역인 미국 남부 해안이 기름범벅이 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시추선이 가라앉은 날부터 새어나온 원유가 점점 퍼져서 6월에 미국 플로리다 주, 앨라바마 주, 미시시피 주, 그리고 루이지애나 주 해변에 기름이 도달했는데요. 그러면서 이들 해변이 기름범벅이 됩니다.

진행자) 청취자들께서도 잘 아시겠지만, 석유가 바다로 흘러나가면 문제가 심각해지죠?

기자) 물론입니다. 원유에 독성 성분이 들어있기 때문에 원유가 바다로 새나가면 해양동식물에 아주 치명적인 영향을 줍니다. 4월에 원유가 누출되고 8월까지 사고 해역에서 죽거나 다친 바다거북과 돌고래가 7천 마리 이상이었다는 보고를 보면 새어나간 원유가 해양생태계에 얼마나 크게 피해를 줬는지 잘 알 수 있는데요. 사고가 난지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누출된 원유가 환경에 얼마만큼 피해를 주었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진행자) 이 사고 탓에 해양생태계뿐만 아니라 사람도 크게 피해를 봤죠?

기자) 물론입니다. 기름띠가 몰아닥치자 주변 해역에서 나오는 수산물로 생계를 유지하던 어부들이 일을 못하게 됐죠? 또 해변에 기름이 몰려오자 관광객의 발길이 끊어지면서 해당 지역 경제가 그 해에 크게 손해를 봤습니다.

진행자) 사고 피해가 이렇게 커진 건 또 원유가 오래 새나갔기 때문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사고가 난 뒤에 원유가 새어나오는 구멍을 바로 틀어막았더라면 피해가 적었을 텐데요. 하지만 원유 누출을 막는데 몇 달이나 걸렸습니다.

진행자) 바다 깊은 곳에 있는 유정을 막는 작업이 쉽지 않아서 그랬겠죠?

기자) 맞습니다. 특히 사람이 내려가서 직접 복구 작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문제였는데, ‘BP’는 잠수정이나 로봇 같은 각종 최신 장비를 써서 복구 작업을 벌였습니다. 하지만 몇 차례 실패하다가 결국 그해 7월 15일에야 일단 원유가 새어나오는 것을 겨우 막았고요. 다시 9월에 가서야 유정을 완전하게 틀어막는데 성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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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네.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BP 원유 누출 사고’에 대해서 알아보고 있는데요. 원유 누출 사고가 마무리되자 미국 연방정부가 대응에 나섰죠?

기자) 네. 당시 미국 연방정부는 조사 위원회를 꾸려서 사고 원인을 조사하기 시작했고요. 그해 12월에는 사고에 책임이 있는 회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다음해 , 그러니까 2011년 1월에 조사위원회가 작성한 보고서가 나왔는데요. 조사 결과, 시추 과정에서 회사 측이 시간과 돈을 아끼려고 내린 조처가 사고로 이어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이 사고처럼 이렇게 미국에서 원유가 대량으로 누출되는 사고가 종종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멀리는 지난 1969년에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타바버라 해역에서 원유 420만 갤런이 누출된 사건이 있었고요. 또 2005년엔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휩쓸고 간 루이지애나 지역에서 원유 약 800만 갤런이 누출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진짜 피해가 컸던 사고는 바로 지난 1989년에 발생한 ‘엑손 발데즈’호 사고입니다.

진행자) 당시 석유회사인 엑손사 소속인 유조선 ‘엑손발데즈’호가 알래스카 해안에서 좌초되면서 원유가 새어나온 사고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당시에 부서진 유조선에서 원유 약 1천만 갤런이 바다로 흘러 들어갔는데요. 특히 사고가 난 지역이 해양생태계의 보고로 불리는 지역이라 크게 문제가 됐습니다. 이 사고로 엑손사도 엄청나게 많은 벌금과 배상금을 물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BP'가 이번에 187억 달러를 배상한다고 하는데, 이 액수가 기록을 세운 거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단일 사건으로 한 기업이 배상하는 액수로는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금액이라고 합니다. 'BP'사는 사고가 난 처음 3달 동안 기름이 퍼지는 걸 막느라고 140억 달러를 정도를 썼다는 데요. 이 비용하고 이번에 결정된 배상금까지 포함해서 원유 누출 사고와 관련해 'BP'사가 모두 400억 달러 이상을 써야 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에 'BP'가 187억 달러를 지급하면, 배상이 모두 마무리되는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아직 멕시코만 주변에 살면서 피해를 본 주민과 기업들이 따로 낸 민사소송이 남아 있는데요. 이 소송 결과에 따라서 'BP' 가 지불해야 할 배상금이 더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따라잡기’ 김정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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