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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미국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미국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주제를 알아볼까요?

기자) 네. 월요일 (29일)에 회기가 끝난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이날 눈길을 끄는 판결들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 판결들 가운데 애리조나 주에서 선거구를 결정하는 독립위원회를 설치한 조처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죠?

진행자) 이 독립위원회는 애리조나 유권자들이 이른바 ‘게리맨더링’을 막으려고 주민발의안을 통해 만든 조직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독립위원회는 공화당이 장악한 주 의회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게리맨더링’ 하려는 걸 막으려는 뜻에서 나왔는데요. 오늘 소개해 드릴 주제가 바로 이 ‘게리맨더링’입니다. 미국인들은 보통 ‘제리맨더링’이라고 발음하죠.

진행자) ‘게리맨더링’이라면 선거구를 조정하는 것과 관련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선거구’는 의원을 선출하는 단위 구역을 말한다는 건 잘 아시죠? 북한에서도 최고인민회의나 지방인민위원회에 나갈 대의원을 뽑을 때 선거구별로 나온 후보를 대상으로 투표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게리맨더링’이라고 하면 어느 한 정당에 유리하도록 부당하게 선거구를 조정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진행자) 이게 원래 미국에서 나온 말이죠?

기자) 맞습니다. 이 말의 유래가 이렇습니다. 지난 1812년에 미국 매사추세츠 주지사 엘브릿지 게리(Elbridge Gerry)가 새로운 선거법을 만들어서 선거구를 조정했습니다. 이때 게리 주지사가 자신이 속한 민주공화당에 아주 유리하게 선거구를 결정하는데요. 당시에 주지사가 결정한 선거구의 모양이 영어로 ‘salamander’, 즉 ‘불도마뱀’과 비슷했답니다. 그래서 특정 정당에 유리하게 선거구를 정하는 행위를 주지사 이름 ‘게리’와 ‘불도마뱀’을 뜻하는 ‘salamander’의 ‘-mander’를 합쳐서 ‘게리맨더링’이라고 부르는 겁니다.

진행자) 특정 정당에 유리하게 선거구를 긋는다고 하면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기자)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요. 쉬운 방법으로 두 가지만 설명해드릴까요? 하나는 상대 당 지지자들을 한 선거구로 몰아넣는 방법이 있고요. 다른 하나는 반대로 상대 당 지지자들을 여러 선거구로 흩어버리는 겁니다.

진행자) 반대파를 하나로 모으면 거기서는 당연히 상대 당 후보가 당선되겠지만, 나머지 지역에서는 반대표가 없어지니까 모두 자기 당이 유리하겠네요?

기자) 바로 그겁니다. 반면에 상대 당 지지자들을 분산해버리면 반대표가 흩어지는데요. 이렇게 되면 어느 선거구에서도 상대 당 후보가 당선되기가 어려워지는 거죠.

진행자) 그런데 기본적으로 미국이 선거구를 어떤 방식으로 결정하는지 궁금하네요?

기자) 네. 연방의회 선거, 특히 연방하원 의원을 뽑는 선거를 중심으로 설명해 보겠습니다. 사실 연방상원 의원은 각 주에서 2명만 뽑히기 때문에 이때는 각 주에 선거구가 하나, 그러니까 전체 주가 한 선거구입니다. 하지만 연방하원 의원 같은 경우는 주별 인구에 비례해서 의원 수가 결정되기 때문에 이때는 선거구를 나누어야 합니다.

진행자) 제가 알기로는 10년마다 한 번씩 선거구를 조정하는 거로 아는데요? 맞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10년마다 인구조사국이 인구조사 결과를 발표하는데요. 그 결과를 토대로 먼저 주별로 하원 의석수가 결정됩니다.

진행자) 그럼 이 과정에서는 인구가 줄거나 늘어나는 정도에 따라 하원 의석수가 달라질 수도 있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구가 늘면 하원 의석이 추가되고요. 반대로 인구가 줄면 의석이 없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10년마다 주별로 하원 의석수가 결정되면 다음 단계로 선거구를 조정해야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의석수에 변화가 없으면 선거구를 조정할 필요가 없지않나요?

기자)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연방하원 의원 2명 이상을 선출하는 주에서는 의석수에 변화가 없어도 10년 동안 주 안에서 인구가 변했을 수 있기 때문에 선거구를 다시 조정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연방하원 의원이 주 전체에서 1명인 곳은 선거구를 조정할 필요가 없겠죠? 참고로 알래스카, 델라웨어, 몬타나 등 7개 주는 현재 하원의원을 1명만 낼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이런 선거구 조정 작업은 주 의회가 수행하는 건가요?

기자) 대개 그렇습니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각 주 의회가 ‘인종이나 소수 민족을 차별하려는 목적이 없으면’ 선거구를 조정하는데 폭넓은 자율권을 가진다고 해석하는데요. 하지만 예외가 있습니다. 바로 애리조나 주와 캘리포니아 주 같은 경우는 주 의회가 선거구를 조정할 권한이 없고요 독립된 위원회가 선거구를 조정합니다. 이건 처음에 말씀드렸듯이 주 의회를 장악한 특정 정당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선거구를 조정하려는 걸 막기 위해 등장한 거죠? 이 밖에 워싱턴 주나 아이다호 주 같은 몇몇 주에서는 시민들로 꾸려진 위원회가 주 의회가 선거구를 조정하는 걸 보좌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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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네.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게리맨더링’에 대해서 알아보고 있습니다. 김정우 기자, 이번 연방대법원 판결에서 볼 수 있듯이 미국 안에서는 이 ‘게리맨더링’ 때문에 종종 논란이 벌어지곤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10년마다 선거구를 조정하는 시기가 다가오면 정치권을 중심으로 선거구 조정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데요. 미국 언론 보도에서 주 의회를 장악한 정당이 자기 당에 유리한 쪽으로 선거구를 조정하는 경우가 있어서 논란이 된다는 기사를 종종 접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모두들 선거구를 공평하고 평등하게 정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은 모양이네요?

기자) 네. 사실 어떻게 보면 이런 것도 정치 행위의 하나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그런데 이 ‘게리맨더링’과 관련해서 작년에 미국의 유력 신문인 워싱턴포스트가 재미있는 기사를 실었습니다. 이 신문은 연방하원 선거구 관련 자료를 컴퓨터에 넣어서 어느 지역에서 ‘게리맨더링’이 심한지 분석해 봤습니다.

진행자) 그럼 어느 주가 ‘게리맨더링’이 심한 지역으로 나왔습니까?

기자) 네. 바로 미국 남동부에 있는 노스캐롤라이나 주, 그리고 수도 워싱턴 디시와 맞닿은 메릴랜드 주가 뽑혔습니다. 특히 미 전역에서 ‘게리맨더링’이 가장 심한 10개 선거구 가운데 3곳이 노스캐롤라이나에 있어서 눈길을 끌었는데요. 반면에 ‘게리맨더링’이 가장 덜한 지역은 인디애나 주와 네바다 주였다고 하는군요.

진행자) 정당별로는 어떤 결과가 나왔나요?

기자) 네. 워싱턴포스트는 ‘게리맨더링’이 가장 심한 10개 주 가운데 6주의 선거구를 공화당이 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따라잡기’ 김정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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