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미국 주요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미국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박영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남부 사우스 캐롤라이나 찰스턴 시의 교회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미국에서는 다시 총기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오늘은 ‘총기 규제’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죠. 미국에서 오랫동안 논란이 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민간인의 총기 소유에 관한 것인데요. 그 역사가 꽤나 깊고 미국인들이 아니고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많이 있죠?

기자)그렇습니다. 이런 총기 사건이 발생하면 늘 수면위로 떠오르는 이야기가 총기규제논란이죠. 어떤 청취자 여러분께서는 ‘아니 어떻게 민간인이 총을 갖도록 허용해서 그런 위험한 일이 발생하도록 하는가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텐데요, 하지만 미국의 역사적 배경을 좀 이해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원래 미국이라는 나라가 영국의 식민지로 출발하지 않았습니까? 미국의 선조들은 신대륙인 미국에 첫발을 내딛고 서부를 개척해 가는 동안 많은 원주민 인디언들과 무법자, 맹수들과 싸워야만 했습니다. 당시에는 식민지 정부군의 영향력도 미미했고 치안도 제대로 안돼 있었으니까 민간인들도 자체 무장이 필요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영국과의 독립 전쟁을 벌였을 때도 총을 가진 민간인들의 활약이 컸죠?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의 식민지배에서 벗어나기 위해 독립 전쟁이 시작됐을 때, 시민들로 급히 조직된 민병대가 독립군에서 큰 역할을 맡게 됩니다. 이런 역사가 미국이 건국된 이후에도 민간인들의 총기 소유를 당연시 하는 데로 이끌어 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당시 영국 식민정부에 대항해 독립 전쟁이 일어난 것도 잘못된 정부는 민간인들의 힘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정신이 발휘된 것이기 때문에 정부에 대항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민간인들의 총기 소유가 당연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것입니다. 건국 초기 첫 연방의회가 열리고 미국 의원들이 제일 먼저 한 일이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는 수정헌법을 만드는 일이었는데요, 바로 이런 역사적 맥락에서 총기 소지 권리는 수정헌법 제 2조에 포함될 정도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처럼 민간인들도 총기를 소유할 수 있게 하는 나라들도 있습니까?

기자) 네, 영국과 독일, 프랑스, 오스트리아 같은 유럽국가들, 또 캐나다, 브라질, 멕시코 등 미주 대륙 국가들은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민간인들도 등록만 하면 총기를 구입해 소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요. 아프리카의 일부 국가도 총기 소유가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나라마다 등록 방법이나 구입할 수 있는 총기 종류 등은 다릅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은 대부분 민간인의 총기 소유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그러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총을 갖고 있습니까?

기자) 그게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등록되지 않거나 불법적인 경로를 통해 소지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인데요, 대체로 미국의 민간인이 소유한 총기는 약 3억정에서 3억 1천만 정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일단 산술적 수치만 놓고 보면 미국인 1명당 총기 1정은 갖고 있다는 소립니다. 미국에서는 주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합법적인 경로를 통한다면 10대들도 총을 구입하고 소지하는데 별 문제가 없습니다. 이 총기 소지와 관련해 여론조사기관인 갤럽이 흥미로운 조사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는데요, 총기를 소지한 비율이 지역에 따라 다르다는 거죠. 남부 주들은 38%, 서부는 27%, 동부는 21%로 나타났는데요. 이는 물론 총기 소지를 등록했을 경우에만 해당하는 것입니다. 전반적으로는 1970년대보다 떨어지는 추세라고 합니다.

진행자)그런데 아무래도 총을 많이 갖고 있으면 피해나 사고도 많지 않을까요?

기자) 물론입니다. 하루에 30명 이상, 연간 3만명 이상 총기로 인해 사망한다고 하는데요, 이들 사망자의 절반 가량이 18살에서 35살 사이고요, 3분의 1은 20살 미만이라고 합니다. 특히 15살에서 24살 사이 총기 사망자의 경우, 자살자들이 가장 많은 걸로 나타났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이래 대규모 총기사고와 관련해 14번이나 연설을 했는데요, 그 가운데 11번이 미국 내 총기사고였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러면 대형 총기사고도 빈번하고, 총기로 인한 피해도 이렇게 많은데 정부로서도 어떤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까요?

기자) 물론입니다. 앞서도 말씀 드린 것처럼 미국민들에게는 건국 초창기부터 심어져 내려온 '나와 나의 가족의 생명과 재산은 내가 지킨다'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 있기 때문에 총기소지 자체를 못하게 하기보다는 총기소지를 규제하는 정책을 펼쳐왔습니다. 1960년대 존 F. 케네디 대통령과 동생 로버트 케네디 상원의원,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암살당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자, 총기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1968년에는 린든 존슨 대통령의 서명으로 ‘총기규제법’이 발효됐죠. 이때는 총기 구입 연령을 제한하는 비교적 간단한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다 1981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존 헝클리라는 사람이 쏜 총에 맞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이전 법보다 좀 더 강력한 내용의 총기규제법이 마련됐는데요 일명 '브래디 법'입니다.

진행자) 레이건 대통령 재임 당시 백악관 대변인이었던 제임스 브래디의 이름을 딴 거죠.

기자) 맞습니다. 브래디 대변인은 당시 현장에 있었는데요, 헝클리가 쏜 총에 머리를 맞고 결국은 하반신 불구가 된 사람이죠. 이 브래디 법은 총기 구입을 하고 나서 5일간의 신원조회기간을 의무화한 겁니다. 또 총기 구입자의 전과 기록, 정신 병력 같은 것도 조사하도록 했는데요, 하지만 전과기록을 조회하는 건 헌법에 위배된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와서 큰 힘을 쓰지 못하는 법이 되고 말았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도 총기소지를 규제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이번 사우스 캐롤라이나 찰스턴 흑인 교회 총격사건이 일어나기 전부터 오바마 대통령은 총기소지규제를 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말해왔습니다. 지난 2012년 말에 코네티컷 주 뉴타운의 한 초등학교에서 총격 사건이 일어난 일이 있었죠? 당시 한 백인 청년의 총격으로 어린이 20명을 포함해 26명이 숨지면서 미국이 슬픔에 빠진 후 보다 강력한 총기규제법안을 마련했는데요, 하지만 상원을 통과하지 못하고 막히면서 현재까지 논의가 진전을 거두지 못해왔습니다.

#STING

진행자) 미국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총기규제에 대해 알아보고 있습니다.자,그렇다면 총기규제에 대한 미국인들의 의견은 어떤가요?

기자) 네, 지난 4월 로이터가 실시한 여론조사결과, 미국인의 48%가 총기규제를 지지하고 41%는 필요 없다고 답했습니다. 거의 비슷한 수준이죠? 민주당 지지자들은 60% 이상 규제를 찬성하고 있고요, 공화당 지지자들은 같은 비율로 규제를 반대했습니다.

진행자) 총기소지 옹호론자들의 이야기는 뭔가요?

기자) 네, 이들은 총기소지가 법으로 보장된 권리라는 것인데요. 즉 정부도 개인의 자유를 침해할 수 없다는 겁니다. 총기소지 반대론자들에게는 이해되기 힘들겠지만, 사고는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것이지 총기하고는 관계가 없다는 주장을 합니다. 더 나아가 모든 사람들이 총기를 소지하면 나쁜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두려워 함부로 총을 쏠 수 없다는 논리도 펴고 있습니다. 이런 주장을 하는 대표적인 단체가 전미총기협회인데요(NRA)인데요, 이 단체는 막대한 자금력을 무기로 미국 정치권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 이유 말고도 사격이나 사냥 등을 취미로 갖고 있는 미국인도 많죠?

기자) 그렇습니다. 또 아직도 시골 지역은 집들이 워낙 떨어져 있어 경찰의 영향력이 미치는데 한계가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런 지역은 구조적으로 자기 스스로 보호해야 할 자구책으로 총기를 소지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죠. 한예로, 2012년 중서부 오클라호마에 사는 18살 젊은 엄마가 3개월된 아들과 단 둘이 있는데 2인조 강도가 침입했습니다.그래서 소지하고 있던 총으로 강도를 사살하는 일이 있었는데요, 이런 경우, 총이 있었기 때문에 아기와 자신을 보호할 수 있었다는 거죠. 이 젊은 엄마의 행위는 당연한 정당방위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진행자) 정말 단순히 결정하기 어려운 문제군요. 자 그럼 내년도 대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대표적인 총기규제론자입니다. 강력한 신원조회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오바마 대통령과 같은 입장을 견지하고 있고요, 반면 공화당의 젭 부시 후보는 플로리다 주지사 시절 정당방위법안에 서명한 적도 있고요, 보수적인 총기소지 옹호론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공화당 후보들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종종 1위에 오르고 있는 신경외과 의사출신의 벤 카슨 후보, 흑인인데요, 지난 2013년에 총기 소지 문제와 관련해 헌법이 총기 소지를 보장하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지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다른 공화당 후보들은 어떤가요?

기자)네, 대표적인 보수파 공화당 후보 가운데 1명인 랜드 폴 후보는 이번 총기 난사 사건과 관련해 이 나라가 뭔가 잘못된 게 있고 병들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총기소지규제가 답은 아니라는 의견을 밝혔고요, 릭 페리 전 텍사스 주지사는 전미총기협회 후원자입니다. 릭 샌토럼, 도널드 트럼프, 마르코 루비오, 테드 쿠르즈 등 현재까지 출마를 선언한 공화당 후보 대부분이 총기소지 옹호론자들입니다.

진행자) 미국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총기 규제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박영서 기자였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