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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격리자 6,500명으로 급증...가뭄 심각, 4대강 물 농수로 공급


17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우려로 서울 강남구 보건소를 찾은 시민들이 의료진으로부터 검사를 받고 있다.
17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우려로 서울 강남구 보건소를 찾은 시민들이 의료진으로부터 검사를 받고 있다.

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오늘도 VOA 도성민 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도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 소식으로 시작을 하게 되는군요. 사망자가 또 늘었군요?

기자) 기관지 질환과 고혈압을 갖고 있던 50대 여성 감염자가 숨져 메르스로 인한 사망자가 20명이 됐습니다. 확진환자도 8명이 추가돼 162명으로 늘었는데요. 지금까지 80여명의 감염자가 발생한 서울삼성병원에서는 전체 직원 9천여명에 대한 감시관찰이 강화됐습니다. 예상치 못했던 확진자들이 나오면서 관련된 격리자가 922명이 추가돼 격리자가 총 6508명으로 늘었습니다.

진행자) 기존에 알려진 메르스 통설이 맞지 않는 경우도 나오고 있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고령에 만성질환자만 아니면 거뜬히 이겨낼 수 있다. 전염력은 약한 편이니 크게 우려할 바는 아니라는 것이 메르스 초기 한국 보건당국이 국민들에게 강조했던 말인데, 예상을 벗어난 상황이 계속 벌어지고 있습니다. 건강했던 30대 의사가 의식을 잃고 치료를 받고 있고, 40~50대 사망자가 생기고, 최대잠복기로 알려진 14일이 지나 증세가 나타나는 감염자들이 확인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전문가들은 바이러스에 노출된 양이 많다면 면역력이 정상이라도 증세가 악화될 수 있고, 바이러스 자체의 힘(독성)이 세다면 회복이 느릴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는데요. 지금까지 19명의 감염자와 완치 판정을 받았지만 특정 감염자로부터 전염된 사람들 가운데 완치된 사례나 치료 효과가 적은 것도 그런 요인을 추정하고 있는 배경입니다.

진행자) 오늘 세계보건기구 WHO가 한국의 메르스 사태가 국제적인 비상사태에 해당되지 않는 다고 발표를 했지만, 한국사회에 퍼진 메르스 긴장은 아직 변화가 없을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WHO의 발표는 한국에서는 아직 병원 안에서의 감염이 확산의 원인이기 때문에 병원을 벗어난 감염사례는 없다. 그래서 한국 뿐 아니라 다른 국가도 발병 가능성을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을 한 것인데요. 하지만 지금 현재 주의 사람들이 혹은 이웃동네에 메르스 확진자가 나오고 격리자 소식을 접하고 있는 한국에서는 확진자 명단과 거쳐간 의료기관 이름이 알려질 때 마다 혹시나 내가 살고 있는 지역 병원이나 이웃이 아닌가 하고 가슴을 쓸어 내리고 있습니다.

한국 보건당국은 최근에 등장해 많은 사람들을 감염시킨 일명 슈퍼전파자에 노출된 사람들의 최장 잠복기가 6월 말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메르스 확산의 마지노선으로 정하고 방역활동에 총력을 다한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의 여러 가지 소식을 알아보는 서울통신, 계속해서 메르스 관련 소식입니다. 한국 보건당국이 메르스로 인해 사망한 유가족들을 위한 심리 지원을 하고 있군요.

기자) 예상치 못한 감염병으로 가족을 잃은 충격과 상실감을 달래고 치료하기 위해서입니다. 한국 전역에 있는 5개 국립병원과 대도시에 구축되어 있는 정신건강증진센터에 마련될 위기상담 대응팀이 그 역할을 하게 됩니다. 정신과 전문의와 간호사들이 유가족을 찾아가 상담을 하고, 격리된 사람인 경우는 전화나 화상을 통해 심리상담을 실시한다는 계획입니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일어난 세월호 참사의 유가족과 피해자들에게 심리치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 동안 메르스로 인해서 20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가족들도 격리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서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리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가족이 같이 감염자가 머물렀던 병원을 찾았다가 함께 감염된 경우가 상당 수 있었습니다. 가족 중의 한 사람이 감염돼 병원에 격리치료를 받고 증상이 없는 나머지가족들을 집에 격리되어 있다가 감염자가 사망한 경우인데요. 가족의 임종 특히 부모의 임종을 지키는 것은 한국 사람들이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관습 가운데 하나인데. 아버지나 남편이 사망 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는 어느 가족, 아내의 임종을 준비해야 한다는 소식을 듣고, 편지를 써 격리실에 있는 간호사들에게 대신 이별의 인사를 나눠달라고 부탁했다는 또 다른 가족의 사연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야말로 생이별이군요. 부모나 배우자의 임종 앞에서도 집 밖을 나가지 못하는 격리자들의 심정은 어떤 말로 표현을 해도 부족할 것 같습니다. 장례절차도 격식을 차리지 못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망자들의 장례도 보건당국이 맡고 있습니다. 메르스 사망자로 인해 유족이 감염될 우려가 있기 때문인데요. 격리되지 않은 가족이 있다면 개인보호장구를 착용하고 임종 면회를 하거나 화장에 참관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사전에 가족의 동의와 협의를 구해 보건당국이 시신처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매장도 법률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감염예방조치를 위해 24시간 이내에 화장하도록 권하고 있습니다. 먼저 화장을 한 뒤 각 지방정부가 지정한 봉안시설에 안치를 했다가 유가족들의 격리가 풀리면 장례식을 치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의 마지막 소식 알아볼까요?

기자) 메르스 걱정을 잠시 접어두려해도 또 다른 걱정거리가 눈에 띕니다. 가뭄에 바짝 바짝 말라가는 농민들의 한숨 소식인데요. 오늘 서울 경기 등 중부지방에 몇시간 여름 소나기 같은 비가 내렸지만 논밭이 갈라지고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낸 가뭄을 해갈하기에는 턱 부족인 강우량이었습니다.

진행자) 아직도 모를 심지 못한 곳이 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남부지방은 거의 모내기가 끝이 났지만 강원도 충청도 경기 북부 지역 등은 농수가 부족해 벼농사를 접어야 할 지도 모른다는 농민들의 시름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가뭄이 심각한 강화도와 경기 파주 일대에는 소방서 급수차를 동원해 논에 물을 대거나 임진강 물을 끌어올려 해결하고 있고, 강원도 어느 지역은 시멘트를 나르던 레미콘차량을 동원에 농사지을 물을 조달하고 있는데요. 바다가 인근에 있는 강화도, 파주, 김포 지역은 논에 바닷물 소금기가 스며드는 ‘염해’현상 까지 나타나 이중삼중으로 어려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비는 하늘에서 내리는 것이지만 이럴 때 정부의 역할이 중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어떤 조치를 하고 있습니까?

기자) 각 지역 자지단체 별로 가뭄 극복을 위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있지만 하늘에게 충분한 비를 내려오지 않는다면 깊은 갈증을 해결하기에는 부족하기만 합니다. 한국 수자원공사에서는 가뭄을 겪고 있는 한강과 영산강, 낙동강 등 큰 강 주변지역 저수지와 농경지에 내일부터 대형물차와 고속펌프를 이용해 물을 공급할 예정이고, 식수난도 겪고 있는 마을에는 급수차량을 이용해 식수와 생활용수를 공급하고 있구요. 비가 내리지 않아서 말라가고 있는 도시의 가로수를 살리기 위해서 대전지역에서는 내 집 앞 나무에 물주기 시민운동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가뭄 해결에는 흠뻑 내려주는 비가 최고 일텐데, 가까운 시일 내에는 그런 비소식이 없는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6월말까지는 비 다운 비 소식은 없는 것 같습니다. 강원도 영동과 경상도 지역에 내일 비 예보가 있고,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은 대기불안정 때문에 내리는 소나기만 지나가는 정도로 내린다고 하는데요. 가뭄 때문에 작황이 좋지 않은 배추와 무, 양파, 감자 등 밭작물 값이 50% 이상 오르면서 주부들의 장바구니 물가도 가뭄의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서울통신, 도성민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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