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하원, TPA 법안 표결 막바지 노력...논란 속 미 의회도서관장 퇴임


미국 워싱턴 DC의 의회 건물 (자료사진)
미국 워싱턴 DC의 의회 건물 (자료사진)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 연방 하원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무역협상 촉진권한, TPA를 부여하는 법안을 금요일 (12일)에 표결에 부칠 계획이란 소식 먼저 전해드리고요. 미국 의회도서관이 정보기술 분야에서 뒤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 가운데 도서관장이 퇴임을 결정했다는 소식 전해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미국에서 본인이 혼혈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까지 차례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첫 번째 소식 보죠. 미 연방 하원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무역협상 촉진권한, TPA를 부여하는 법안에 대한 표결을 추진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시각으로 수요일 (10일) 하원 내 공화당 의원들이 의회에서 비공개 만남을 가졌는데요. 이번주 중에 TPA 법안을 표결에 부치기로 하고 법안 통과를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비공개 모임 후 기자들에게 무역 관련 표결은 한 번도 쉽게 결정된 적이 없지만 공화당 의원들이 계속 노력하고 있다면서 올바른 방향으로 가기 위한 긍정적인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대통령에게 무역 촉진권을 부여하는 법안이라고 하면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준다는 점에서 야당인 공화당원 의원들이 반대할 것 같은데 오히려 대통령의 요구를 지지하고 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무역촉진권한, 즉 TPA가 뭔지 알면 이해가 되실 텐데요. 신속 협상권으로도 불리는 무역촉진권한은 대통령에게 통상교섭 문제는 일임하고, 의회는 협정의 통과 여부만 찬반 투표로 결정할 수 있게 하는 권한입니다. 그러니까 이 무역촉진권한이 있으면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의 방해 없이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 (TPP)을 추진할 수 있죠.

진행자)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도 여러 번 나왔지만 다시 한 번 설명해 주시죠.

기자) 네,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은 미국과 아시아태평양 지역 11개 나라가 공동자유무역지대를 만들기 위해서 추진하고 있는 경제자유무역협정인데요. 처음에는 뉴질랜드와 싱가포르, 칠레, 브루나이 4개 나라가 시작했지만 지금은 미국과 캐나다, 일본, 호주 등 모두 12개 나라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 협정이 체결되면 세계 경제의 4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지대가 만들어지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현재 미국의 TPP 가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공화당은 미국이 TPP 협정에 가입하는 걸 찬성하고 있는 거군요? 그러니까 오바마 대통령에게 무역 촉진권을 부여하려는 거겠고요?

기자) 맞습니다. 공화당 의원들은 전통적으로 자유무역을 지지해왔는데요. 연방정부의 권력과 역할이 너무 커지는 것을 경계하는 공화당으로서는 물품교역에 대한 정부의 간섭을 최소화하는 TPP와 같은 자유 무역 제도에 찬성하는 겁니다.

진행자) 그럼 민주당 의원들은 대통령에게 TPA를 부여하는 법안을 왜 반대하고 있습니까?

기자)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노동자와 중산층의 지지를 받아오고 있는데요. 미국의 많은 노동자는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되면 미국의 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거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만약에 이번 TPA 부여 법안에 찬성한다면 의원들이 지역구의 노동조합이나 자유무역을 반대하는 주민들로부터 엄청난 압박을 받게 되겠죠. 또 이들이 등을 돌리기라도 하면 다음 선거에서 당선되지 않을 수도 있고요. 그렇다 보니 민주당 의원들로서는 선뜻 찬성하기가 쉽지가 않은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이번 법안에 반대하고 있다고 하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강경보수층인 티파티 성향의 공화당 의원들은 대통령에게 너무 많은 권한을 준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일부 공화당 의원들과 대다수의 민주당 의원들, 그리고 노동조합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TPA 부여 법안 반대의 목소리를 높은데요. 실제로 철강노조 측은 정부의 앞선 무역 체결로 철강업계에서 이미 5천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며 법안 통과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은데요. 예정대로 금요일 (12일)에 표결에 부쳐진다면 통과될 수 있을까요?

기자) 통과가 쉽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아주 절망적인 건 아니라고 합니다. 법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전체 하원의원 435명 가운데 절반 그러니까 총 217표가 필요한데요. 통과된다면 아주 근소한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서 연방 상원은 지난달 22일 같은 법안을 표결에 부쳐서 찬성 62표 대 반대 37표로 가결한 바 있습니다.

/// BRIDGE 1 ///

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두 번째 소식 보겠습니다. 방대한 자료를 자랑하는 미 의회도서관의 관장이 사임을 결정했네요?

기자) 네, 30년 가까이 미 의회도서관을 이끌어온 제임스 빌링턴 관장이 내년 1월 1일부로 사임한다고 밝혔습니다. 빌링턴 관장은 올해 86살로 지난 1987년에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 의해서 13대 관장으로 임명됐는데요. 러시아 학자로 러시아와 유럽 관련 역사책을 여러 권 저술하기도 한 빌링턴 관장은 정년이 없는 종신직인 관장직을 28년간 수행했습니다.

진행자) 미 의회도서관은 미국의 문화 연구기관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할 뿐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큰 도서관이기도 하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그만큼 자료도 방대한데요. 책과 사진, 음성 기록물, 또 미국의 유산이 되는 소중한 자료 등 소장 자료가 총 1억6천만 점에 이른다고 합니다. 빌링턴 관장은 지난 30년 동안 이들 자료의 디지털 전산화 작업을 이끌었는데요. 전체 자료 중 ¼ 이 전산화됐다고 합니다.

진행자) 하지만 최근 의회도서관이 정보기술을 이용하는데 뒤떨어지고 있다는 논란이 있기도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4월, 미 의회 산하 회계 감사국의 감사 결과 의회도서관의 IT 분야가 효율적으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는데요. 지난 2014 회계연도에도 의회도서관은 IT 분야에 1억 1천 9백만 달러를 투자했지만 투자한 돈에 비해 IT 분야가 매우 소홀하게 다뤄졌다는 겁니다.

진행자) IT 분야에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다는 건가요?

기자) 네, 요즘 도서관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바로 디지털화 그러니까 도서관에 있는 정보를 디지털 자료로 바꿔서 전산망에 저장하는 작업입니다. 그런데 의회도서관이 이런 작업에 필요한 사람들을 뽑지 않아서 어마어마하게 많이 들어오는 정보를 디지털화하는데 크게 뒤떨어졌다고 합니다. 또 도서관 내 각 부서와 IT 부서 사이에 협조가 잘 안 된다고 하는데요. 그 결과, 개개 부서가 따로 전산망을 꾸리는 경우가 많아서 예산 낭비도 심하고 같은 업무를 따로 하는 수도 많다고 하는군요.

진행자) 그래서 빌링턴 관장이 비난을 받기도 했죠?

기자) 맞습니다. 감사 결과 빌링턴 관장이 IT 분야에 더 신경 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고요. 일부 언론은 빌링턴 관장의 관리 능력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죠.

진행자) 그래서 결국 사임을 하게 됐는데 빌링턴 관장, 30년을 일한 곳을 떠나는 소감이 남다를 것 같습니다.

기자) 네, 빌링턴 관장은 성명에서 그동안 은퇴 생각이 없느냐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본인의 대답은 언제나 '글쎄 별로' 였다며 도서관은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 본인의 삶이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자신과 함께 일한 경영진은 많은 경험을 갖춘 사람들이고 또 창조적인 협력을 보여왔다며 의회도서관의 혁신과 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 노력할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내년 1월 1일자로 공석이 되는 의회도서관장은 오바마 대통령이 새로 지명하게 되고요. 연방 상원의 인준을 받아 14대 관장으로 취임하게 됩니다.

/// BRIDGE 2///

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을 가리켜 다양한 민족이 한데 뒤섞여 융화하며 살아간다는 뜻에서 ‘Melting Pot’, ‘인종의 용광로’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는데요. 미국이 점점 더 다양한 사회로 바뀌어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여론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요?

기자) 네, 여론조사 기관인 ‘퓨 리서치’ 센터가 최근 인종의 정체성에 관한 설문조사를 했는데요. 본인이 혼혈인종 그러니까 여러 인종이 섞인 사람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전체 인구 증가율에 비해 3배나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과거보다 본인이 혼혈인지를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고요. 특히 젊은 세대에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똑같은 혼혈인종이라고 해도 혼혈에 대한 인식은 좀 다르게 나타났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선 혼혈인종 중에서 가장 큰 집단은 백인과 미국 원주민 혼혈로 미국의 전체 혼혈 인구 가운데 절반을 차지하는데요. 하지만 본인이 혼혈인종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다른 혼혈인종에 비해 가장 낮았습니다. 혼혈 중 흑인의 뿌리를 갖고 있는 경우, 여러 경험이나 태도 그리고 사회적인 면에서 본인을 흑인에 가깝게 보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흑인 혼혈들은 식당이나 직장 등에서 순수 흑인들이 겪는 차별을 똑같이 경험했다고 밝히기도 했고요. 경찰한테 부당한 대우를 받은 적이 있다는 대답이 41%였습니다. 순수 흑인 중 42%가 경찰한테 부당한 대우를 받은 적이 있다고 답한 것과 비교할 때 거의 차이가 없는 거죠.

진행자) 비교적 보수적인 동양인들도 최근 들어 백인이나 흑인과 결혼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요. 동양인과 백인 혼혈인 경우는 흑인 혼혈과는 반대로 본인이 백인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렇듯 이번 보고서는 혼혈인 사람의 34%만이 다른 혼혈인종들과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며 혼혈인종을 일반화하기가 어렵다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에서 이렇게 자유롭게 인종 간의 결합이 시작된 건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1970년대 까지만 해도 다른 인종 간의 결혼을 금지하는 주가 여러 곳 있었습니다. 그런데 1967년에 미국 대법원이 백인과 다른 인종의 결혼을 금지하는 법을 위헌이라고 판결한 이른바 ‘러빙 대 버지니아’ 소송을 계기로 버지니아를 포함한 여러 주가 인종 차별적인 결혼 법을 바꾸게 됐죠. 그리고 미국 인구조사국의 인구조사가 시작된 게 1790년인데요. 당시엔 백인만 조사대상이었답니다. 2백 년 뒤인 1970년이 돼서야 인구 조사 항목에서 자신의 인종을 선택할 수 있게 됐고요. 2000년부터 자신의 인종을 여러 개 선택할 수 있게 바뀌었습니다.

진행자) 혼혈 인종이 많아지면서 혼혈에 대한 생각도 많이 바뀌었겠죠?

기자) 네, 혼혈인종의 60%는 자신의 뿌리를 자랑스러워 하고 또한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을 더 많이 포용할 수 있게 됐다고 응답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55%는 사람들로부터 인종과 관련된 놀림에 시달린 적이 있다고 대답했고요. 24%는 자신의 인종을 함부로 추정하는 데 대해 기분이 나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마지막으로 이번 보고서는 미국이 앞으로 점점 더 다인종 사회가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죠?

기자) 네, 우선 혼혈인종 인구의 중간치 나이가 19살인데 반해 단일 인종의 중간치 나이는 38살입니다. 다른 인종 간의 결혼도 빠르게 증가해서 1980년 1.6%에서 2013년엔 6.3%로 증가했죠. 또한, 1970년에 서로 다른 인종 사이에서 태어난 아기가 전체 출산의 1%였던데 비해 2013년엔 10%로 증가했는데요. 이런 점을 볼 때 2060년에는 혼혈인종이 현재보다 3배가 많아질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김현숙 기자였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