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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북 핵 시설 전모 공개돼야 협상 가능"


38노스웹사이트가 지난 2013년 공개한 북한 영변 핵시설 디지털 글로브 위성사진. (자료사진)

38노스웹사이트가 지난 2013년 공개한 북한 영변 핵시설 디지털 글로브 위성사진. (자료사진)

미 국무부는 최근 북한이 영변 이외에 추가 핵 시설을 운영하고 있을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놨는데요.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에 미신고 핵 시설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현재의 북 핵 협상 방식을 유지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핵 시설 전체를 공개하지 않는 상황에서 영변에 초점을 맞춘 6자회담 재개는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의 분석을 백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이 핵 시설의 전모를 공개하기 전에 북 핵 협상이 재개돼서는 안 된다고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보가 밝혔습니다.

아인혼 전 특보는 8일 ‘VOA’에 북한이 영변의 핵 물질 농축 시설 이외에 핵 프로그램 핵심 요소의 존재를 부인하는 상황에서 관련 협상이 열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핵 프로그램에 관한 어떤 협상도 먼저 북한 측이 관련 시설의 전 범위를 인정하는 데서 시작돼야 한다는 겁니다.

아인혼 전 특보는 북한이 협상 개시 단계에서 추가 핵 시설 가동을 중단할 필요는 없지만, 처음부터 사실을 밝히고 이를 협상 테이블로 가져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아인혼 전 특보는 지난 4월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영변 이외 지역에 비밀 우라늄 농축 시설을 가동하고 있을 것으로 거의 확신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래리 닉시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객원연구원은 따라서 6자회담이 재개된다면 무엇보다도 (북 핵 시설에 대한) ‘검증과 조사’ 활동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닉시 연구원은 2008년 6자회담이 검증 문제로 좌초됐던 사실을 상기시켰습니다. 그러면서 2012년 미국과 북한의 2.29합의 역시 국제원자력기구 IAEA의 사찰 범위를 영변에 국한시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이는 충분한 조치가 아니라며 북한이 영변만이 아니라 북한 전역에 IAEA 사찰단의 접근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닉시 연구원은 북한이 노동미사일에 탑재 가능한 우라늄 기반 핵무기를 제조하고 있다면, 영변만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사찰 방식은 결국 속임수를 써온 북한에 외교적 승리를 안겨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스태판 해거드 캘리포니아주립 샌디에이고대학 석좌교수는 미국 핵 전문가 지그프리트 해커 박사의 2010년 영변 핵 시설 방문을 상기시키며, 현장에 원심분리기 제조 시설이 따로 없었다는 데 주목했습니다. 북한이 원심분리기를 제3의 장소에서 제조한다면 농축 활동 역시 굳이 영변에서 진행할 이유가 없다는 진단입니다.

해거드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는 협상 대상을 영변 뿐아니라 전체 북 핵 시설 공개로 넓혀야 하는 만큼 앞으로 비핵화 과정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윤 선 스팀슨센터 객원연구원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북한의 비밀 핵 시설 운영이 기정사실화될 경우 6자회담 재개 자체가 더욱 요원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신뢰할만한 핵 포기 의사를 증명하기 더욱 어려워져 6자회담을 재개할 미국의 동력과 확신이 줄어들 것이라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윤 선 연구원은 특히 이런 상황에서 중국 역시 6자회담 참가국을 대상으로 회담 재개를 설득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은 북한이 추가 핵 시설의 존재를 인정하고 이를 사찰하는데 동의하거나 안전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북 핵 협상의 복잡성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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